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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5.12 이유식 과도기..
일상/육아2011. 5. 12. 14:22
항상 아침에 눈을 뜨면 수민이 먹을 것부터 고민한다.
딱 배고플 때 먹어야 잘 먹기 때문에 타이밍도 중요하지만, 젤 고민은, '뭘 어떻게 하면 잘 먹을까?!'

6개월부터 시작했던 이유식.
처음 이유식을 시작할 때는, 처음 만드는 나도, 젖 외에 음식은 처음 먹어보는 수민이도 적응기가 필요했었다.
그래도 수민이는 내가 뭘 만들어도 잘 먹어줘서 일단 만들기만 하면 됐었다.

                                                               여러가지 많이도 먹었다.

그런데 돌잔치쯤 부터 이유식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영양가 가득하게 열심히 만들어놓고 먹이려고 하면 얼굴을 돌리며 피하고
숨겨서 입에 몰래 집어 넣으면 손가락으로 다 끄집어 낸다...

그나마 맨밥이랑 생선은 잘 받아먹길래 이제 돌도 지났으니
밥을 먹일 때가 됐나보다하고 완료기이유식을 적극적으로 찾아보기 시작했다.
근데 아무리 여러가지를 해줘도 이상하게 안 먹는다.
배가 고프니 젖을 자꾸 찾고, 요즘은 유난히 더 보챈다.
수민이가 안 먹으니 느는 건 내 스트레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몸도 마음도 넘 힘들고 지친다.

                                                                   생선만 먹는다.

수민이보다 한 달 빠르지만 '빠이빠이''사랑해요''하이파이브''뽀뽀' 등을 구사하는 율희를 보고 충격을 받고
(요즘은 기저귀도 버리고 오라고 하면 쓰레기통에 갖다 버리고 온다고 한다)
남자 아이라 좀 느리겠지 하고 그냥 기다리다가 혹시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건 아닐까 하고 점점 초조해졌다.
그래서 비슷한 고민을 갖고있는 엄마들 글도 찾아보고, <베이비토크>라는 책도 주문했다.

<베이비토크>는 아기와 대화하는 방법을 알려준 책이다. 요지는,

1. 하루에 한번 30분동안 집중해서 아기와 이야기하며 놀아줄 것.
   (직장맘이라도 이렇게 하면 좋아진다고.. 전체 시간은 상관없는 듯)

2. TV는 가급적 틀지말 것
   (아기는 모든 소리에 집중할 수 없어서 선택적으로 듣는데, TV소리가 듣기 연습을 방해한다고 함) 
3. 뭘 하든지 아기에게 설명해주자.
4. 질문은 절대 금물


이제 본격적으로 TV도 끄고 수민이랑 여러가지로 열심히 놀아주기로 마음 먹었는데,
하루종일 떠들어 댔더니 에너지 소모가 장난이 아니다.
이렇게 놀아줬으면 조금 혼자 놀을 법도 한데 내가 잠깐 시야에서 사라지면 소리를 지르고 운다.

어제는 그렇게 놀아주고도 밖에 산책도 나갔는데 하루종일 보챈다.
그 와중에 청소하고 빨래하고, 일도 하고... 이유식도 해서 먹였는데 안 먹는다. 
턱받이도 거부해서 그냥 놔뒀더니 입에 넣은 걸 다 뱉어서 바닥은 난장판이 되고,
11시가 됐는데도 오빠는 안오고.. 애는 계속 울고..
우는 소리에 미칠 것 같았다.
난 감정기복이 별로 없고 화도 잘 안내는 편인데 순간 그릇을 집어 던지고 싶었다.
오빠한테 전화해서 엉엉 울었다. 빨리 오라고..

하루종일 쉴 틈이 없으니 더 지치는가보다.
이대로는 내가 못살겠어서 이유식배달을 인터넷으로 찾아봤다.
많이들 시켜먹는지 브랜드도 많고 종류도 많았다.
'베베쿡'이 제일 좋아보였지만 한 달 격일로 시켜먹으면 20만원이 넘는다. ㅋ
우선 수민이가 거부할 수도 있으니 지마켓에서 닥터맘죽을 조금 시켜봤다. 8팩 14500원.

이유식은 내가 다 해주고 싶었는데..
조금 죄책감이 들지만 냉동에 얼려 놓고 힘들 때 한번씩 꺼내서 데워먹을련다.
담주에 제주도 여행갈 때도 밀봉되있어서 챙겨가기 좋겠다.

한 번씩 안먹는 시기가 있다는데.. 이 시기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
엄마 좀 봐줘.. 이거라도 잘 먹어주면 다행이고..ㅠ 
아이고.. 육아는 힘들다.

그래도 요런 미소를 보면 또 둘째도 낳고 싶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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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