'젖떼기'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06.15 '젖떼기' 산을 넘다
일상/육아2011. 6. 15. 14:31
요즘 젖 떼느라 고생이다.

돌까지 젖을 먹이고 떼려다가 어느새 일 년 하고도 두달이나 지났다.  

보다못한 친정엄마가 도와준다며 6월 1일부터 떼자고 하셨다.
나는 어영부영.. 그러자고 대답은 했지만, 수민이가 젖을 너무 찾아서 당장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다가온 6월 1일은 수민이가 감기가 걸려서 미루고, 
또 여행을 갔다오는 바람에 미루다가..
요새 며칠은, 젖을 물려 재울 때마다 젖꼭지만 빼면 운다. 
넘 힘들어서 이제 정말 떼야겠다고 결심했다.
수민이 태어난 이후로 밤에 안 깨고 잔 적이 한 번도 없다.

젖떼기는 전쟁이라며 두려워했었는데, 초반은 생각보다 쉬웠다.
(엄마는 이렇게 수월하게 젖떼는 애가 어디 있냐며..) 

첫 날은 오후 세시에 한번, 잘 때 한번
둘째 날은 낮에는 한번도 안 주고 성공.. 잘 때는 도저히 안되겠어서 물렸다.
셋째 날도 낮에는 안 주고 넘어갔는데 밤에는 두시간이나 서럽게 울어서 결국 물렸다.

낮 수유는 쉽게 뗐다.
수민이 배가 안 고프게 수시로 먹이고, 젖 생각 안나게 집중해서 놀아주고 밖에 외출도 하고
수민이보다 내가 더 긴장해서 하루를 보냈다.
 
문제는 졸릴 때다.
낮에는 외출해서 유모차에 태워 재웠는데, (첫째, 둘째날은 하루에 세번씩 나가서 한 시간 이상 돌아다녔다.)
밤에는 나갈 수도 없고
밤에는 나도 체력이 다 되서 몇 시간을 안고 토닥거리다 보면
짜증나고 지치고.. 한편으론 갑자기 이렇게 안주는 건 너무 가혹한 것 같고.. 우는 거 보면 불쌍하고 ㅠ

그래서 밤에만 먹였더니 처음 며칠은 잘 자다가 밤에 젖을 쉽게 주는 걸 알고 젖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또 젖을 빼면 깨서 우는 패턴의 시작.. 
밤중수유도 끊겠다고 맘을 먹은 결정적인 이유는
우연히 본 수민이 윗니가 깨끗하지가 않았다. 이거.. 썪은거니?

그래서 어젯밤엔 친정의 힘을 빌려 밤중수유 끊기도 성공했다.
끊었더니 잠도 잘 잔다.
한 번 깨서 울었는데, 재우느라 고생하긴 했지만 수시로 깨서서 젖을 찾던 거에 비하면 그래도 비약적인 발전이다.
앞으로 일주일 간은 계속 힘들 듯...

하여튼 이렇게 젖떼기가 하루 이틀 지나가고 있다.
처음에 아기를 낳고는 젖이 안나와 한달동안 스트레스 받던게 까마득하다. 
그냥 포기하고 분유를 먹일까 고민고민하다가 유축기를 사서
겨우 수민이를 재우고 한시간 동안 유축기로 손으로 짜고..  내가 젖소가 된 느낌이었다ㅋ

밥 먹는 것도 그렇고 뭐 하나 그냥 쉽게 넘어가는 게 없다. ㅠ
이제 또 기저귀도 떼야하고.. 에효 산넘어 산이다.
젖을 완전히 떼면 수민이 밥 반찬도 만들어야 하고..
내 밥 챙겨먹기도 힘들었는데..ㅠ

좋은 엄마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일상 > 육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주-속리산 (2011-6-18,19)  (2) 2011.06.20
내가 잘 하는 것, 못 하는 것  (4) 2011.06.17
엄마가 된 나  (0) 2011.05.27
이유식 과도기..  (0) 2011.05.12
초보엄마의 좌충우돌  (0) 2011.04.14
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