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육아2011. 8. 5. 01:40

요즘 내가 시야에서 사라지기만 하면 소리를 지르고 서럽게 울며 나를 찾는 수민이..
몰래 화장실에 가도 금방 알아채서 화장실에 따라와 앞에서 슬프게 운다.
전에는 청소기 돌리면 청소기 바람 쐬려고 열심히 따라다니더니, 요즘은 청소기 소리가 무서워 또 운다.
조금 울리다가 수민이를 안고 청소기를 돌리고.. 가끔은 화장실도 못 가고 참다가 결국 울리고 간다.
밥 준비하면서도 뛰어다니고 내 밥은 거의 못 챙겨먹기 일쑤..
이렇다보니 잘 시간이 되면 나는 녹초에 스트레스 만땅이 된다.

수민이 울음소리.. 아니 찡찡대는 소리만 들려도 난 넘 불안하고 민감해진다.
놀다가 책도 읽어주고, 먹을 것도 주고, 물도 줘보고, 안아줘도 계속 떼를 쓰면
내 신경은 날카로와지고 그러면 꾹꾹 참다가 결국 한번씩 소리를 지르게 된다.
화를 내는게 역효과라는 것도 알고 애가 알아들을리도 없지만.. 스트레스가 극도에 달하면 어쩔 수가 없다.
요즘 자주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다.

요즘 분리 불안 증세가 심해져서 그러는 거 같다. 지난주는 정말 힘들었는데 
다행히 이번 주는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그래도 수월하게 한 주를 보내고 있다.

월요일에는 동생 양수가 집에 놀러와서 수민이랑 놀아주는 동안에 떨어진 반찬도 만들고 청소도 했다.
계속 바쁘게 일하면서도 수민이 우는 소리 없이 맘놓고 한가지 일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 ㅠ
행복할 지경.. ㅋ
 
화요일에는 친구들이 집으로 놀러왔다. 오랜만에 순대촌에 가자고 해서 수민이를 데리고 가려다가 복잡한 순대촌 가서 순대를 코로 먹고 오느니 또 양수한테 신세를 졌다.

외출하는 날은 평소보다 더 바쁘다.
아침 일찍 빨래하고 손님맞이 청소하고, 수민이 목욕도 하고 밥먹이고 나갈 준비하다가
슬슬 수민이가 짜증내기 시작할 때쯤 급하게 밖으로 나갔더니 11시.
약간 빨리 나온 것 같아서 커피숍에 잠깐 들어갔다. 아침에 커피숍이라.. 수민이도 잠들고 너무 여유로웠다.

그리고 수민이를 맡기고 친구들 만나러 갔다.  
일찍 도착해서 서점에서 책을 보는데 내 눈에 띈건 <애착육아>라는 책.
분리 불안은 2~3세쯤이면 없어지는데, 3세 이전이 아이 평생인성 기초를 닦는 중요한 시간이라
한 사람의 양육자가 많이 안아주고 사랑해주면서 키워야 된다는게 요점이다.

하지만 그 전에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 수 있다고...
엄마가 너무 지치고 힘들 땐 주위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조언한다.

다행인 건 친정 근처로 이사와 이렇게 의지할 곳이 있다는 거다.
덕분에 난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서 수다도 실컷 떨고, 아기 울음소리에서 벗어나 잠깐 바깥세상 구경하고 왔다.ㅋ

신림동 순대촌

난 기대보다 별로였는데 친구들은 저녁에 또 먹고 싶다며..ㅋㅋ


우리집에서.. 현정, 라션, 자영이 넘 좋은 친구들과
이모들에게 둘러싸여 행복한 수민이. 


완벽하게 행복한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다들 각자 고민이 있고, 못 가본길에 대해 아쉬움도 있고...
모두 문제는 갖고 있다. 어떻게 극복하느냐. 그것이 문제..ㅋ

한 차례 너무 힘든 시간이 지나면 또 수월하게 지나가니 잘 버텨봐야지.
그래도 8월은 빨간 날이 많고, 우리 아들은 그래도 밥도 잘 먹고 순한 아가라고 위로하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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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