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벌리네

지난 달, 모르는 번호로 메일을 확인해 달라는 문자가 와 있었다.

수민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오는 길에 궁금해서 폰으로 메일을 확인해보니 결혼영상을 부탁하려고 정성스럽게 사연을 적어 보낸 글이 있었다. 2년 전에 우연히 내가 만든 결혼영상을 보고 꼭 나에게 부탁해야겠다고 생각한 분이 12월 초 결혼식을 앞두고 연락한거다. 내가 만들어줬으면 하고 주위 사람들한테 기도도 부탁했다고 하는데 진짜 공짜로라도 만들고 싶은 마음이었다. 내가 뭐라고.. ㅋ

 

정말 잘 만들고 싶은 연이씨의 열정과 나의 노력이 합쳐져 만들었다.

 

연이씨 결혼영상

 

신기한 건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 에서 선교에 대한 내용을 공부하고 있을 때 연이씨한테 연락이 왔다는 거. 연이씨는 선교사라는 거..

 

최근 3주동안 일들이 갑자기 생겨서 너무 바빴다.

수민이가 어린이집에 가고 수현이가 낮잠을 자는 시간, 친정엄마가 집에 오셔서 수현이를 봐주는 시간, 주말에 남편이 아이들을 보는 시간, 그리고 밤에 애들을 재우고 난 새벽시간... 집중해서 일을 해야되는데, 아이들을 같이 봐야하니까 정말 틈틈히 시간 활용을 했다.

쉴 틈이 없다보니 재밌었던 마음에 짜증도 생겼다. ㅠ 새벽 두시까지 작업을 하고 밤에는 수현이 젖먹이느라 밤잠을 설치고, 낮잠도 못자고.. 계속 피곤이 쌓여서 나중엔 애들 재우려고 누웠다가 그대로 아침까지 잔 날도 있다.

좀 쉬고 싶은데 또 교회에서 영상을 두개 더 만들어 달라고 하고.. 일도 좋지만 어느정도 조절도 해야겠다. 힘들다.

 

태양이 나오기 전에 결혼 영상을 하나 더 만들었다.

 

예전에 지인들 영상을 그냥 만들어 줬었다면 이제는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의 영상으로 고객이 확대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ㅋㅋ

 

보통은 보내주는 자료가 부족하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사진이랑 동영상이 용량이 5기가가 넘었다.. 그래서 사진 고르고 크기 조절하고 편집하는데 시간 대부분을 썼다. 빈티지 스타일의 기존 영상들을 확 바꿔서 이번엔 모던하게 만들었는데 맘에 든다. ^^

 

 

그런데 오빠가 퇴근하고 보여줬더니 마지막 장면을 보고는, "근데 이름이 왜 저래?" 한다.

"뭐가?"

다시 봤더니 신부 이름 '매형'을 '형부'로 잘못 적었다는...

넘 황당해서 둘이 한참 웃었다. ㅋㅋ 아... 정신없는 임산부.

오늘 라션이 결혼을 했다.
수현이는 고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였는데, 서로 친해질 기회가 없다가 
경쟁이 치열했던 학교 교지편집부에 우연히 같이 붙으면서 그때부터 절친이 되었다.

똑똑했던 내 친구는 수능성적이 나오자마자 재수를 결심하고 재수학원을 알아봤는데, 나는 전~혀 재수할 생각이 없이 친구따라 구경다니다가 덩달아 같은 재수학원에 등록했다. (예비까지 모두 떨어지는 비운을 겪으면서 어쩔 수 없이..)
진짜 친구따라 강남 간 격이다.
그 학원에서 자영이랑 현정이도 만났고, 우리 넷은 대학교에 들어가서도 자주 뭉쳐서 붙어다녔다.

