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2016. 7. 1. 16:34

3월부터 약 3개월동안 이사할 동네를 물색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우리가 이사하려고 한 동기에 대한 생각이 희미해지고, 희생과 투자에 대한 생각이 스물스물 떠올랐다. 


내가 어렸을 때(7살~초등학교 3학년초까지) 우리 가족은 다가구주택 반지하에서 몇 년을 살았다. 약 30년 전그 때 엄마아빠는 아파트를 분양을 받아서 아파트가 지어지길 기다리는 동안 몇 년만 참고 그 곳에서 살기로 하셨다. 

그런데 나는 조금 부끄러웠다. 특히 초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 남자 아이들 두 명이 집에 가는 나를 며칠 간 쫒아오며 놀렸었는데(가난하다고), 그 때 나는 아주 소심하고 자존감이 낮았기 때문에 대꾸도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이고 매일 집에 돌아왔다. 그 때 우리집 윗 층에 살던 성희(서울대졸업해서 지금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하고 있는 자랑스런 내 친구)가 그 아이들에게 "얘네 집은 두 채나 있어! 이 바보들아!" (두 채는 아니었지만 성희가 그렇게 말했던 것 같다) 하면서 쫒아버렸던 기억이 난다. 어느 날은 울면서 집에 온 나에게 왜 그러냐며 추궁하는 엄마에게 털어놓았더니 엄마가 그 아이 엄마 전화번호를 수소문해서 방문을 잠그고 울면서 전화했던 기억도 난다. (그 다음 날 그 남자아이는 나한테 "얘 때매 어제 울 엄마한테 x나게 맞았어!" 라고 했던 기억도 난다. 그런데 그게 내 탓이니?)


어쨌든 우리 엄마아빠는 그렇게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빚 없이 서울에 다세대 건물 한 채를 마련하셨다. 큰 부자는 아니어도 그동안 그렇게 아끼고 사신 값진 보상이다. 이건 내가 평생 간직해야할 교훈이다... 하지만 그 당시의 나의 기억은 참으로 우울했다. 


물론 그때와 지금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여건은 나아졌다. 또 달라진 점은 요즘같은 핵가족 시대에 가족의 중심이 아이들이 되었다는 거다. 미래의 청사진보다 현재의 행복이 더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현재의 행복 vs 미래의 투자' 이건 양자 택일의 문제일까?

 

이런 저런 생각중에 미사강변도시에 가봤다. 

아직 준공 중인 아파트나 주택들이 많고, 아직 건설이 시작도 되지 않은 토지도 많아서 정리가 되지 않은 느낌이었지만, 처음 이 곳에 간 날 나의 복잡한 생각이 단 번에 정리가 되었다.


'우리는 여기로 이사온다.'


초등학교까지 연결되어 있는 '통학로'

집만 나가면 바로 이런 근린공원이... (길 건너면 몇 만평의 공원 조성 중이고)

차 피해다닐 필요 없는 산책로와 놀이터


이 곳은 공기가 좋고(서울보다), 아이들이 차 걱정없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고, 초중고가 평지에 도보로 다닐 수 있고, 남편 직장이 차로 20분 걸린다.


이케아와 코스트코가 들어올 예정이고, 스타필드 하남(쇼핑 테마파크), 유니온 파크(큰 공원)도 있고, 5호선과 9호선도 들어오기로 확정되었다. 게다가 남편은 근처에 있는 미사리조정경기장에서 아이들이 크면 조정경기를 할꺼라며 벌써 좋아한다. 

여기야말로 현재의 행복과 미래에 대한 투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곳이 아닌가! 


편의시설도 확충하고, 지하철도 착공해야하고, 도시가 완전히 정리가 되려면 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여기가 우리가 찾던 마을이라는 확신이 든다.


살고 싶은 마을을 찾았으니 이제 살 집을 찾을 일이 남았다. 

지금 집을 어떻게 할지, 좋은 집을 찾을 수 있을지, 자금은 어떻게 융통을 해야할지 해결되지 않은 고민은 많지만 일단 첫 단추는 끼웠다.


Posted by kimberly
HOME2016. 5. 25. 16:23

한동안 이사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틈만나면 지도로 살만한 동네나 매물로 나온 집들은 찾아보곤 했는데, 그러면서도 마음 속에서는 항상 의구심이 있었다. 

과연 타지에 가서 잘 적응하고 살 수 있을까? 아무리 공기좋은 곳으로 간다고 하더라도 편의 시설 없는 불편한 생활에 익숙해질 수 있을까? 전원주택은 가스비나 전기세가 너무 많이 나오지 않을까? 친정집과 6년 동안 다닌 교회를 벗어나 비빌언덕 없는 새로운 곳에 가서 후회하지 않을까? 


그러던 중 어느 주말에 서울 과학관과 낙성대공원에 놀러갔다. 

아이들이 여러가지 과학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과학관은 상시 무료입장이고, 낙성대 공원은 돗자리 깔아놓고 쉬기 좋다. 공원 안에 도서관이 있어서 책을 빌려 읽기도 좋다. 

문득 남편이 이 근처에 있는 아파트가 괜찮을 것 같다고 하더니, 바로 다음 주 토요일에 매물로 나온 집을 보러가기로 부동산에 예약을 했다. 


