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를 가진 걸 알게 된 날, 남편에게 세 가지 조건을 약속받았다.
첫째, 평지로 이사할 것/ 둘째, 적극적인 육아 참여/ 셋째, 정관수술... ㅋ
세 가지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특히 첫번째.. 평지로 이사하는 건 나의 앞으로의 생활과 직결되어있는... 아주아주아주~ 중요한 문제였다. 우리 집은 전망도 좋고, 전세값 대비해서 아주 괜찮은 편이지만 아주 큰 결점이 있었는데..
바로 이 언덕! 저 끝까지 올라가야한다...
my old enemy...
나는 땀이 잘 안나는 체질인데도 얼굴에서 땀이 뚝뚝 떨어지던 여름..
수민이가 계단을 올라오다 3층 대문을 바라보며 "여기가 우리집이었으면 좋겠다" 했을 때..
특히 수현이를 임신해서 만삭의 몸으로, 수민이를 유모차에 태워서 밀고 (잘 안 걸어다닐려고 함) 언덕을 올라와 4층의 계단을 안고 걸어오던 때를 잊지 못한다.
사람들이 날 볼 때마다 왜 그렇게 살이 빠졌냐며 부러움 반, 걱정 반으로 이야기 할 때.. 결혼 전에도 55kg이하로 잘 안내려가던 나의 몸무게는 지금 50kg.. 그 이유는 저 언덕과 계단에 있었다.
어느새 이곳에 산 지도 2년 반이나 됐다. 어느새 나는 이 언덕에 익숙해졌고, 근력과 잔근육이 생겨서 예전만큼 힘이 들지는 않지만, 셋을 데리고 저 언덕을 다닐 상상을 하니 눈앞이 깜깜하다.
그래서 이사가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을 때, 우리 집이 마음에 든다는 교회 집사님이 11월에 이사를 계획 중에 있었다. 서로 이사 시기를 맞추면 좋을 것 같아서 바로 추석 전날부터 집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한 건 추석이 지나고 월요일...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서 바로 그 토요일날 계약을 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었던 언덕내려오기도 성공했다.
저 사진에서 언덕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평지인데 바로 그 평지에 있음 + 엘레베이터 있음 + 어린이집에서 3분 거리
지금 집 보다는 약간 작지만, 이 정도면 최고의 조건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전세가 아닌 우리집이다.
요즘 워낙 전세난이라 괜찮은 집은 커녕 전세를 찾기도 어려웠지만, 정부에서도 생애최초로 집을 매매하면 혜택을 많이 줘서 이율이 전세대출보다 저렴했다. 게다가 우리는 3자녀 가구.. ㅋ 출산 후에는 -0.5% 의 대출 이율도 감면받을 수 있어서 2.8% 라는 혜택까지..
그동안 전세로 살다가 내 집이 생겼다는 뿌듯함.. 물론 대출금은 늘어나지만 그래도 기쁘다.
어떻게 교회 사람들 인맥이 닿아서 도움을 받고, 어찌하다보니 싸게 나온 집을 2200만원이나 더 깎았고...
또 나는 내 집이 생기면 내 취향대로 집을 싹 뜯어 고치고 들어가고 싶은 소망이 있었는데,
내 바램을 이루어 주려고 한 것 처럼 이 집 화장실 근처 바닥에 물이 새서 어쩔 수 없이 모두 공사에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더 싸게 샀음)
이왕 고치는 거 어떻게 하면 후회없이 리모델링을 할 수 있을까..
논현동 가구거리 뒷편도 가보고, 한샘 인테리어 매장에 가서 상담도 받아보고, 여기저기 인테리어 견적도 받아보고 있는데, 나는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예산 안에서 그걸 다 구현할 수 있을지 걱정 된다.
이사 갈 집이 이사를 간 다음 공사를 10일 정도 해야하는데, 그 뒤에 지금 집에 또 다른 집이 이사를 와야하니 날짜 맞추기도 쉽지 않다...
할 일은 많은데 아직 입덧이 안 끊나서 저녁만 되면 토하고.. 새로 일도 생겼고, 교회 영상과 집안일과 아이들까지.. 몸이 안 따라주는데 마음만 바쁘다.
그래도 정말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거 다 해서 들어갈꺼다. 이 기회를 포기할 순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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