그리고 그 중에서 나는 제일 먼저 결혼을 했다.
그때가 스물아홉이었으니 이른 나이는 아니었지만, 다들 결혼생각이 없었고 꿈에 부풀어 있을 때라 나는 결혼하면서 혼자 정체되는 느낌이 들었다. 결혼을 하고 취업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었을 때, 바로 수민이가 생기는 바람에 나는 더 뒤쳐지는 것 같았고, 친구들을 만나면 다들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시간이 나를 바꿔준 것 같다.
이제 나는 결혼 4년차가 되었고, 이제 곧 두 아들의 엄마가 된다.
대학생때 꿈꾸던 멋진 커리어우먼과는 확실히 거리가 멀어졌지만, 나름대로 내 일을 찾아 집에서 일도 하고 수민이도 내 손으로 키우면서 가끔 행복을 느낀다. 물론 너무 힘들 때도 있지만 그 순간순간을 넘기면 또 기운이 나는 일들이 생긴다. 하루하루 꽉차게 살다보니 이제 결혼하고 아기 낳고 키우는 인생 사이클에 조금 초연해진 것 같다. 

네 친구 중에 올해 두 친구가 결혼을 하니 감회가 새롭다.
Welcome to married life! ㅎㅎ

 시키지도 않았는데 사진찍겠다고 신랑신부 앞에 서서 기다리는 수민이..ㅋ
꽃으로 꼬셨다.

 

오빠 회사 동기인 슬아씨가 결혼영상을 부탁했다.
이번엔 신랑신부 이야기가 아니라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그래서 사진도 대부분 부모님 사진이다. 
축가 타임에 양가 부모님께 인사드리기 전에 틀 영상인데, 정말 감동받으실 것 같다.
슬아씨가 음악이랑 사진, 내용을 정리해서 보내줬고, 그걸 영상에 맞게 편집했다.

부모님께 (축가타임)

 

그 전에 왜 이 생각을 못했나 싶다. 내가 엄마가 되어보니 자식 결혼식 주인공은 결혼하는 당사자 뿐 아니라 부모님들인 것을.. 이번주 토요일 결혼식에 가서 사람들 반응을 보고 결혼하는 친구들에게 추천해야겠다.

부모님 영상을 만들고 나니 슬아씨와 곧 신랑되실 분이 넘 좋아하셔서 식전영상도 부탁받았다.
쏭과 세미씨 결혼영상과 바탕은 비슷하지만, 갈수록 조금씩 더 다듬어져 가는 느낌이다.

식전영상 (입장 전)

항상 음악과 사진이 바뀌니 새로 다 손을 봐야 하고 수정도 하다보면 시간이 꽤 걸리는데,
지난주에는 오빠가 2박3일동안 출장을 가서 그동안 친정에 가 있는 동안 양수랑 엄마가 수민이를 봐주셔서 덕분에 후다닥 만들었다.
이번에는 우리 결혼식처럼 영상을 두개 만들었다는 점(식전과 축가타임), 그리고 적게나마 페이를 받고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ㅋㅋ

오빠 친구 성현오빠 동생이 10월에 결혼한다고 결혼영상을 만들어 달라고 연락이 왔다.ㅋ 

상황상 새로 만들지는 못하고 예전 쏭 결혼영상을 수정했는데
마이클 부블레 음악으로 해달라고 해서 찾아서 바꾸고 사진바꾸고, 뒷부분은 새롭게 만들어야 해서 시간이 생각보다 좀 더 들었다. 하다보니 최종수정까지 총 다섯시간 소요..
평일에는 수민이 데리고 작업하는 게 힘들어서 주말 새벽에 끝냄.

5월에 결혼하는 고등학교 친구 지은이 부탁으로 결혼식 영상을 만들었다.

연기도 해야되는데 괜찮겠어? 했더니 좋다고 해서 
예전에 지은이랑 수다떨면서 했던 이야기를 토대로 촬영도 했다. ㅋㅋ

나의 시간과 노력 투자한 만큼 마음에 든다..
고객도 만족해 하고 부모님도 좋아하신다고 하시니.. 재미도 있고.  
축가타임에 틀기로 함..




이제부터는 진짜로 사업해야지.. 견적은 문의하세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