아파트 생활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 아파트는 관악산 자락 바로 아래에 있어 공기가 좋은 것이 최고의 장점이다. 아파트 바로 앞에는 생태학습관과 천문대가 있고, 도보거리에 영어마을과 과학관, 낙성대공원, 관악구민체육센터가 있다. 이 모든 것을 무료나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1. 서울 과학관

2. 낙성대공원

3. 영어마을- 유아프로그램 당 월4회 약 3만 5천원~4만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이 곳이 너무 괜찮을 것 같아서 부동산과 약속한 날짜 이틀 전에 혼자 사전 답사를 다녀 왔다. 분위기는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굉장히 조용하고 아늑한 느낌이었다. 아파트 뒷길로 돌아 갔는데, 나무에서 청설모 발견! 와 여기 괜찮네~ 


천천히 걸어 내려와 아파트 앞에 있는 생태학습관에 처음 가봤다. 마침 유치원 아이들이 소풍을 와 있어서 그런지 바깥마당에 올챙이를 관찰할 수 있게 해 놓았고, 거북이가 바닥에 걸어다니고 있었고, 메추라기(?), 토끼도 있었다. 안에 들어갔는데 작은 연못에서 개구리를 설명해 주시는 아저씨도 계셨다. 


4. 생태학습관

5. 천문대

이런 좋은 곳이 있다니... 토요일, 정말 잔뜩 기대하고 집을 보러가러 갔다. 

그런데, 20년가까이 된 복도식 아파트라 큰 기대는 안했지만 생각보다 너무 작았다... 1층 없는 2층이라 마음껏 뛸 수 있는 것은 좋았지만 동향이라 빛이 잘 안 들어와서 어두웠다... 아예 집이 오래됐으면 인테리어를 새로 하면 되는데, 인테리어를 새로 한 집이라 다시 바꾸기에는 너무 아까웠고 그렇다고 그냥 살기에는 마음에 안 들었다. 


집은 크지 않아도 되지만 주위환경를 마당처럼 뛰어다닐 수 있는 곳을 찾았고, 친정집도 가까이에 있는 딱 좋은 동네를 찾았는데 집이 문제였다. 수현, 수빈 어린이집도 걸린다. 매일 등하원을 지금 어린이집까지 차로 다니기도 그렇고 괜찮은 보육시설을 찾기가 힘들다....


머리 싸매고 고민한 결과, 조금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내 생각에는 수빈이가 5살 될때까지 2년만 지금 집에서 더 사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막내가 5살만 되면 수현,이랑 관악구민체육센터에 있는 유아스포츠단에 같이 보내도 되고, 만약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더라도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지원할 수 있으니까.... 


어쨌든, 여기를 알게 된 이후로 우리는 이 아파트 놀이터에 가끔 와서 논다. 

노는 아이들이 없어서 우리가 전세내고 놀 수 있다는 좋은 점이.... ^^




Posted by kimberly
HOME2016. 5. 16. 23:47

친정 부모님은 현재 살고 계신 집에 세를 주고 계신데, 3층의 두 집이 비슷한 시기에 나간다고 했다.

이런 경우 두 집 전세금을 한꺼번에 빼줘야 하기 때문에 집이 빨리 나가지 않을 경우 문제가 된다 .


요즘은 초저금리 시대라 전세금을 많이 받아도 은행 이자가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예전에 전세 1000만원당 월세가 10만원으로 계산하던 것이 5만원으로 낮춰졌다. 그 바람에 몇 년 전만해도 시세에 비해 훨씬 저렴했던 친정집 의 보증금은 체감상 비싸져서 엄마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한 미국의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고객이 원하는 셋집을 찾아준 뒤, 저비용으로 인테리어까지 해주는 내용이었다. 나는 이 아이디어에 영감을 받아 나는 예전부터 친정집 셋집들을 깔끔하게 인테리어를 하고 싶은 바램이 있었다. 나아가 이런 직업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나의 가능성을 테스트해 볼 겸, 부모님께 집 수리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요즘 사람들은 예쁜 집에 살고 싶은 로망이 있어서 집을 깨끗하게 수리를 하고 보증금을 약간 더 올려 받더라도 이번처럼 집이 안 나갈까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역설했다... 

그랬더니 엄마가 나에게 맡아서 한 번 해보라고 하셨다. 마침 교회의 집사님 한 분이 오래된 집을 사서 이사하기 전에 전체를 수리하기로 해셨는데, 세 집을 묶어서 견적을 받으면 훨씬 저렴할 것 같았다. 


나는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신나게(?) 발품을 팔면서 업체들을 찾아다녔다. 

그리고는 투룸 전체를 바꾸는데 약 500만원 정도 견적이 들 것 같다고 말씀드렸더니, 아빠는 너무 비싸다며... 못마땅해 하시더니.... 

결국에는 그냥 알아서 하시겠다고... 

이렇게 김이 빠질 수가...! ㅠㅠ


그래도 아빠가 집 전체를 수리를 하겠다고 결심하시는 계기가 되었는데, 손재주가 많은 아빠는 싱크와 벽지, 장판을 제외하고 모두 직접 고치셨다. 

문과 물딩 페인트칠을 하고, 전등도 LED로, 문고리와 콘센트 커버, 변기와 세면대까지 하나하나 재료를 사다가 직접 바꾸셨다. 총 비용 약 150만원!


