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방학이다. 초등학생 방학의 최고 난이도는 돌봄교실과 태권도 등의 학원들이 동시에 방학을 하는 1주일! 재택근무이지만 하루는 회의에 참석 해야하고, 아무래도 하루종일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일에 집중할 수가 없어서 아이들을 약 1주일간 동생집으로 보냈다. 대신 아이들이 게임과 티비에 빠져 지내지 않도록 책을 주문해 보내두었다. 


아이들 책은 장난감처럼 유행을 타기 때문에 나는 중고책들을 애용하고 있는데, 위 중고전집은 다른 책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저렴한데다 10권의 책을 서비스로 준다고 해서 바로 주문을 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책 배송이 생각보다 늦어진데다 부분적으로 모두 배송되지 않았는데 판매자가 구매확정을 끈질기게 부탁->요구했기 때문이다. 사정이 딱한 것 같아서 나도 빨리 구매확정을 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아직도 8권은 받지 못한 상태다. 이상한 점은 나의 문자 내용한 답변은 없고 구매요청을 하는 문자만 반복 발송된다는 것이다. 전화를 하면 오늘 갈 꺼라는 답변만... 나중에는 이렇게 협박 문자도 왔다. "반복적으로 부탁을 들어 주지 않는 고객님께서는 차후 주문이 들어와도 판매하지 않고 품절처리할 예정입니다." 크... (저기 아저씨 저도 주문 다시 안 할 거거든요.)


택배담당자 전화를 찾아서 전화도 해봤다. (박스가 분실된 것은 아니었음) 못 받은 8권을 요구하는데 더이상 시간을 더 쓰고 싶지 않다. 며칠 간 판매자와의 씨름 덕분에 내가 얻은 교훈은 다시는 이곳 중고서점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 경험을 판매자 평가에 반영하거나 플랫폼인 yes24에 의견을 전달할 수도 있다.


평판은 신뢰의 가장 가까운 형제로,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관한 전반적인 의견을 말한다. 나의 평판은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며칠 혹은 몇 달 혹은 몇 년에 걸쳐 형성된 나에 대한 의견이다. 따라서 평판은 좋든 나쁘든 신뢰성의 척도가 된다.  -<신뢰이동>, p.231


요즘은 어디서든 점수를 매긴다. 카카오 택시를 이용하고 나서, 배달의 민족에서 음식을 배달시켜 먹은 후에 네이버 페이로 상품을 주문하면 별점을 매겨달라는 알림이 뜬다. 후기까지 작성을 하면 포인트를 준다. 하지만 이렇게 거래자 사이에 평판으로 신뢰를 쌓아가는 것은 기술 발전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 형태가 달라졌을 뿐, 신뢰 시스템 자체는 달라지지 않았다. 약 105년 전에 이집트의 고대 유대교 회당 보관실에서 거의 완벽한 상태로 보전된 1,000통 이상의 개인적인 편지들이 그 증거다. 편지들에서는 당시 상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는데, 그 시기가 1005년이었고 문제가 발생해도 바다 건너 소식이 전달되려면 몇 달이 걸릴 수 있었기 때문에 엄청난 신뢰가 필요했다. 신뢰가 형성되어 거래가 가능했던 것은 '평판'이었다.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에는 그 지역의 다른 상인들에게도 소문이 나서 신용을 잃었던 것이다. '내 평판이 무너졌다'고 개탄하는 한 편지를 보면 그 때나 지금이나 평판이 중요하게 작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평판이 곧 신뢰는 아니다. 평판도 신뢰성을 가늠하는 척도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신뢰는 좀 더 넓은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신뢰를 <신뢰이동>의 레이첼 보츠먼은 이렇게 정의한다.


신뢰란 '누군가 무언가를 할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Trust is Confident Confident relationship to the unknown."- Rachel Botsman (출처: TED)


누군가 무언가를 할 것이라고 믿음으로써 앞으로 전진하게 하는 것! (Trust is Confident Confident relationship to the unknown to moving foward.) 돈을 빌린 사람이 갚을 것이라고 믿는 것, 업무를 맡기면 마감시간 전에 완성을 하는 것, 물건을 주문을 하면 적당한 시간에 하자가 없는 완전한 상태로 받아보는 것이다. 상호간에 신뢰가 쌓이면 일은 훨씬 빠르게 진행된다. 검증 절차나 감시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신뢰는 하루아침에 쌓이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마음 먹은대로 쉽게 쌓이는 것도 아니다. 


지난 5백 년간 진보라는 아이디어는 사람들로 하여금 미래를 점점 더 신뢰하게 만들었다. 신뢰는 신용을 창조했고, 신용은 현실 경제를 성장시켰으며, 성장은 미래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고 더 많은 신용을 향한 길을 열었다. 하루아침에 일어난 일은 아니었다. (중략) 오늘날의 세상에는 신용이 넘쳐난다. -<사피엔스> p.439


그렇다면 신뢰는 어떻게 형성되는 걸까? <신뢰 이동>에서 레이첼 보츠먼은 신뢰를 형성할 때 수반되는 공통된 행동 양식이 있다고 한다. 작가의 말대로 신뢰를 '누군가 알려진 것에서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한다면, 알려진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 사이의 틈을 매워야 하는데, 그것이 신뢰를 형성하는 방법이고 그것을 이렇게 정의한 것이다. 바로 "신뢰 더미 오르기"다. 그리고 신뢰 더미를 오르는 데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신뢰 더미에는 세가지 행동양식이 있다.
1. 개념 : 새로운 기술로 무엇을 할 수 있고, 그 기술이 우리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는 알아야 한다.
    (사람들은 새로운 발명품을 만족할 만큼 이해하기 전까지는 사용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2. 플랫폼 : 고객이 공동체를 이루고, 이런 공동체가 그 자체로 브랜드의 성공과 실패에 영향을 미치는 플랫폼이 된다.
3. 개인 : 신뢰가 공동체 사람들 사이에도 있어야 한다. 


