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가 끝나면 한번 사진 찍어서 비교해봐야지.. 했었는데, 3개월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안 올린 건 내 마음의 여유가 없없나 보다. 정리도 청소도 깨끗이 하고 카메라로 잘 찍어 올리고 싶었는데, 그냥 살던대로 살아야지.. 처음에는 카메라로 찍다가 나중에는 그냥 폰으로 대충찍었다.
울엄마는 이런거 자랑이라고 올리지 말라고 했지만, 어쨌든 큰 돈 들여가며 몇달동안 고생하며 마련한 우리집.. 마침표는 찍고 싶었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언젠가 또 기회가 된다면 지금 아쉬웠던 점도 잊지 않기 위해..
1. 침실
<After> <Before>
큰방은 베란다 확장을 해서 외풍이 심하다고 함 -> 창문쪽으로 'ㄱ'자 단열작업
베란다 조명은 없앨까 하다가, 30w짜리 전구를 설치해서 살렸다.
애들 자기 전에 켜 두고 책을 읽어 주는데 아주 좋다. (남편은 더 어두워야 한다고 함)
길가에 가로등이 있어서 깜깜한 걸 좋아하는 남편은 대나무 블라인드가 완벽하게 차단이 안된다고 했지만,
나는 낮에는 햇빛이 은은하게 들어와서 넘 좋다. 빛을 차단하려면 더 어두운 색을 해야함..
2. 부엌
<Before> <After>
가장 개조가 필요했던 부엌의 문제점은 냉장고 위치때문이었다. 가뜩이나 좁은 부엌에 큰 냉장고가 떡하고 버티고 있었으니 그동안 어떻게 요리를 했었는지 싶을 정도로 조리공간도 없었다.
그래서 현관 옆 애매하게 들어가 있는 부분에 딱 맞게 붙박이장을 짜서 냉장고를 집어넣었다.
<Before> <After>
냉장고 옆에는 책장을 짜 넣어 반대쪽에서 쓸 수 있게 했고,
선반은 수납도 용이하고 답답한 느낌을 주지 않게 부분적으로 문을 달지 않았다.
엄청난 고민을 하면서 붙박이장 설계도까지 그려서 갔는데,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잘 해주셨지만 한 가지..
부엌 선반장을 통후드 높이에 맞춰 달라고 했는데, 안 맞는다.
아.. 아저씨..ㅠ 아무도 신경 안 쓰지만 나는 볼 때마다 생각난다.. 조금 더 올라갔어야 했는데...
붙박이장 한쪽 면을 타공판으로 하고 싶었는데, 따로 주문제작하면 비싸서 그냥 인터넷에서 주문했다.
부엌 벽에 달아 놓았는데, 아직 붙여놓은 레시피는 하나도 없음.. ㅋㅋ
3. 거실
<Before> <After>
<Before> <After>
냉장고를 밖으로 뺀 뒤 그 자리에 있던 식탁은 거실 구석으로 옮겼다.
예전에 식탁 위에 팬던트 등을 달려고 샀다가 무거워서 못 달고 보관만 하던 게 있었는데, 드디어 개봉했다.
그런데 이 식탁등을 빼는데 전기 아저씨가 고생을 많이 하셨다. 아저씨가 조금 어설프기도 하셨던 듯...
처음에는 기존에 거실에 설치되어 있던 할로겐 등을 이 식탁등과 같이 켜지게 작업을 하셨다가,
우리랑 계약했던 조명집 사장님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그러면 어떻게 하냐고 엄청 쿠사리를 들으시고는 밤 늦게까지 할로겐과 식탁등이 따로 켜지게 작업을 하고 가심... 근데 그 때 그렇게 안했으면 얼마나 불편했을까!
대충 아저씨가 하는 대로 놔뒀다가 엄청 후회 했을 뻔... 조명집 사장님께 감사를.. ㅋ
거실로 들어온 식탁은 부엌이랑 조금 멀어서 이동하는데는 조금 불편하지만..책상으로 잘 활용하고 있음..