수리하는데 부모님과 나와 남편까지 총동원 되었다.


내가 뽑아온 견적 500만원은 물론 화장실이 250만원 포함이 되어 있었지만, 그걸 제외하더라도 아빠의 시공비가 훨씬 저렴했다. 이 차이가 뭐냐하면 내가 금액과 상관없이 괜찮은 자재와 동선과 생활하기 편의를 고려해서 디자인한 것에 비해 아빠는 꼭 필요한 부분만 선택해서 최소 금액으로 고치셨다는 데 있었다.

나는 내가 돈을 내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금액과 상관없이 한 거고, 아빠는 본인 돈을 내셔야 되기 때문에 초 절약 모드로 재료비만 들여서 하신 거다.


인테리어에 관해서는 내가 더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빠가 고객이었다면 나는 아주 중대한 실수를 한 거다. 

금액과 상관없이 내 취향대로 진행을 한 것이 첫 번째 문제였고,


또 하나는 앞에서 언급했던 집사님과 같이 업체를 돌아다면서 느낀 건데, 나의 취향과 이 집사님의 취향이 전혀 다르다는 데 있었다. 나와 집사님이 예쁘다고 느낀 게 모두 달랐다. 이것 또한 중대한 문제였다. 나는 내 취향만 고집하고 있었지 가장 중요한 집 주인이 원하는 스타일을 무시하고 있었다는 것...


인테리어를 너무 쉽게 보았다. 

작은 해프닝이었지만 나는 이번 일로 많은 것을 느꼈다. 만약 이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면 많은 취향을 아우를 수 있도록 공부를 많이 해야할 것이고, 또 고객의 금전문제도 소홀히 여겨서는 안된다는 것.

한편으로는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일은 얼마나 복잡할 것인가...하면서 오지랖 넓게 걱정을 했다.ㅋㅋ


어쨌든 2주 정도 온 가족이 열심히 매달린 결과, 두 집 모두 깨끗하게 마무리 되었다.

그 중에 한집... 150만원의 놀라운 변신...


<before & After>


그런데 내가 수리하자고 했던 근본적인 이유는 시세에 비해 많이 저렴한 편이었던 셋집의 가격을 정당하게 올리고자 함이었는데.... 두 집 모두 이사가기도 전에 계약이 되었고, 심지어 엄마는 안 나갈까봐 조바심에 오히려 깍아주었다는 사실...ㅋㅎ  

사람들은 계약이 되었는데 왜 고치냐고 하고, 부동산 아저씨는 몇 번이나 사실확인을 했고, 계약된 뒤로 집이 나갔냐는 문의가 빗발쳤다는... ㅋ


그래도 헌 집을 보고 계약을 했고, 계약서에 수리를 하기로 적어둔 것도 아니었으니 세입자들이 변신한 집을 보고 너무 좋아할 거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아빠가 물 튀겨서 썩지 않도록 한쪽 면에 고무판을 대 놓은 화장실 문이 이상하다고 불평을 했다.


모든 것이 다 아빠 말이 옳았다. 내가 말한대로 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다...ㅋ

그래도 지저분하던 집이 깨끗해져 속이 다 시원하다. 어쨌든 두 집 행복하게 잘 살면 다행이지 뭐. 




Posted by kimberly
HOME2016. 4. 4. 14:48

지난 금-토요일에는 동생부부가 사는 평택에 다녀왔다.

평택은 충청도에 가까운 경기도라 남편이 삼성동으로 매일 자동차로 출퇴근할 거리가 아니다. 하지만 평택-수서 KTX가 올해 개통되면 회사까지 1시간이면 갈 수 있으니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어쨌든, 아이들이 이모집에 가고 싶어하기도 하고(정확히 말하면 이모부가 가지고 있는 아이언맨 게임하러), 우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기로 했기 때문에 겸사겸사 가봤다. 


평택에서 우리가 봐둔 동네는 소*벌지구인데, 이 동네는 최근 택지개발이 되어 신도시의 느낌이 난다. 


이런 분위기... (평택 *사벌 지구)


이 곳의 장점 : 건물들도 모두 새로 지어져서 깨끗하고 거리도 잘 정비되어 있다. 올해 병설유치원이 있는 초등학교가 신설되었고, 바로 앞에는 개천이 흐르는 산책로가 있다. 또 좋은 점은 집들이 거의 대부분 태양광이 설치되어 있어서 주인세대에 살면 전기세 절감효과가 있다. 서울과 거리가 떨어져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집 값이 저렴하다.

단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리적으로 거리가 부담스럽고, 지금도 매일같이 야근하고 11시 넘어야 들어오는데 그 곳으로 이사가면 나는 과부신세가 되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 


요즘 지어지는 빌라들을 보면 참 잘 짓는다는 생각이 든다.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데도 테라스와 복층으로 된 다락방, 엘레베이터, 특이한 구조, 수납공간, 태양광 발전 등 부족한 것이 없다. 이런 곳들을 보다보니 내 눈이 점점 높아진다. 