신뢰 더미 오르기 (출처: <신뢰이동>, p.106)


많은 기업들이 이 신뢰 더미를 쌓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그리고 그 어려움 속에서 결국 신뢰를 형성하게 된 기업들만 남게 된다.



1. 에어비앤비Airbnb는 사람들이 낯선 사람은 위험하다는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나쁜 일이 일어날 위험을 줄여주고 문제가 생기면 나서서 해결해주는 역할을 했다. 재산 피해에 대해 예약 1건당 최대 100만 달러를 보상해주는 '호스트 보장'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개인의 온라인 ID가 운전면허나 여권같은 개인정보와 일치하는지 확인했다.

2.인터넷으로 가정과 베이비시터를 연결해주는 업체 어번시터UrbanSitter에서 베이비시터는 페이스북이나 링크드인을 통해야 가입할 수 있다. (한 집단과 상황에서 쌓인 신뢰는 다른 사람에게 이동하고 확산될 수 있다

3. 블라블라카BlaBlaBla는 장거리 여행 공유 차량 플랫폼이다. 차 주인은 목적지를 정하고 운전해서 갈 때 차의 남은 빈 좌석을 공유한다. 이 회사는 이용자들이 예약을 취소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것을 인지하고 온라인 선불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취소율은 35%에서 3% 미만으로 뚝 떨어졌다)



온라인으로 신뢰도를 증명하는 것이 수월해진 시대가 되었다. 물론 이러한 평판제도에도 문제가 있다. 온라인 아이디 뒤에 숨어서 경쟁자의 평판을 깍아내리는 수법이다. 판매자들이 구매자인 척하면서 다른 판매자에게 악평을 남기는 의도적인 흠집내기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허위 평가를 발견해서 삭제하는 기계 학습 시스템도 개발되었다고 한다. 평가 필터 장치가 점점 정교해지고 널리 확산되고 있으니 우리가 보는 것이 합당한 평가일 거라는 믿음이 더 크다. 어쨌든 기술 발전으로 고객은 믿을 만한 판매자를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레이첼 보츠만은 앞으로 온라인 신뢰 과정은 계속 빨라지고 더욱 똑똑해지고 더 넓게 확산될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에는 생존의 문제다. 결국 신뢰성이 높은 판매자만 살아남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신뢰 변화가 일단 일어나기 시작하면 흐름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그걸 이해한다면 위의 중고마켓도 저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 텐데 아쉽다. 결국 평판이 전부다.


덧. 최근 본 영화 <몰리스 게임>에서 주인공이 그토록 자신의 신용을 지키려고 했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Because it's all I have left! Because it's my name!" - 영화 <몰리스 게임> 중에서


#씽큐베이션 #신뢰이동 #체인지그라운드 #실력은어떻게만들어지는가

Posted by kimberly


쌍둥이 빌딩에 비행기가 부딪히다니... 


아무도 몰랐다.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충격이 컸다. 이처럼 예측할 수 없는 현상으로 경악과 피해를 동시에 경험하는 것을 나심탈레브는 '블랙 스완 Black Swan'이라고 부른다.

(출처: Global Guerrillas)



Black Swan : 검은 백조의 출연 (검은 백조라는 말이 참 아이러니하다. 백조에 희다는 뜻이 이미 들어있는데)


'블랙 스완'이라는 용어는 나심탈레브가 그의 책, <블랙 스완>에서 언급하면서 유명해진 단어다. 제임스 쿡 선장이 호주에서 검은 백조를 발견하면서, 모든 백조는 하얀색일 것이라는 믿음이 깨졌는데, 이처럼 우리가 지금까지 축적해 왔던 지식과 믿음은 불확실하며,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일이 일어나는 상황을 블랙스완이라고 부른 것이다. '블랙 스완'은 예측이 불가능한 데다 불규칙적으로 일어난다.


블랙 스완이 항상 나쁜 일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194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이후 약 100년 동안, 스페인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행운을 경험했다. 잉카와 마야 제국의 지배자들에게서 약탈한 금과 은이 고갈될 무렵, 볼리비아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은광을 발견했고, 이로부터 1년도 안되어 멕시코에서 풍부한 은맥을 발견한다. 1540년 개발된 수은 추출 공법은 스페인에게 안성맞춤이었다. 자국 내 거대한 광산의 발견과 혁신적인 제련 기법을 통해 스페인은 엄청난 부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것은 이러한 좋은 블랙스완도 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저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당시 스페인은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가 되었지만, 통화량이 갑작스럽게 늘고, 걷잡을 수 없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아메리카 대륙의 거대한 식민지를 운영하기 위해 다양한 필수품을 끊임없이 실어 보내야 했는데, 수요를 맞추기 어려운 품목들을 사기 위해 금과 은을 적국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스페인의 왕들은 대규모 전쟁을 끊임없이 일으켜 사태를 악화시켰는데, 결국 1575년 스페인 왕실은 파산했다. 오스만 투르크 제국과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스페인 용병부대에 급료를 지급하지 못하자, 당시 네덜란드에 주둔하고 있던 스페인 용병부대는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인 앤트워프를 약탈해 7천 명 이상의 시민을 살해하고 도시를 폐허로 만들어버렸다...ㅠㅠ (참고: <돈의 역사>, 37~43p.)




스페인 군대의 앤트워프 약탈 / Sack of Antwerp in 1576 (출처: GOODFREEPHOTOS)


이에 경악한 네덜란드 남부 상인들과 지식인들은 스페인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고, 네덜란드 북부와 남부가 종교 차이를 불문하고 협력하는 헨트 협약을 체결하게 된다. 은 광맥을 찾았을 때 스페인은 이런 상황을 예측할 수 있었을까? 나심 탈레브는 대부분의 역사는 결국 블랙스완 현상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고, 서로 영향을 미친다. 