4. 애들 방/ 작업실
<After>
현관문을 열자마자 바로 보이는 곳이 이 파란 벽이랑 십자가.
블루 무지 벽지를 'ㄱ'자로 발랐는데, 포인트로 나름 이쁘다.
5. 화장실
<Before> <After>
아이들 때문에 꼭 욕조가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가려고 했는데, 저 핑크색 욕조는 너무 싫었다.
꼭 화장실은 내 취향대로 바꾸고 싶었음... 세면대는 저렇게 생긴 것으로, 변기는 물 때가 안끼게 안이 움푹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수납할 것이 많으니 꼭 슬라이드장과 젠다이를 설치하도록.
원하는게 너무 확실하니 결정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그런데 시공업체에서 자꾸 젠다이를 하면 좁은 화장실이 더 좁아진다며.. 하지말라고 하는데,
그것 때문에 한참 실랑이를 했다. 이것도 안했으면 어쩔 뻔했냐고..
슬라이드장도 업체에서 보여주는 카달로그에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인터넷에서 직접 주문해서 시공만 부탁드렸다.
어쨌든 자기집 인테리어 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사용자는 나니까 휘둘리지 말고 끝까지 소신을 가지고 해야 된다는 거다. 이 과정에서 내가 뭘 원하는지 내가 뭘 좋아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나는 집 구조도, 붙박이장 설계도도 직접 그려서 설명을 하면서 업체를 찾아다녔고, 업체와 최대한 생각의 갭을 줄이기 위해 인테리어 책을 포스트잇으로 사이사이에 붙여서 설명했다. 핸드폰에 넣어둔 사진도 정리해서 다녔는데, 정말 타일 종류 하나라도.. 문짝 종류도, 조명 하나도 왜 그걸 선택해야하는지 확실한 이유를 가지고 있으면 나중에 후회가 되지 않을 것 같다..
전체 시공비는 대략 화장실 300만원, 부엌 붙박이장 300, 목공 (문짝 몰딩 교체 등) 300, 도배+장판 100~150, 전기 100~150, 보일러 60~80 정도 들었다. 최소한으로 하려고 했지만, 그래도 투자할 것은 투자했다. 바닥은 아이들 뛰는 것 때문에 소리지움장판으로 나무바닥보다 더 비싼 걸로 했고, 화장실도 젠다이 설치하느라...
벽지는 을지로에서 했는데, 쌌던만큼 너무 아쉬운 부분이 많다. 뜬 부분도 많이 보이고, 정말 대충했구나 싶다. 을지로에서 하려면 후기도 많이 찾아보고 정말 믿을만한 곳에서 하길.. 그래도 전기는 무난하게 한 듯...
정말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던 인테리어 꿈나무였던 나는... 직접 부딪히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 절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끝나고 나니 내가 신경쓴 만큼 집이 너무너무 소중해졌다. 언젠가 이 집을 팔고 또 이사를 해야겠지만 당장은 누군가게게 전세를 주기에도 아까울 만큼 집이 좋다.
벌써 세 달이 지났는데도 매일매일 이렇게 좋으니.. 무엇보다 더이상 언덕을 오르내리지 않고 다닐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 길을 오가면서 예전에 다니던 오르막 길을 쳐다보면 끔찍하다. 한번 전에 살던 집에 가서 우편물도 확인해야하는데, 다시는 가고 싶지가 않다. ㅋㅋ 아이들도 매일 어린이집 가는게 수월해져서 그런지 집에 가는 길에 찡찡거리지 않는다.
이사하기 불과 2달 전만해도 집을 산다는 건 상상도 못했었는데.. 이렇게 예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셋째가 나올 날은 이제 두 달 정도 남았는데, 이렇게 이사한 것만으로도 준비는 다 한것 같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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