한 부동산에 갔는데 집을 무려 네 곳이나 보여줬다. 주목할 점은 우리를 보자마자 건물을 사라고 했다는 거다. 주인세대가 복복층이 되어 있어서 두 세대가 살 수 있는 구조라 동생부부랑 같이 와서 사는 게 어떠냐며... 5억 대출을 받아서 이자를 1층에 임대한 상가의 세로 충당하고, 세 집은 세를 놓고, 두 집이 주인세대에 살면 된다며 계산기를 두드렸다.

엥? 건물을 사라고? 뜬금없는 소리기도 했지만 나중에 거금의 세를 받을 생각을 하니 순간 혹하기도 헀다. 하지만... 이런 큰 일은 급하게 할 일이 아니다. 계약을 하면 조만간 이사를 해야하는데, 일단 집을 합치는 일은 합의가 필요하고,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한다. 

이 동네가 KTX 개통과 택지개발이 되면서 들뜬 분위기에 사람들이 투자를 많이 한 것 같았다. 동네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아직 공사하는 곳도 많았고, 정착이 되려면 연말은 되어야할 것 같다. 어차피 우리는 내년 초에 이사할 계획이니 염두에 두고 천천히 생각해보기로 했다. 


평택에서 돌아오는 길에 용인 에버랜드 근처에 있는 타운하우스에 들렀다. 

*디나비 라는 곳이었는데, 기사에서 분양가가 2억7천부터라는 글을 읽고 그 가격이라면 먼 거리도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잘못 올려진 거라고 하심... ㅋㅎ 

일단 분양을 하고 건축에 들어가는 요즘 추세의 타운하우스는 건축주가 집 구조와 옵션등을 자기 입맛에 바꿀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리가 본 이 타운하우스는 큰 평수와 작은평수는 1억 정도 차이가 나느데, 우리가 봤던 작은 평수의 경우 약 3억7천 (3억3천+지열난방 1400만+옥탑방을 방으로 개조할 경우 350만+ 상하수도 인입비, 공사인부 보험비 400+ 취득세 약 1100만) 정도가 든다. 역시 만만치가 않다.    


용인 반*나비


이런 집에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집만 보고 오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많다. 일단 돈이 문제고, 출퇴근 거리와 막히는 용-서 고속도로, 초등학교를 차타고 다녀야 하고, 근처에 유명하다는 '숲속생태'유치원은 말만 들어도 추가금액이 보인다. ㅋ


그래도 집을 보고 다니다보면 하나씩 얻는 게 있다. 

평당 건축비와 토지값이 서서히 귀에 들리기 시작하고, 전원주택의 실질적인 문제인 난방비와 전기요금을 절약하기 위해서는 지열난방과 태양광이 설치되어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는 꺠달음...

난방비는 지열난방<도시가스<심야전기<기름보일러 순인데, 이 차이가 엄청나다. 정부지원금을 제외한 설치비 1400만원을 투자해야하지만 지열난방을 설치한 전원주택(3층)은 한 겨울 난방비가 약 10만원대로 나온다고 한다. 본인이 살 집이라면 투자를 해서 지열난방을 설치했겠지만, 세를 줄 생각이었거나 예전에 지어진 집이라면 설치가 안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집을 알아보면서 남편은 임야를 매매해서 집을 짓는 방법에 대해서 연구하기 시작했다. 

최소한의 금액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보려면 직접 짓는 것이 좋기야 하겠지만, 어느정도 교통이 편리한 곳의 땅값은 오를대로 올라있다는 사실과 집을 지으려면 머리가 하얗게 샐 각오를 하고 달려들어야 한다는 것...

그냥... 우리 편하게 살면 안될까??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내년에는 우리 고민의 끝의 결과가 나올꺼다. 

좋은 마을을 찾아 나선 우리의 노력 끝에는 운명적인 집을 만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지금의 집에 그냥 눌러 앉을 수도 있겠다 싶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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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HOME2016. 3. 28. 13:57

내년에 드디어 수민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수민이가 어느새 이렇게 크고, 또 내가 학부모가 된다니 믿기지 않는다.

어쨌든, 큰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이사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일단 입학을 하고 나면 전학을 하기 어렵기도 하고, 첫 단추를 잘 꿰어야 둘째, 셋째도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기 때문에 정착할 곳을 찾는 게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2년 반 전에 집을 사면서 받은 대출금 상환이 올해 12월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가계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 이 집을 전세를 주고 빚을 모두 갚고 남은 전세금으로 서울 외곽으로 이사를 가기로 했다. 이게 우리의 처음 계획이지만 일단은 모든 경우의 수를 열어 놓기로 했다.

이사 날짜는 올해 12월~ 내년 2월사이.


우리에게 "살고 싶은" 마을이란, 

1. 아이들이 밖으로 나가 차 걱정 없이 자유롭고 안전하게 뛰어 놀 수 있는 곳

2. 초등학교와 (국공립) 어린이집이 도보로 가능한 곳

2. 어느정도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곳 (시장이나 마트+편의시설+태권도장+소아과)

3. 남편 직장이 있는 강남과 출퇴근 시간이 1시간정도 되는 곳


이런 곳을 찾아 지난 주말부터 본격적으로, 현실적으로 찾아나섰다. 