역사학이 지닌 가장 뚜렷한 특징 중 하나는, 특정한 역사 시대에 대해 많이 알면 알수록 왜 하필 일이 그런 식으로 전개되었으며 다른 식으로는 전개되지 않았는지를 설명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중략)... 역사는 결정론으로 설명될 수도 예측될 수도 없다. 역사는 카오스적이기 때문이다. 너무나 많은 힘이 작용하고 있으며, 이들 간의 상호작용은 너무 복잡하므로, 힘의 크기나 상호작용 방식이 극히 조금만 달라져도 결과에는 막대한 차이가 생긴다. - <사피엔스>, 338~340p.


이렇게 '블랙 스완'의 존재를 인정하는 시스템, 예측하기 어렵고 카오스적인 시스템을 '복잡계'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정확한 값으로 로켓을 우주에 보내는 것은 복잡계가 아니지만, 일기예보를 예측하는 기상계는 '복잡계'에 속한다. 수학이나 통계처럼 딱 떨어지는 답이 나오는 문제는 복잡계가 아니지만, 경제는 복잡계에 속한다. 정책에 따라 기업의 운영이 바뀌고 국가 경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복잡계는 복잡한 시스템을 말한다. 여기서 '복잡한'이란 의미는 뒤죽박죽이 되어 혼란스러운 상태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정보의 양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복잡성이 올라갔다고 표현하면 그 현상을 설명해야 할 변수들이 많아졌다는 뜻이 된다. 그리고 수많은 변수들이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하는데 그 관계가 비선형적임과 동시에 되먹임도 일어난다. - <일취월장>, 73p.


다시 말해 복잡계는 '수많은 변수들이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예측 불가능하고, 운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예측하고 싶어 하지만, 사실상 불가능한 이유다.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서 왜 일어났는지 어떤 순서와 영향을 통해서 일어났는지 알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 아닐까? 


그런 관점에서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는 알고 싶지만 너무 복잡해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던 나에게 친절하게 내밀어 준 도움의 손길 같았다. 역사와 경제 둘은 서로 떼어놓고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한데, 이 얽혀있는 복잡한 관계가 이야기를 통해 들으니 오히려 쉬워졌다. 읽다가 <사피엔스>의 과학혁명 부분과 겹치는 내용이 있어서 ('자본주의의 교리' 편) 다시 읽었더니 이제는 너무 쉽게 한 번에 읽혔다. 전체 그림을 못 본 채 부분 부분 퍼즐을 맞추다가 전체 그림을 확인한 느낌이다.


<돈의역사>, 홍춘욱 지음

특히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1920년대 일어났던 대공황의 원인에 대한 부분이다. 1929년 10월 29일, 모두가 낙관하던 뉴욕증시가 하루아침에 30% 이상 폭락했다. (블랙 스완 발생!!) 뿐만 아니라 그 후로도 계속해서 하락해 1932년 7월 9일에는 1929년 10월 29일 고점 대비 무려 89%나 폭락했고, 1933년 미국 명목 GDP는 1929년 대비 -46.4%, 실업률은 약 25%까지 급등하면서 많은 미국이 깊은 경제 침체에 빠졌다. 문제는 이 미국의 위기가 전 세계로 전이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공황은 왜 그렇게 길게 이어졌을까? 


무리해서 빚을 내어 투자하던 투자자들에게는 주식이 조금만 폭락해도 원금을 다 날릴 뿐 아니라 추가 빚이 생기기 때문이다.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은 추가적인 담보를 예치하지 않는 한 강제로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을 매도해 대출을 회수하기 시작한다(*=마진콜). 주가가 급락한 경우 이러한 마진콜이 꼬리를 물고 발생하고, 주가는 추가로 하락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기 돈을 찾지 못할 것이라는 사람들의 위기감은 은행들이 연쇄적으로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복잡계의 특성인 '되먹임'(*=상호작용이 한쪽 방향으로만 가지 않고 여러 경로를 거쳐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을 의미한다)이 어떻게 작용했는지 잘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되먹임이 2008년 금융위기 때에도 발생했고 부동산과 주식의 가격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경제의 세계가 복잡계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사회의 모든 현상들은 서로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다. 때문에 어떤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 한 가지 관점, 한 가지 작용만 보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지난주 토요일 대교에서 진행한 홍춘욱 박사의 <돈의 역사> 특강에서 한 질문이 기억에 남는다. "아파트를 구매하면 주택담보대출 상환을 해야 하기 때문에 소비위축이 되지 않을까요?" 이 질문에 대해 홍춘욱 박사는 아파트를 구입하고 집값이 오르면 사람들은 부자가 된 심리 작용으로 돈을 더 쓰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에는 무주택자가 1 주택자가 된 경우보다 1 주택자가 다주택자로의 이동이 많았기 때문에 집 값이 상승하면서 오히려 경기 부양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내 입장에서만 세상을 바라보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


한 가지 현상이나 관점으로는 세상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너무 많다. 이 복잡계를 한번에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이 세상이 돌아가는 현상을 조금 더 쉽게, 조금 덜 두렵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kimberly

코카콜라를 매일 같이 마시던 한 소비자가 코카콜라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콜라 때문에 치아가 상했고, 콜라를 그만 마시려고 했지만 중독되어 끊을 수 없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외국에서도 '콜라 소송'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햄버거 소송', '담배 소송' 등 본인의 중독으로 인한 피해를 제조사에게 책임을 묻는 사례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콜라 소송'과 '햄버거 소송'은 치아와 비만의 원인을 각각 한 가지에서만 찾기 어렵기 때문에 원고가 패소하는 일이 많지만. 미국에서 '담배소송'은 원고가 승고 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1953년 진행되었던 첫 소송은 폐암으로 사망한 사람의 유족들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담배의 유해성을 고지하지 않은 점을 인정받아 40만 달러의 배상 판결을 받았고, 그 이후로 1990년대 말 미국의 모든 주 정부들이 담배 소송을 제기해 46개 주는 담배회사들과 2060억 달러에 최종 합의를 받았다. 하지만 미국과 달리 일본과 프랑스, 독일에서도 담배 회사의 책임이 없다는 판례를 고수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15년을 끌어온 국내 흡연자들의 담배 소송이 원고 패소한 적이 있다.


누구의 편을 들어야 할까? 다시 말해서, 중독(= 반복되는 습관)의 원인을 누구에게 돌려야 할까?


