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10주년 결혼기념일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외식도 하지 않고 지나갔다. 결혼 10주년도 이런데 다른 기념일 뿐이랴. 나는 기념일을 거의 챙기지 않는다.
우리 부부 사이가 안 좋은 것도 아니다. 우리는 싸운 적이 거의 없다. 다만 둔감할 뿐이다. 결혼 10주년이라고 아이를 맡기고 해외여행을 간 친구 부부도 부럽지 않았다. 나는... 다 귀찮다... 다행히 남편도 기념일에 예민한 편은 아니다. 가끔 서운해할 때는 있다. 발렌타인데이나 빼빼로데이 같은 시시콜콜한(?) 기념일에 가끔 초콜렛을 사오는데 내가 너무 시큰둥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꽃을 사오면 나한테 욕을 먹을 수도 있다)
그래도 챙기는 기념일은 있다. 바로 세 아이들 생일이다. 생일이 연달아 있는데다 (4월 13, 14, 28일) 아이들이 며칠 전부터 기대하고 수시로 상기를 시켜주기 때문에 기억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다고 거대한 상차림을 해주거나 친구들을 초대하는 것을 상상하지 마시길... 케이크와 선물이 전부다.
내가 기념일을 챙기지 않는 이유는 신경쓸 일이 많다보니 본능적으로 집중과 포기 전략을 쓰는 것 같기도 하다. 나도 모르게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 해서 생존 방법을 찾는 것이다. 어쨌거나,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기념일을 챙기지 않아도 우리 가족은 무던하게 잘 지낸다. 이런 아내이자 엄마에게 불평하지 않는 가족에게 감사하다. ^^
[30일 글쓰기] #23일차. 기념하지 않는 기념일이 있다면
'공부하는 엄마 > 30일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질거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0) | 2019.10.10 |
---|---|
매주의 기록이 나를 성장시키다 (0) | 2019.10.08 |
보여주는 삶을 위한 한 가지 도구 (0) | 2019.10.04 |
큰 아들의 우문현답 (愚問賢答) (0) | 2019.10.02 |
내 시간을 가져가는 도둑 잡기 (1) | 2019.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