1. 향*동산- 우리가 전부터 알아보던 용인의 *린동산은 1순위로 알아봤는데, 전세 매물이 거의 나오질 않아서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인터넷에 광고를 많이 해 좋은 한 부동산에 전화했더니 바쁘고 매물도 없는데 귀찮게 한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겨 남편을 좌절하게 했다...ㅋ)

2. 삼*전원마을- 남편은 혁신초등학교를 선호하는데, 그 중에서도 용인의 제*초등학교는 사진 한 장으로 유명세를 탔던 학교다. 몸이 불편한 친구를 위해서 다섯 명의 친구가 다 같이 손을 잡고 결승선으로 걸어가던 사진인데, 정작 당사자인 아이들은 자신들이 왜 그렇게 화제가 되는지 몰랐다고... 1등 위주의 경쟁을 부추기는 현실과는 너무나 다른 이런 초등학교... 아름답다....  

근처에 이 초등학교를 도보로 갈 있는 전원마을이 있어서 부동산에 알아봤더니, 서울과 이렇게 멀리 떨어져있는데도 전세가 최소 3억 5천정도..?.ㅋ 금액은 둘쨰치고 일단 한번 가봤는데, 마을 자체는 좋았지만 뭔가 그들만의 공간인 듯한 느낌이랄까... 폐쇄적인 느낌이 컸다. 또 마을 외에는 완전 시골이라 편의 시설과 너무 동떨어진 느낌이었다. 요리하다 갑자기 무슨 재료가 필요하면 여기 사람들은 어떻게 해결하지? 미스테리... 뭔가 방법은 있겠지만... 어쨌거나 서울에서 매일 출퇴근하기에는 너무 멀었다... 

3. 광* 잔*리마을- 용인에서 타운하우스를 찾다가 지도에서 검색하던 트리*힐스 옆에 있던 *다리마을. 전원주택지였는데, 근처에 초등학교도 가깝고, 흥덕IC로 바로 빠질 수 있어서 출퇴근이 괜찮아 보였다. 하지만 역시 인터넷에서 짜집기한 정보와 실물은 달랐다. 두 곳으로 나뉘어 져 있었는데, 한 곳은 범접할 수 없는(?) 고급 단독주택지였고, 다른 한 곳은 단독주택지에 불법 다세대주택이 우후죽순으로 생겨서 다가구촌이 되어 버렸다. 


검색을 하다보니 지도로 동네를 찾는게 좋은 방법이라는 걸 알았다. 지도로 보면 한 눈에 다 들어온다. 고속도로, KTX, 신분당선 등의 교통 뿐 아니라 초등학교의 위치나 근처 공원, 산책로까지 찾을 수 있다. 그렇게 지도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찾았다. 완벽한 동네를...


4. *교 숲*마을

뛰어 놀 수 있는 공터와 (지하는 수도가 통과하고 있어서 개발되지 않는다)

때가 되면 유채가 만발한다고 함

집 옆이 산책로... (들어가면 숲속 놀이터도 있다)

마을 가운데에 있는 놀이터 (여름에는 물놀이 가능↓)

심지어 유아놀이방이 있는 작은 도서관까지...!!

9블럭은 공방&카페거리 분위기였는데, 건물 사이는 차가 다닐 수 없고

매달 마지막주마다 이 길에서 아기자기한 물건을 파는 벼룩시장을 한다.

미리 알아봤던 집도 부동산에 알아봤는데, 다락방과 테라스가 내가 원하던 딱 그런 집...

근처에 시립어린이집과 초등학교가 도보로 가능하고, 10분정도 도보로 갈 수 있는 신분당선 지하철을 타고 강남에 30분만에 도착하는 이 동네와 집이 너무 마음에 들어 우리 부부는 이 날 집을 부동산에 내놓았다.... 


하지만 이 집으로 이사를 가려면 현재 집을 팔아야 하고, 다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이사를 하는 이유가 좋은 동네를 찾기 위한 것도 있지만, 빚을 갚기 위한 것도 있었는데... 집으로 돌아와 계속 계산기를 두드려보다가 밤이 되서 깔끔하게 포기하기로 했다. 우리가 너무 좋은 걸 봐버려서 정신이 잠깐 나갔던 것 같다.


정신을 차리고 나서 생각을 해보니 집만 보고 이사를 하려고 했다는 게 너무 무리한 일이었다. 저기에 있는 시립어린이집에 대기를 넣어보니 85번째, 50번째... 내년이 되어도 기약이 없다. 지금 가까운 어린이집에 너무나 잘 다니고 있는데 뭘 위해 이사를 하는 거지? 


집을 보기 시작한 뒤에 이제 겨우 한 주가 지났을 뿐이고... 아직 이사 예정일은 11개월정도 남았는데, 너무 성급했다.

하지만 덕분에 중심을 잘 지켜야 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동네... 너무 매력적이다. 다음날 삼성전원마을 둘러보고 오는 길에 또 가서 구경했다는... ㅋ


이번 주말에는 동생 부부가 사는 평택에 가서 하룻밤 자면서 평택의 찜해놓은 동네를 구경하기로 했다. 오는 길에 동탄도 한바퀴 돌아보고 오기로 했다. 평택과 동탄은 서울과 엄청나게 멀지만 KTX가 올해 6월 개통되고 4년(?) 뒤에 수서역에도 KTX가 개통이 되면 30분 거리가 된다. 