미국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습관과 자유의지에 대한 신경학 연구가 상당히 진척되었다. 그 연구 결과가 반영되면서 미국 법원에서는 (우리의 정상적인 선택 능력을 방해할 정도로) 강력한 습관에 대해 인정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범죄자가 몽유병 같은 '무의식적 행동'을 핑계로 무죄를 주장하는 경우, 그 습관에 따른 행동에 대한 면책권을 인정하기도 한다.


책, <습관의 힘>에서는 두 가지 사례를 보여주며 습관과 자유의지에 대해 설명한다. 


사랑하는 아내를 살해한 몽유병 환자(A) vs 도박에 빠져 수십만 달러를 잃은 평범한 주부(B)    


결론부터 말하면 몽유병 환자(A)는 무죄, 도박에 빠진 주부(B)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둘의 공통점은 둘 다 뿌리 깊은 습관을 따랐기 때문에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둘 다 습관의 노예가 되어 자신의 행동을 통제할 수 없었고, 아무 생각도 없는 사람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차이점은 있다. 바로 의지의 문제다. (A는 수면상태였고 의식이 없었던 반면, B는 자율 규제 프로그램을 스스로 신청할 수 있었다)


이런 맥락에서는 (아이언맨의 부모를 살해한) 버키반즈는 세뇌되어 있었기 때문에 무죄다.(출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어떤 습관이 존재한다는 걸 아는 순간부터,
그 습관을 변화시킬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의 몫이다.

- <습관의 힘>, p. 373


<습관의 힘>에서는 '변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또 그런 믿음을 습관화한다면 변화가 실제로 가능하다'라고 역설한다. 단, 이 습관이 어떻게 기능하는지 알아낸다면 말이다. (어떤 습관이든 '습관 고리'가 있어서 이 습관 고리를 파악하면 된다)


*습관 고리: 신호 -> 반복행동 -> 보상 
*습관을 바꾸는 방법: 신호와 보상은 그대로 두고 반복 행동을 바꿔라!
나쁜 습관은 다른 것으로 대체하면 된다. (출처: <습과의 힘>)


다시 처음의 물음으로 되돌아가 보자.

"중독(= 반복되는 습관)의 원인을 누구에게 돌려야 할까?"


(이 문제는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지만) 습관 하나로만 판단한다면, 그것은 담배 회사 등의 원인 제공자가 아닌 나의 문제가 더 크다. 왜냐면, 습관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의지의 문제다. 어렵지만 통제는 가능하다. 


그러면 앞서 언급한 '나쁜' 습관들이 아닌 다른 습관들로 눈을 돌려보자. 우리는 하루에 핸드폰을 얼마나 많이 바라보고 있는지.


어쨌든 이런 장면이 비정상적임을 인식해야 한다.


이 세상은 우리를 습관으로 길들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기술이 발전한 현대 사회에서는 이 알고리즘은 갈수록 교묘하고 정교하게 계산되고 있다. 미국의 target은 임산부들에게 그들이 기분나빠할까봐 절대 사지 않을 것 처럼 보이는 광고도 섞어서 보낸 다는 사실! 광고가 무작위로 보내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우리가 보고 있는 광고들은 우리의 구매 형태에 감추어진 습관을 찾아내는 전문가의 계산된 행동인 것처럼 말이다.


조깅을 시작한 이후로 내 sns 계정에 트레이닝 복과 각종 운동 앱들이 뜨기 시작했는데, 구글 알고리즘은 지금 내가 무엇에 관심이 있고 어디서 지갑을 열게 할지 알고 있다. 이것은 우스갯소리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인터넷이 우리를 쉴 새 없이 산만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은 단순히 쇼핑에 중독되게 할 뿐 아니라 우리가 집중하고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리게 만든다. 그러면 sns에 중독된 우리는 각종 플랫폼을 고소 해야 하나? 물론 아니다.


인터넷을 하지 말고 산속으로 들어가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니콜라스 카의 말처럼 효율적인 정보 수집을 위한 시간과 함께 비효율적인 사색의 시간도 필요하고, 기계를 작동하는 시간과 함께 전원에 멍하게 앉아 있는 시간도 모두 필요하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균형을 맞출 능력을 찾을 수 있도록, 이미 길들여져 있는 습관이 우리를 먹어치우지 않도록 우리의 행동을 통제해야 한다. 


구글을 탓할 것이 아니라 결국 스스로 습관을 바꿔야 한다.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습관 고리(신호-반복행동-보상)에서 반복행동을 바꾸면 된다. 핸드폰을 보는 시간을 책을 보는 시간으로, 사색하는 시간으로!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많아질수록 우리는 의식적으로 몰입해야 한다. 

 

미국의 심리학자였던 고 윌리엄 제임스는 습관을 이렇게 정의했다. "처음에는 어렵게 하던 일을 점점 쉽게 해내고, 충분히 연습한 후에는 거의 기계적으로 혹은 거의 의식하지 않은 채 해낼 수 있게 해주는 힘."이라고. 그가 습관을 종이나 코트가 일단 구겨지거나 접히면 그 후로는 항상 똑같은 곳이 접혀지는 것과 같다고 표현한 것이 좋은 비유인 것 같다. 습관을 유지할 것인지 바꿀지는 전적으로 나에게 달려있다. 그리고 내가 어떤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하고, 훈련한다면 반드시 연습한 방향으로 성장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일주일에 한 권 책을 읽고 서평을 쓴다. 30분 조깅을 한다. 어렵게 하던 일이 조금씩 쉬워지고 있다.



덧. 혼자 힘으로 책 읽는 습관을 만들기 어렵다면, '빡독'과 '씽큐베이션'에 참여하여 최고의 환경 설정을 의식적으로 할 수 있다. (*씽큐베이션: 1주일 1권 서평 쓰고 토론하는 12주 무료 독서모임)

 

'빡독' (*빡세게 독서하자: 하루 종일 핸드폰을 끄고 책을 읽는 1일 무료 독서모임)

Posted by kimberly


먼 시골마을에 작은 집이 한 채 있었다. 




