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2013. 11. 1. 15:26

이사갈 집 바닥에 물이 샌다. 그래서 시작된 공사..

처음에는 이왕 하는 김에 내가 하고 싶었던 거 다 해볼 수 있겠다며...인테리어에 대한 꿈이 정말 컸다.

하지만... 잡지에 나오는 인테리어는 돈이 많아야 가능한 걸까?

 

내가 하고 싶은 것

 주방은 나무로 오픈 상부장을 짜넣고, 벽은 민트 타일로.. 이동식 조리대도..

 베란다 바닥은 요렇게 투명에폭시로.. 빨래걸이는 수도관 파이프로.. 빈티지하게..

 문, 몰딩, 걸레받이는 모두 흰색으로 깔끔하게.. 벽은 페인트 칠과 포인트 벽지로.. 

 

1. 지인 소개 인테리어 업체 - 3000만원 (전기, 문짝, 샷시 제외)

그런데 지인이 소개해준 인테리어 업체와 상담을 했더니.. 자그마치 견적이 3000만원이나 나왔다.

헐.. 우리 예산은 1300만원인데.. 그것도 더 싸게 해보려고 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많이 나온 거지?

상담할 때 벽 페인트 칠은 도장을 다시 해야하고, 관리가 어렵다고 해서 안하기로 했는데도...

나중에 좀 견적을 보는 눈이 생겼을 때 다시 살펴보니.. 아무래도 비용이 너무 쎄다. 첫 미팅때 자기들은 큰 집들만 인테리어 해봐서 우리집 처럼 작은 집은 처음이라고 했는데, 전체를 완전히 뜯어 고치는 공사를 하는 것 같다. 이정도 비용이면 디자이너가 알아서 해주는 인테리어 회사에 맞먹는 견적인 듯...

 

2. 동네 인테리어 아저씨와 상담- 1500만원 (전기+문짝제외, 샷시 포함)

처음 견적을 받아보고는 너무 당황스러워서 동네에 알아봤던 인테리어 집으로 달려갔다.

한번 충격을 받았으니 이번에는 내가 원하는 것을 확 줄여서 꼭 필요한 것만 종이에 정리해서 갔다. 

일차적으로 견적을 받았을 때는 1420만원.. 한 번 더 만나 실측 후에는 1530만원..

베란다 에폭시로 까는 것도 포기하기로 했는데..여기에 전기공사랑 문짝 교체는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얼마나 추가금액이 나올지.. 나한테는 여전히 비쌌다.

 

3. 주방, 화장실, 도배-장판.. 업체를 따로 알아보기로... - 약 1346만원 (샷시 제외, 문짝+전기 포함)

아무래도 인테리어 업체가 중간에서 가져가는 마진을 줄여보기로 했다.

버스타고 지나가면서 봤던 동네 씽크공장에 가서 주변을 뒤지기 시작했다. 주변에 인터바쓰도 있고, 도배해주는 곳도 있었고.. 가서 각각 알아봤는데, 씽크공장은 직접 제조하는 곳이라 주방, 냉장고 장, 키큰장, 신발장까지 해서 270만원.. 도배집은 역시 직접 하는 곳이라 그런지 평당 만원 이상 저렴했다.

전기가 150, 중문포함 문짝 교체 165만원이 포함되어 있으니 지금까지 견적과 비교했을 때 훨씬 저렴한거다. (150만원씩이나 하는 안방 샷시는 안 안하고 단열공사만 하기로) 

그리고 우리 예산이랑도 가장 근접했다. 그래.. 이거구나!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정도 가격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4. 을지로 방산시장 - 약 1221만원 (전기+문짝포함, 샷시 제외)

방산시장에도 가봤다. 양수회사가 을지로에 있는데, 가면 같이 점심먹을 수 있냐고 했더니 반차까지 내고 나왔다. ㅠㅠ 명동에서 맛있는 점심도 동생한테 얻어먹고.. 방산시장에 구매목적으로는 처음 가봤는데 일단 가게들이 너무 많고, 아저씨들이 많고 바빠보여서 어쩐지 주눅이 들었는데 둘이라서 다행이었다. ^^ 이 날은 애들 어린이집 하원을 엄마에게 부탁하고 여유롭게 돌아다녔다.

 

전날 인터넷에서 업체 정보를 모아서 동선을 정해서 갔는데, 무작정 갔으면 엄청 헤맸을 지도 모르겠다. 지하철 역 <을지로 입구>-<을지로 3가>-<을지로 4가> 로 걸어가는데 차례로 도기, 조명, 도배-장판 집들이 쭉~ 있다. 

첫 번째 용기내서 들어간 타일가게(화장실)에서는 물어볼 것도 다 못 물어보고 그냥 나오고, 두번째 들어갔던 타일가게에서는 나름 꼼꼼하게 물어본다고 했는데, 무뚝뚝해서 역시 편하진 않았다.

점점 자신이 없어져가던 때 한 타일가게에 들어갔는데, 여기서는 일일히 타일도 골라주고 친절하게 견적을 내 주셨다.

우리가 할 공사를 이야기 했더니 아는 벽지집을 소개해주심... 친절함에 감동해서 소개해 주신 벽지집으로 바로 갔다. 여기서도 엄청 친절.. 심지어 우리가 해야할 공사 순서와 내가 감독하며 꼭 챙겨야 할 일들(자기 쓰레기는 자기가 가져가도록 하는 거)도 설명해주셨다. 견적받는데 은근히 시간이 많이 걸려서 벌써 갈 시간.. 벽지집에서 소개해주신 조명집으로 가서 간단히 견적을 부탁하고 집으로 왔다.

 

집에와서 견적을 계산해보니 동네에서 각각 업체를 알아봤던 것보다 100만원 이상 저렴했다. 이번에는 세세하게 타일 종류까지 내가 직접 고르고 조명도 골랐기 때문에 실재 들어가는 금액와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

특히 내가 직접 다 고른 거라 인테리어 업체가 골라주는 거랑 질적으로 차원이 다를 거고, 내가 원하는 모든 걸 다 했는데도 우리 예산보다 적게 나왔으니.. 확실히 발품한 보람이 있다.

 

돌아다니다 보니 대충 주방은 얼마, 화장실은 얼마.. 이렇게 대충 말하는 곳들이 있다. 내가 어떤 모델을 쓸지 결정을 안 했는데, 가격을 어림짐작으로 정해 놓으면 예산을 잡는데 문제가 생긴다. 그러려면 정확하게 내가 뭘 원하는지 알아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이렇게 발품하면서 나는 꼭 해야 하는 것들과 원하는 것이 확실해졌다.

(벽 페인트 칠, 미장은 포기... 체리색 문짝과 중문, 몰딩은 모두 바꾸기로 결정!)

 

오후내내 상담을 받으며 돌아다녔는데 힘들기보다는 오히려 재밌었다. 좋아서 하는 일이니 그런가보다. ㅎ

주말에는 남편이랑 싱크공장에 한번 가보기로 했다. 하이그로시 말고 좀 더 고급스러운 걸로..

어떻게 하면 더 저렴하고 예쁘게.. 후회없이 할 수 있을까? 잠들면서도 계속 생각한다... 이것도 병인듯..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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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