집을 알아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서울 집값... 분명 내려간다. 이렇게 광역 교통망이 잘 되어가고, 신도시들이 쾌적하게 개발되다 보니 사람들이 굳이 서울에 살 이유가 없을 것 같다. 집은 계속 세워지고 인구는 줄어들고... 필연적이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이 여정이 끝날 때 즈음 우리는 부동산 전문가가 되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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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HOME2015. 3. 19. 15:39

예전부터 소파 뒷 벽이 허전해서 그림을 걸고 싶었다. 이왕이면 내가 그려서... 

대형 사과그림으로 유명한 엔조마리 그림이라면 간단하게 아크릴물감으로 따라 그리면 될 것 같은데,

아기랑 있으니 뭘 하든지간에 간단치가 않다. 

일단 작년에 이케아 놀러갔을 때 액자만 미리 사놓고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지난 구정! 드디어 완성한 배 그림! ㅋㅋㅋ


집에서 나 혼자 만족하고 있음.. 관심없는 네 남자..ㅋ


오리지날은 50만원에 가깝다고 하던데... 이건 초록색 시트지 반마 사다가 해결.. 액자까지 약 만원! 

(아이디어는 <북유럽스타일 아파트인테리어> 책을 참조했음)


<엔조마리 액자 만들기>

1. 액자와 초록색시트지, 흰색 도화지 구입

2. 원본 그림을 참고해서 신문지에 본을 뜬다.

3. 본을 초록색 시트지에 대고 자른 다음, 도화지에 붙인다.

(시트지에 기포가 들어가지 않도록 초록색 시트지를 끝만 먼저 붙인다음 자로 밀어가며 천천히 떼는 게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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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HOME2014. 11. 8. 17:16

우연히 '데일리라이크' 라는 원단사이트를 발견했다.

근데 여기 천이 완전 내 스타일! 이런 걸 보면 갑자기 뭔가 만들고 싶어진다.

 

사실 그동안 괜찮은 쿠션을 사고 싶었는데, 이 기회에 그냥 쿠션커버를 만들기로 했다. 맘에 드는 건 너무 비싸고, 적당한 가격은 뭔가 부족하다. ㅋ 이번 기회에 어려워하던 지퍼달기도 확실하게 마스터하기로.. 이번에도 역시 친절한 블로거님들의 도움을 받았다.ㅋㅋ

대충 빨리 만들던 것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확실히 알고 꼼꼼하게 만드니 확실히 완성도가 있다. 지금까지 만든 쿠션 중에 제일 마음에 든다. ^^ 조금만 더 연습하면 만들어서 팔아도 될 정도..? 누가 사려나... ㅋㅋ 시간 날 때 만들어서 집들이 선물로 주면 좋을 것 같다.

 

<숨김지퍼 쿠션만들기>

1. 재단 (쿠션솜 앞판 가로세로와 뒷판 가로 길이+3cm, 뒷판 세로길이는 +5cm 재단 후 1/3, 2/3 로 나눔)

2. 지퍼 달 부분 지그재그 박음질 해준 후,

한 쪽은 0.5cm, 다른 한 쪽은 1.5cm 접어 다려준다. (귀찮지만 그래도 해줘야 완성도가 높아짐)

3.0.5cm 접어준 부분과 지퍼를 중간에 맞춰서 지퍼달기 노루발로 바꾸고 박아준다.

4. 1.5cm 접어 다려준 부분을 지퍼를 덮어서 고정시킨 다음, ‾‾l________l‾‾ 이런 모양으로 박아준다.

('l' 부분은 튼튼하게 두번 왔다갔다 박아준다)

5. 앞판, 뒷판을 겉끼리 마주보게 하고 고정한 후, 사방을 지그재그로 한번, 일자로 한번 박음질한다.

*추가적으로, 천이 캔버스나 옥스퍼드가 아니라면 앞장 뒷면에누빔지를 대주면 쿠션 모양이 잘 잡힌다.
혹은, 솜을 넣기 전에 뒤집어서 한번 박아주면 깃이 생겨 더 완성도가 생긴다.


 완성!!

 

 

역시 아기를 보면서 만들다보니 집중해서 만들 수가 없다. 애기 잘 놀 때 옆에 두고 재단하고, 재워놓고 미싱 앞으로 달려가 만드느라고... 하나 만드는데 하루씩 걸렸다.

그래도 만들고 나니 너무 뿌듯하다. 친구가 날 보고 가만히 있으면 몸이 근질근질하냐고 그랬는데, 진짜 나는 가만히 있질 못하는 것 같다. 하루종일 애기만 보는 건 너무 지루하다. 육아 외에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하루를 잘 보낸 것 같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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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HOME2014. 8. 28. 22:23

다섯 살 수민이는 궁금한게 많다.

지난 삼일절날 어린이집에서 태극기를 배우고 나서 어딜 가든 태극기만 보면 "대한민국이다!!" 를 연발하는 수민이... 

만국기를 보면 저건 어느 나라냐고 묻는데 손가락으로 뭘 가르키는지 애매하기도 하지만 나도 정확히 아는 국기는 손에 꼽을 정도라 알려줄 수가 없었다. ㅋ


그러다 지난 주말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구경갔다가 발견한 예쁜 세계지도!