아담하고 튼튼하게 잘 지어진 이 집은 밤에는 수많은 별을 볼 수 있었고, 계절을 관찰할 수 있었다. 빨갛게 익어 가는 사과를 지켜볼 수 있었다. 근처 웅덩이에서 헤엄치는 꼬마들을 지켜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이 마을은 개발이 시작된다. 




도로가 만들어졌고, 도시로 드나드는 트럭과 자동차들이 들락거렸다. 온 세상이 그 전보다 훨씬 바쁘게 움직였다. 집들은 더 커졌고, 높아졌다. 짚 앞으로 전차가 그리고 전철이 다니기 시작했다. 언제가 여름이고 겨울인지 구별할 수 없게 되었다. 사람들은 모두들 바빠 보였고, 허둥대는 것처럼 보였다... 


버지니아 리 버튼의 동화책, <작은 집 이야기>에 나오는 내용이다. 세상이 좀 더 좋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말 더 좋아지고 있는 게 맞는 걸까?


책,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는 그 발전 속에서 우리가 얻는 것과 잃은 것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특히 인터넷이 주는 풍요로움과 교환한 우리의 구식 사고방식에 대해서 집요하게 파헤친다. 정보 과부하를 처리하려고 정보처리기술이 더 발달함에 따라 우리가 기술에 더 의존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2003년 한 네덜란드의 임상 심리학자, 반 님베겐은 컴퓨터를 이용한 학습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두 그룹의 자발적 실험 참가자들로 하여금 컴퓨터를 통해 까다로운 논리 퍼즐을 풀도록 했다. 


 A 그룹 :  최대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디자인된 소프트웨어를 제공했다.
 B 그룹 :  힌트나 조언을 전혀 제공하지 않는 간단한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예상한 대로 퍼즐을 푸는 초기 단계에서는 A그룹이 더 빨랐다. 하지만 실험이 계속되면서 B그룹의 숙련도가 더 빨리 증가했고, 결국 '더 빨리' 그리고 '잘못된 이동을 하는 횟수를 줄이면서' 퍼즐을 풀어냈다. 실험을 주도한 심리학자는 B그룹은 미리 계획과 전략을 짜는 데 더 월등한 반면 A그룹은 단순한 시행착오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보고했다. 특히 A그룹은 퍼즐을 푸는 동안에도 "목적 없이 그저 클릭하고 돌아다니는 것"으로 보였다고 했다.


우리가 지금 웹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방식도 이 A그룹과 비슷해 보인다. 사람들은 웹을 통해 이리저리 건너뛰며 관심 있는 정보만 훑는다. 문서에 대한 집중력은 더욱 약해졌다.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을 때조차도 이메일을 확인하고, 링크를 클릭하고, 무언가를 검색한다. 디지털 기기에 대해 의존하면서 뇌도 함께 변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세상에 들어갈 때 우리는 겉핥기 식 읽기, 허둥지둥하고 산만한 생각, 그리고 피상적인 학습을 종용하는 환경 속으로 입장하는 셈이다... (중략)... 인터넷은 뇌의 회로와 기능에 강력하고 빠른 변화를 낳는 감각적, 인지적 자극, 즉 반복적이고 집중적이고 쌍방향적이고 중독적인 자극을 전달한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p.174


사실 체인지 그라운드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하는 구독자들의 댓글을 심심찮게 발견한다. 유튜브 영상 10분이 너무 길어서 집중하기 힘들다고 불평하거나 길이를 줄여달라는 요청도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제목만 보고 들어와서 영상을 제대로 보지 않은 채 댓글만 훑고 내용을 판단한다. 인스타그램에서는 10장의 카드 뉴스를 마지막 장까지 보는 사람들이 10%가 되지 않았다.


인터넷이 사람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정말로? 

문제 1) 사람들의 집중력은 떨어뜨리거나 올릴 수 있는 것인가?

문제 2) 문제는 정말 인터넷인가?


많은 사람들이 성인이 되면 뇌가 굳어진다고 생각한다. 유년기에 어떤 틀에 맞춰진 모형이 만들어지면 최종적인 모양으로 재빨리 굳어버린다는 식이다. 하지만, 신경가소성에 다한 최근의 발견들에서 '뇌는 변한다'고 강력하게 말하고 있다. 아래 저명한 신경과학자들의 결론을 정리해 보았다.


제임스 울즈 : 성인의 뇌는 단순히 변하는 정도가 아니라 매우 잘 변한다. 

머제니치: 뇌는 대대적으로 변한다. 

올즈: 뇌는 그때그때 상황을 봐가며 과거 방식을 바꿔 스스로를 새롭게 정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알바로 파스쿠알 레온 : 뇌의 가소성은 일생을 거쳐 신경조직에서 일상적으로 진행되는 상태이다.


사람의 뇌가 죽을 때까지 변한다는 뇌의 가소성은 우리에게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준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실명을 할 경우, 시각 자극을 처리하던 뇌의 부분은 즉각 청각 처리를 위한 회로로 채워진다. 또한 이 사람이 점자를 배울 경우 시각 피질은 촉각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를 처리하는 새로운 임무를 띠게 된다. 하지만, 운전자들도 머릿 속의 지도보다 네비게이션을 의지하게 되면서 공간 표현에 필요한 해마의 감소를 경험하게 된다. 운전자들은 시내 도로 지리를 알아두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해방되지만, 동시에 "학습"이 주는 흥미도 잃게 된다.


특히 뇌의 특정 회로가 반복을 통해 강해질수록 회로는 해당 행동을 습관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는데, 무서운 것은 우리의 신경 회로가 고무줄처럼 이전 단계로 되돌아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 신경들은 변화된 상태를 유지한다. 나쁜 습관은 좋은 습관만큼이나 빨리 우리의 뉴런을 파고들고, 반복된 경험은 그것이 좋든 나쁘든 시냅스에 영향을 준다.


