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2016. 5. 25. 16:23

한동안 이사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틈만나면 지도로 살만한 동네나 매물로 나온 집들은 찾아보곤 했는데, 그러면서도 마음 속에서는 항상 의구심이 있었다. 

과연 타지에 가서 잘 적응하고 살 수 있을까? 아무리 공기좋은 곳으로 간다고 하더라도 편의 시설 없는 불편한 생활에 익숙해질 수 있을까? 전원주택은 가스비나 전기세가 너무 많이 나오지 않을까? 친정집과 6년 동안 다닌 교회를 벗어나 비빌언덕 없는 새로운 곳에 가서 후회하지 않을까? 


그러던 중 어느 주말에 서울 과학관과 낙성대공원에 놀러갔다. 

아이들이 여러가지 과학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과학관은 상시 무료입장이고, 낙성대 공원은 돗자리 깔아놓고 쉬기 좋다. 공원 안에 도서관이 있어서 책을 빌려 읽기도 좋다. 

문득 남편이 이 근처에 있는 아파트가 괜찮을 것 같다고 하더니, 바로 다음 주 토요일에 매물로 나온 집을 보러가기로 부동산에 예약을 했다. 


아파트 생활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 아파트는 관악산 자락 바로 아래에 있어 공기가 좋은 것이 최고의 장점이다. 아파트 바로 앞에는 생태학습관과 천문대가 있고, 도보거리에 영어마을과 과학관, 낙성대공원, 관악구민체육센터가 있다. 이 모든 것을 무료나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1. 서울 과학관

2. 낙성대공원

3. 영어마을- 유아프로그램 당 월4회 약 3만 5천원~4만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이 곳이 너무 괜찮을 것 같아서 부동산과 약속한 날짜 이틀 전에 혼자 사전 답사를 다녀 왔다. 분위기는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굉장히 조용하고 아늑한 느낌이었다. 아파트 뒷길로 돌아 갔는데, 나무에서 청설모 발견! 와 여기 괜찮네~ 


천천히 걸어 내려와 아파트 앞에 있는 생태학습관에 처음 가봤다. 마침 유치원 아이들이 소풍을 와 있어서 그런지 바깥마당에 올챙이를 관찰할 수 있게 해 놓았고, 거북이가 바닥에 걸어다니고 있었고, 메추라기(?), 토끼도 있었다. 안에 들어갔는데 작은 연못에서 개구리를 설명해 주시는 아저씨도 계셨다. 


4. 생태학습관

5. 천문대

이런 좋은 곳이 있다니... 토요일, 정말 잔뜩 기대하고 집을 보러가러 갔다. 

그런데, 20년가까이 된 복도식 아파트라 큰 기대는 안했지만 생각보다 너무 작았다... 1층 없는 2층이라 마음껏 뛸 수 있는 것은 좋았지만 동향이라 빛이 잘 안 들어와서 어두웠다... 아예 집이 오래됐으면 인테리어를 새로 하면 되는데, 인테리어를 새로 한 집이라 다시 바꾸기에는 너무 아까웠고 그렇다고 그냥 살기에는 마음에 안 들었다. 


집은 크지 않아도 되지만 주위환경를 마당처럼 뛰어다닐 수 있는 곳을 찾았고, 친정집도 가까이에 있는 딱 좋은 동네를 찾았는데 집이 문제였다. 수현, 수빈 어린이집도 걸린다. 매일 등하원을 지금 어린이집까지 차로 다니기도 그렇고 괜찮은 보육시설을 찾기가 힘들다....


머리 싸매고 고민한 결과, 조금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내 생각에는 수빈이가 5살 될때까지 2년만 지금 집에서 더 사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막내가 5살만 되면 수현,이랑 관악구민체육센터에 있는 유아스포츠단에 같이 보내도 되고, 만약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더라도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지원할 수 있으니까.... 


어쨌든, 여기를 알게 된 이후로 우리는 이 아파트 놀이터에 가끔 와서 논다. 

노는 아이들이 없어서 우리가 전세내고 놀 수 있다는 좋은 점이.... ^^




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