이 세계지도를 어떻게 활용할까 궁리하다가 만들었다. 자석세계지도칠판! 이 거창한 이름은 내가 정했음.. ㅋㅋ


- <자석세계지도칠판> 만들기-

1. 세계지도를 보호하기 위해 시트지를 붙인다. (중간에 기포가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

2. 세계지도 크기에 맞는 자석칠판 구입 (나는 액자느낌을 원해서 화이트프레임을 열심히 찾았다-택포 3만)

3. 만국기 이미지를 찾아 포토샵에서 만국기 밑에 나라이름을 한국어로 적고, 프린트한다.

4. 만국기에도 시트지를 붙이고, 크기에 맞게 자른다.

5. 국기마다 종이자석을 붙인다. (종이자석은 칠판에 딸려왔음)



손이 많이가는 일이었지만, 한번 뭐에 꽂히면 그것만 생각나는 나..ㅋ 이틀동안 완성했다. 아기 옆에 뉘어놓고 이야기하면서 수작업.. 애들이랑 방에서 놀면서 자르기.. 애들이랑 놀면서 만들다보면 자기도 칼로 자르겠다고 칼달라 종이달라 가위달라.. 일이 더 커진다. 아이들의 성화가 귀찮아질 때쯤 순식간에 정리해야 된다.


인터넷으로 찾은 만국기 이미지에 나라이름이 영어로 적혀있어서 일일히 포토샵으로 한글로 바꾸고 있는데, 수민이가 와서 기웃기웃한다. 알제리 국기 밑에 영어로 Algeria라고 적혀있는데 "어!? 알제리다!" 하고, 사우디아라비아 국기에 다른 나라 이름이 적혀있으니 (붙여넣기 하고 고치다보니) 왜 사우디아라비아인데 다른거라고 썼냐고 따진다. 얘 뭐지?? 어디서 봤는지...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꼬마의 기억력에 놀랄따름...


자석 만국기 붙이기...


수민이랑 만국기를 붙이다 보니 내가 얼마나 무식했는지 다 탄로나고 있다. 꽤 유명한 나라인데도 어디에 붙어있는지 한참 찾는데, 이게 은근히 재미있다. 수민이 없어도 혼자 자석 정리하다가 붙이기 시작하면 시간 가는지 모를 정도... 

그런데 내가 열심히 붙여 놓으면 수현이가 와서 뒤죽박죽 다 섞어서 떨어뜨려버린다. ㅠ 


아들 알려주려다가 내가 세계지리를 공부하고 있는 요즘.. ㅋㅋ 

참, 수민이가 예전에 낙서해 놓은 벽을 이 세계지도액자로 가려놓았다. 일석이조의 효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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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HOME2014. 6. 12. 18:01

애들이 많아지니 첫째 때처럼 100일동안 온전한 산후조리는 힘들다. 

나는 일찍 외출을 시작했지만, 그래도 아기는 왠만하면 밖에 늦게 데리고 나가려고 했는데 형들 어린이집 하원할 때가 문제였다. 산후도우미 2주가 끝나고는 친정엄마가 와 주셔서 아기를 엄마한테 맡기고 애들을 데리러 갔는데, 엄마도 스케줄이 있고 챙겨야 할 가족이 있으니 항상 미안한 마음이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으니 버티고 있었는데, 40일이 지나면서 슬슬 고민을 했다. 아기를 어떻게 데리고 나갈 것인가... 


더운데 겉싸개로 안고 가기도 그렇고, 아기를 두 손으로 들고 나가면 차 다니는 골목길에서 수민이 수현이를 제어하기 힘들다. 아직 아기 다리가 안 벌어져서 아기띠 하기도 어렵고, 유모차도 이른 것 같고... 


해결책은 슬링이었는데, 얼마 쓰지도 못할 거 사기는 너무 아까웠다. 

그것도 셋째인데.. 막판에 살 수는 없었다... 


그래서 만들어 보려고 검색을 시작했다. 검색하다가 알게된 건데 외국에서는 이렇게 파우치 슬링을 직접 만들어 쓰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나라에서 하는 건 한번도 못 봤지만, 핫슬링이라고 비슷한 게 있었는데 6만원이나 함..



며칠 간 구글과 유튜브에 "pouch sling tutorial" 등을 검색해서 어떻게 만드는 건지 연구했다. 사람들이 자세히 설명해놨지만 치수를 cm가 아닌 inch로 재는데다 사람들마다 조금씩 설명이 달라서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한 번 이해하고 나니 이렇게 쉬울 수가 없었다. ^^

긴 천이 필요했는데, 구석에 박혀있던 예전 커텐이 생각났다. 바로 꺼내서 재단 시작... 


1. 어울리는 천 두장을 재단한다.

가로 = (왼쪽 어깨부터 오른쪽 힙까지 길이+3인치) X 2 , 세로 55cm

2. 세로로 반을 접고, 또 가로로 반을 접는다.

3. 접히지 않은 면을 초승달처럼 둥글게 자른다.

4. 두 천의 겉면을 마주하고 양쪽 긴 면을 붙여 박음질한다.

5. 둥근 부분을 박음질해서 마무리한다.