그 어느 때보다도 쉽고 빠른 검색을 가능케 한 링크 덕분에 사람들은 디지털 문서 사이를 건너뛰어다닌다. 그에 따라 우리의 뇌도 집중하고 사색하는 능력보다는 멀티태스킹 능력을 더 향상시키게 되었다. 멀티태스킹 능력은 사실상 깊이, 창조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저해하고 있다. 


연구진은 활발하게 멀티태스킹을 하는 이들은 더욱 쉽게 관련 없는 주변 자극에 의해 산만해지고 작업 기억 속에 담긴 내용물에 대한 제어 측면에서도 눈에 띄게 뒤떨어졌으며, 보편적으로 볼 때 특정 업무에 집중력을 유지하는 능력에 있어서도 뒤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p.211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현대에서는 이렇게 변했다... (출처: giphy.com)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많아질수록 의식적으로 몰입해야 한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저자, 니콜라스 카는 균형을 맞출 능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효율적인 정보 수집을 위한 시간과 함께 비효율적인 사색의 시간도 필요하다고, 기계를 작동하는 시간과 함께 전원에 멍하게 앉아 있는 시간도 모두 필요하다고 말이다. 


결국 해답은 독서에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하나의 정적인 대상에 대한 지속적이고 방해받지 않는 집중을 요하는 일이다. 독서에 능숙해지면 집중력도 더 좋아졌고, 깊이 읽을수록 더 깊이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서가 지금껏 교육이나 성장의 도구가 되어 왔던 이유다. 


당장 집중해서 책 읽기가 어렵다면, 환경설정이 최고다. 하루종일 함께 모여 책을 읽게 해주는 독서모임, 빡독에서는 참여자 약 120명이 동시에 핸드폰을 끄고 하루종일 책을 읽는다. 집중력을 잃더라도 눈을 들어 주위를 보면 다 책을 읽고 있으니 나도 자연스럽게 책을 읽을 수밖에 없다. 정말 보기 어려운 명장면이다.


2019년 3월 빡독의 현장


핸드폰에 중독되어있는 나의 뇌를 쉬게하자. 집중하는 능력을 잃었다면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


5월 18일 빡독 신청하러 가기>>  https://forms.gle/kaAG8DbKC9TBpHgY9


*이 글은 대교가 후원하는 무료 독서모임 '씽큐베이션'에 참여하면서 작성된 5번째 서평입니다.


#무료독서모임 #씽큐베이션 #갓대교 #1주1책1서평 #빡세지만중독된다 #더불어배우다 #생각하지않는사람들 #체인지그라운드

Posted by kimberly

지난 일요일 오후, 운전하면서 라디오를 듣는데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위대한 법칙을 발견해 낸 천재들이 잠을 자다가 일어나서 그 법칙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는 이야기. 그런데 그 뒤에 이어지는 결론은 이것이었다.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바로 잠을 푹 자야 한다는 것이죠."


엥~!? 이게 무슨 말이지? 


이 글은 이 라디오의 이상한 결론에 대한 반론이자, 우리가 왜 어떤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되는 지에 관한 내용이다.


어떤 아이디어가 갑자기 의식 위로 떠오르는 영감의 순간! 이 순간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다. 영감의 순간이라고 하면 뉴턴이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것을 보고 만유인력을 발견한 이야기나 목욕을 하다가 밀도를 측정하는 법을 발견한 아르키메데스의 "유레카!" 장면이 생각나지 않는가? 이렇게 영감 이론은 수많은 일화를 통해 신화가 되어왔다. 



영감 이론은 두 가지 중 하나로 해석할 수 있다.


1) 천재의 번뜩임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다.

(잠을 푹 자면 누구나 이런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라디오의 결론과 일맥상통하는 부분)

2) 평소에 다듬어 놓은 재능이나 타고난 천재성이 없다면 이러한 순간을 결코 만날 수 없다.


책,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에서는 영감의 순간을 겪은 비틀즈의 폴 메카트니의 일화를 소개한다. 잠에서 깼지만 꿈속에서 들은 멜로디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은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방 한 구석에 놓인 작은 피아노로 다가가 기억을 더듬어 선율을 찾는다. 이렇게 그가 꿈속에서 들은 멜로디는 세계 음악 역사상 가장 많이 녹음되고 3,000개 이상의 다른 버전으로 편곡된 곡이 되었다. '예스터데이'의 탄생 순간이다. 



하지만 이 이론은 틀렸다. 많은 연구와 책들은 '창의력'에 관한 영감 이론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성공을 가능하게 해주는 과학과 방법*은 반드시 있고, 누구나 노력하면 그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무엇이 맞을까? 과연 좋은 아이디어는 딱! 하면 떠오르는 것인가? 


책, <오리지널스> 에서는 이 영감이 떠오르는 순간을 '미루기의 효과'로 설명한다. 할 일을 미루면 (생산성은 떨어질지 몰라도) 창의력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말이다. 


과학 영재들은 "미루기를 과학적인 문제나 해결책을 너무 서둘러 선택하지 않고, 생각이 무르익도록 해주는 방편으로 삼았다"라고 설명했다. 어떤 사람들은 "시간을 끄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사실상 뭔가를 머릿속에 넣어두고 찬찬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때 그렇게 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군가는 과학적인 작업을 할 때는 아이디어가 숙성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시간 끌기는 "설익은 해결책을 내리려는 충동을 억제하는 하나의 방편이다"라고 말했다. 

-<오리지널스>, p.173


다시 말하면 '머릿속에 담아둔 채로' 할 일을 미루다보면 생각이 무르익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미루는 행위가 독창성을 발휘하는 데 정말 도움이 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오리지널스>에서는 한 실험을 소개한다. 이 실험에서는 대학생들에게 대학 교정에 편의점이 있던 빈자리를 채울 사업계획을 써보게 했는데, 실험자들은 1) 즉시 사업계획을 하도록 작업에 착수하거나 2)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사업 계획을 작성하는 작업을 미루게 했다. 그랬더니 미루는 경우 28% 더 창의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혹시 미루는 행위가 아니라 컴퓨터 게임을 한 것이 그들을 창의적으로 만든 것은 아닐까? 하지만 또 다른 실험을 해보니, 단순히 게임을 하거나 휴식을 취한다고 창의성이 향상되지는 않았다. (이 글 위의 라디오 결론을 반박할 수 있는 내용이다...) "제안을 머릿속에 담아둔 채로" 게임을 하면서 할 일을 미루는 경우에만 창의성이 향상되었다. 


