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12. 7. 10. 14:32

"이번 주말에는 뭐 할까? "

"....."

우리의 반복되는 똑같은 질문, 똑같은 대답.. ㅋㅋ

 

주말만 되면 밖으로는 나가야겠는데, 차 없이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수유실도 있어야 하고, 수민이가 재밌게 놀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곳..  이 조건들이 맞는 장소를 찾기는 쉽지 않다.

딱 한 곳 있다.. 시댁. ㅎㅎ 

 

토요일 오전 6시 50분. 어머니 전화를 잠결에 받았다.

수민이와 사랑에 빠진 할아버지가 수민이가 너무 보고 싶어서 아침 일찍 수민이를 데리러 오신다고 했다.

 

이 날은 수민이 사촌누나 소정이가 재즈댄스 경연대회가 있는 날이라 수민이도 거기 데려가신다는데, 자고 있는 수민이한테 "소정이 누나한테 갈까?" 했더니 수민이가 갑자기 "누나!! 형!!" 하며 일어났다. ㅋㅋ

 

덕분에 우리는 평온하게 하루를 보냈다.

햇살도 좋아서 이불도 빨아서 옥상에 말리고, 집 청소도 다 하고.. 수현이를 목욕 시키고.. 아, 이 여유로운 주말!

 

아빠랑 목욕하는 수현이

 

해가 떨어질 무렵 시댁에 도착했더니 애들은 옥상에서 물놀이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시댁 옥상에서

모의하는 세 아이들

신난 수민이~

수민이와 수환이 형아 

"내 동생 수환,수민,수현.. 장난꾸러기 3남자" 소정이 ㅋㅋ 

 

수민이는 누나와 형이랑 노는 걸 너무너무 좋아한다. 소정이랑 수환이가 이제 초등학생이라 어느정도 수민이가 떼 쓰는 것도 이해하면서 돌볼 줄 알아서 수민이가 더 잘 따른다.

특히 소정이 누나를 화장실까지 졸졸 쫒아다니는데, 할머니랑 내 말은 안들어도 소정이 누나 말은 듣는다.ㅋ

 

소정이 수환이가 다 받아주다보니, 그게 남들에게도 통할 줄 알고 어린이집에서 수민이가 친구들이랑 놀자고 하는 행동들이 가끔 싸움이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피붙이 사촌들이 있어서 참 좋다.

 

3년 정도 지나니 이제 시댁도 조금 편하고, 

더운 날 오빠가 수현이를 아기띠로 메고 지하철을 타고 갔는데,

커피도 한 잔 마시면서 시장 구경도 하고 천천히 걸어갔더니.. 더운 날씨도 짜증나지 않고 기분이 좋았다.

 

법륜스님이 행복을 "기분 좋음"이라고 하셨는데, 딱 그말이 맞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석날 며느리의 단상  (0) 2012.10.05
핸드메이드의 매력  (1) 2012.08.01
블로그를 쓰는 이유  (0) 2012.04.02
홍집이의 꿈  (2) 2012.03.08
우리집 보험의 재설계  (0) 2012.02.22
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