폴 매카트니에게 신성한 영감처럼 보였던 "예스터데이"도 실제로 그가 좋아하는 음악의 잠재된 결과물일 가능성이 높다. 오랜 세월 '나'라는 컴퓨터에 모든 것들을 입력해 두었다가 어느 날 아침, 내 컴퓨터가 아주 괜찮은 곡이라고 생각한 걸 출력해 내는 것이다. 


이런 영감 이론처럼 잘못된 정보를 믿음으로 가지고 있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다. 이 사실을 깨닫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남다른 열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창작활동이 천재에게만 허용된 섭리라고 믿는 바람에 창작을 포기하거나, 혹은 창의적 영감이나 아이디어가 떠오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결국 그들은 꿈을 포기하고 창작자가 아닌 소비자가 되고 만다. 천재들을 찬양하거나 자신의 능력 부족을 비관한다. 


(출처: 명견만리)


많은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창의력 교육을 받는다. 그런데 결국 그 아이들의 꿈이 공무원이 된다는 사실은 무엇을 암시할까? 성취욕에서 오는 압박감은 독창성을 억누른다. 성공하겠다는 욕구가 강하면 강할 수록 나만의 독특한 무엇을 달성하기보다는 성공이 보장된 길을 택하고 싶어진다. 우리가 재능이나 야망은 충분히 지녔지만 독창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이런 성취욕 때문이다.


결국 독창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오랫동안 그들을 연구하고 접촉해온 끝에, 나는 놀랍게도 그들이 내적으로 겪는 경험은 우리가 겪는 경험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독창적인 사람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두려움을 느끼고 회의를 품는다. 그들이 우리와 다른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용기를 내서 행동에 옮긴다는 점이다. 독창적인 사람들은 하다가 실패하더라도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보다는 시도하는 것이 후회를 덜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오리지널스>, p.61


결국 독창성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용기를 내서 시도해야 한다. 그런데 나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이고 싶다. 행동하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한다. 내가 무엇을 잘못 알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우리의 고정관념과 확증편향만 바로 잡아도 독창성은 높아질 수 있다. 

 

*참고로 위의 성공을 가능하게 해주는 과학과 방법*은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네가지 방법: 소비, 모방 창의적 공동체, 반복)


-<오리지널스> 핵심 문장-

어떻게 하면 독창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가?

독창성은 고정불변의 기질이 아니다. 그것은 자유로운 선택이다.

(https://bit.ly/2IrhxQm)


Posted by kimberly

남편은 내가 나무늘보를 닮았다고 했다. 나도 그 별명에 거부감이 없었는데, 나 스스로도 내가 지독히도 움직이는 걸 싫어하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해야 한다는 건 너무 잘 알았지만 내 인생은 운동과는 접점이 없었다. 특히 달리기는 내 인생과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러던 내가 5km 마라톤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은 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달리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책, <순간의 힘>의 이 부분을 읽으면서이다. 클라크와 동질감이 느껴지면서 한편으로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 꿈틀거렸다안 그래도 체인지그라운드의 팀장으로서 (운동을 하라는 자체 동기부여 영상들을 보면서한편으로는 죄책감도 느끼고 있던 참이었다.

1996년, 25세의 조시 클라크는 여자친구와 헤어졌다. 크게 상심한 그는 한동안 우울감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래서 조깅을 시작했다. 클라크는 원래 조깅을 싫어했다. 한 번도 좋아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못된 생각이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달리기는 지겹고 따분하고 힘들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그도 쉽게 포기하지 않았고, 마침내 그의 말에 따르면 “선을 넘는 데” 성공했다. 달리기가 다르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편안하고, 마음이 차분해졌다. 거의 믿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클라크는 자신이 조깅을 좋아하는 사람이 될 거라고는 평생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순간의 힘>, p.182

조깅의 매력에 빠졌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조깅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었던 클라크는 소파에서 뒹굴거리는 게으름뱅이들이 5킬로미터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5킬로미터 달리기‘ 목표는 아주 매력적이었다. 거리는 짧지만 공식 마라톤이고, ‘건강한 성인이라면 5km는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또 프로그램은 어떠한가! 5킬로미터를 한 번에 뛰는 건 어려워 보이지만 60초 뛰는 건..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되돌아보면 이것은 완벽한 목표 설정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 8주 차에 접어든 나는 5km를 쉬지 않고 다섯 번째 완주했다. 나와 함께 5km 마라톤에 도전한 두 명의 동료들은 약 2달이 넘는 기간 동안 놀랍도록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했다. 우리는 어떻게 성공했을까?


우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책, <완벽한 공부법>에 나온 내용으로 설명해보려고 한다.

------------------


첫째, 실현 가능한 목표

목표가 너무 거대하고 도전적이면 사람들은 쉽게 포기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위대한 꿈을 꾸면 안 된다는 말이 아니다. <완벽한 공부법>에서는 위험하고 대담한 목표를 가지되 그 목표를 분해해야 한다고 말하며 ‘SMART 목표’를 제시한다.


-SMART 목표-

구체적이고 (specific), 측정 가능하며 (measurable),

성취할 수 있고 (attainable),

현실적이며 (realistic), 시간 계획 (timeline)이 가능한 목표


다시 말하면 장기 목표를 실현 가능한 목표로 세분화해보고 오늘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로 만들어 보라는 것이다. 왜 실현 가능해야 하는가? 기대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그렇다면 기대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내게 필요한 것은 ‘작은 성공’이었다.


앞서 언급했던 클라크가 개발한 ‘소파에서 5K로’라는 프로그램은 9주일 간 매주 3번의 조깅을 한다. 첫 주에는 총 20분에 걸쳐 60초 뛰고 90초 걷는 운동을 반복하는데, 이것은 나에게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하며, 성취할 수 있고, 현실적이며, 시간 계획이 가능한 목표였다. 5km는 나에게 너무 큰 목표였지만, 하루하루의 목표만 해내자는 마음으로 버텼고, 하루하루의 작은 성공은 계속 해 나갈 수 있는 힘을 주었다.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겨진 일들도 실현 가능한 목표로 세분화하여 하나씩 해 나간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완벽한 공부법>, p.136


2. 완벽한 환경설정

첫 주에는 1분 달리기도 힘들었다. 1주 3일 차, 90초 달리기는 달리다 쉬기를 반복했음에도 불구하고 10분 만에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운동장 구석에 앉아서 쉬었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내 머릿속은 회의와 부정으로 가득했다'내가 과연 5킬로미터 달리기를 할 수 있을까?' ㅠㅠ 

나는 스스로를 ‘성장형 사고방식’을 가졌다고 믿었었다. 그러나 실제 내 마음속은 고정형 사고방식이 지배하고 있었던 것 같다. 고정형 사고방식을 가진 많은 사람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선천적 재능이 없으면 따라잡기 힘들다고 믿는다. ‘난 재능이 없어.’ 라며 회피하고다른 사람의 성공을 보며 열등의식을 느끼거나 성공한 사람의 재능을 찬양한다

(*고정형 사고방식: 모든 사람은 타고난 대로 고정된다고 생각하는 것/ *성장형 사고방식: 지능과 성격은 변하며 노력만 한다면 모든 사람은 변한다고 믿는 것)

운동에는 소질이 없으며앞으로도 잘 달릴 가능성은 없다고 믿어왔던 내가 그럼에도 달릴 수 있었던 것은 완벽한 환경설정 때문이었다. 달리는 것이 힘들다는 난관에 부딪히기도 전에 이미 1) 4월 13일 5km 마라톤 대회에 등록을 했고, 2) '체인지 그라운드' 구독자들에게 우리가 5km 마라톤에 도전하기로 했다고 선포했다. 3) 함께 달리기로 한 동료가 있었고, 4) 매주 달리는 모습을 찍어서 체인지 그라운드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야 했다. 

'우리는 할 수 있다!'

내가 싫든 말든 이미 물은 엎질러졌고, 팀장으로서 그리고 내가 하자고 일을 벌인 장본인으로서 이 프로젝트는 반드시 '잘' 해내야만 했다. 첫 주의 90초가 2주 차에는 3분으로, 3주차에는 5분으로 늘어났다. 달리던 매일이 도전이었다그때마다 내 등을 떠밀었던 것은 이런 환경설정이었다. 

그리고 많은 일이 어느 정도의 임계점 돌파가 필요하다. 초반에 좀 힘들지만, 어느 정도 수준만 올라서면 그 일에 능숙해지고 더 잘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속도가 좀 더뎌도 최고까지 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재능 결정론에 빠져 있다면 초반의 어려움을 넘지 못하고 포기하게 될 것이다. - <완벽한 공부법> 중에서


3. 구체적인 피드백 (+메타인지)

피드백을 통해 현재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알고 있어야 더 명확한 계획과 실행이 가능하며 효과적인 전략도 다시 세울 수 있다. 즉, 의식적인 연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빡독' 행사를 통해 알게 된 마라토너 분을 섭외해서 코치님으로 모셨다. 훈련일지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았으며, 어느 일요일에는 함께 모여 달리기 연습을 하며 자세 교정도 받았다. (13분 달리기가 한계 였던 나는 이 날 처음으로 5km를 달렸으며 45분 연속으로 달렸다=나의 임계점 돌파의 순간)

고유승님의 구체적인 피드백


코치님의 피드백뿐 아니라 달릴 때 기록하는 앱을 통해 나의 달리는 속도를 알게 되었다. 아무것도 몰랐을 때 나의 목표는 5km를 30분 내에 완주하는 것이었으나, 나의 기록을 보면 그 목표가 얼마나 터무니없었는지!! 30분 내에 완주하려면 평균 페이스가 6분/km 이내여야 하는데, 지금 나의 최고 속도는 7분/km, 평균 페이스가 7분 30초다. (운동선수들이 1분, 1초를 단축하기 위해서 얼마나 피나는 연습을 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나의 능력에 대한 메타인지를 상승시키면서 목표는 37분으로 잡을 수 있었다. (현재 38분 47초)

(조정경기장 둘레가 딱 5km- 직선이 아름답다..)

-------------------------

신청했던 마라톤 대회는 앞으로 4일 남았다. 지금 이 시점에서 <완벽한 공부법>을 다시 읽어보니 모든 문장들이 몸으로 이해가 된다. '완벽한 공부법'은 우리 삶 모든 부분에서 적용할 수 있다. 

물론 제대로 된 방법으로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서 우리가 모두 아인슈타인, 마이클 조던, 메시, 우사인 볼트처럼 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이번 <노력> 장을 읽은 독자라면 훌륭한 방법론으로 열심히 노력한다면 누구나 전문가, 프로의 반열에는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것이다. -<완벽한 공부법> 211p


달리는 매 킬로미터가 험난하지만, 그래도 2달이 넘는 이 과정을 통해서 5km 완주를 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실한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다’는 정직한 교훈을 얻었다. 

내가 5km 마라톤 완주에 성공한 데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지 클라크를 보고 내가 뛰어야겠다고 결심한 것처럼 달리는 것이 두렵던 누군가가 우리를 보고 달릴 수 있기를... 내가 가장 못 하던 분야에 도전장을 내민 것 처럼, 누군가가 미숙하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장을 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참고로 위에 하이라이트 한 '임계점'의 순간만 넘는다면 도전은 갑자기 훨씬 쉬워지는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완벽한 공부법> 핵심 문장-

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꼼수는 없다.

제대로 된 노력은 결코 당신을 배반하지 않는다.

(https://bit.ly/2Iab2RW)

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