애들 잘 놀 때, 막내가 잘 때 틈틈히 만들다보니 과정샷을 찍어보려고 했는데, 찍을 여유가 없었다. 마음이 급해서 심지어 재단도 제대로 못하고 바로 가위질을 했다. ㅋ 


만들자마자 착용해봤더니 너무 좋다. 어깨도 안아프고 편하고..수빈이도 여기 들어가기만 하면 잘 잔다. 안에 쏙 들어가면 햇빛과 바람으로부터 차단할 수 있다. 가장 좋은 점은 두 손이 자유로워진다는 거. 

평소 내 미싱질에 시큰둥하던 남편은 이걸 보고 너무 잘 만들었다며 칭찬한다.ㅋㅋ

진짜 신생아 있는 집마다 만들어서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다. 시간만 있다면.. ^^;;


어쨌든, 슬링 덕분에 이제 더이상 나갈 때 고민하지 않고 나간다!!


한 번은 커피숍에 이러고 갔더니, 직원이 눈이 똥그래져서 날 쳐다본다. 

강아지를 이렇게 안고 다니는 줄 알았다며.. ㅋㅋ 

Posted by kimberly
HOME2014. 2. 18. 16:23

인테리어가 끝나면 한번 사진 찍어서 비교해봐야지.. 했었는데, 3개월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안 올린 건 내 마음의 여유가 없없나 보다. 정리도 청소도 깨끗이 하고 카메라로 잘 찍어 올리고 싶었는데, 그냥 살던대로 살아야지.. 처음에는 카메라로 찍다가 나중에는 그냥 폰으로 대충찍었다.

울엄마는 이런거 자랑이라고 올리지 말라고 했지만, 어쨌든 큰 돈 들여가며 몇달동안 고생하며 마련한 우리집.. 마침표는 찍고 싶었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언젠가 또 기회가 된다면 지금 아쉬웠던 점도 잊지 않기 위해..

 

1. 침실

  <After>                                                   <Before>                          

큰방은 베란다 확장을 해서 외풍이 심하다고 함 -> 창문쪽으로 'ㄱ'자 단열작업

베란다 조명은 없앨까 하다가, 30w짜리 전구를 설치해서 살렸다. 

애들 자기 전에 켜 두고 책을 읽어 주는데 아주 좋다. (남편은 더 어두워야 한다고 함)

길가에 가로등이 있어서 깜깜한 걸 좋아하는 남편은 대나무 블라인드가 완벽하게 차단이 안된다고 했지만,

나는 낮에는 햇빛이 은은하게 들어와서 넘 좋다. 빛을 차단하려면 더 어두운 색을 해야함.. 

 

2. 부엌 

     <Before>                                                <After>                  

 가장 개조가 필요했던 부엌의 문제점은 냉장고 위치때문이었다. 가뜩이나 좁은 부엌에 큰 냉장고가 떡하고 버티고 있었으니 그동안 어떻게 요리를 했었는지 싶을 정도로 조리공간도 없었다.

그래서 현관 옆 애매하게 들어가 있는 부분에 딱 맞게 붙박이장을 짜서 냉장고를 집어넣었다.

               <Before>                                                       <After>            

냉장고 옆에는 책장을 짜 넣어 반대쪽에서 쓸 수 있게 했고,

선반은 수납도 용이하고 답답한 느낌을 주지 않게 부분적으로 문을 달지 않았다.

엄청난 고민을 하면서 붙박이장 설계도까지 그려서 갔는데,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잘 해주셨지만 한 가지..

부엌 선반장을 통후드 높이에 맞춰 달라고 했는데, 안 맞는다.

아.. 아저씨..ㅠ 아무도 신경 안 쓰지만 나는 볼 때마다 생각난다.. 조금 더 올라갔어야 했는데...

붙박이장 한쪽 면을 타공판으로 하고 싶었는데, 따로 주문제작하면 비싸서 그냥 인터넷에서 주문했다.

부엌 벽에 달아 놓았는데, 아직 붙여놓은 레시피는 하나도 없음.. ㅋㅋ

 

3. 거실

<Before>                                                   <After>   

   <Before>                                                       <After> 

냉장고를 밖으로 뺀 뒤 그 자리에 있던 식탁은 거실 구석으로 옮겼다.

예전에 식탁 위에 팬던트 등을 달려고 샀다가 무거워서 못 달고 보관만 하던 게 있었는데, 드디어 개봉했다.

그런데 이 식탁등을 빼는데 전기 아저씨가 고생을 많이 하셨다. 아저씨가 조금 어설프기도 하셨던 듯...

처음에는 기존에 거실에 설치되어 있던 할로겐 등을 이 식탁등과 같이 켜지게 작업을 하셨다가,

우리랑 계약했던 조명집 사장님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그러면 어떻게 하냐고 엄청 쿠사리를 들으시고는 밤 늦게까지 할로겐과 식탁등이 따로 켜지게 작업을 하고 가심... 근데 그 때 그렇게 안했으면 얼마나 불편했을까!

대충 아저씨가 하는 대로 놔뒀다가 엄청 후회 했을 뻔... 조명집 사장님께 감사를.. ㅋ

 거실로 들어온 식탁은 부엌이랑 조금 멀어서 이동하는데는 조금 불편하지만..책상으로 잘 활용하고 있음..

 

4. 애들 방/ 작업실

    <After>

현관문을 열자마자 바로 보이는 곳이 이 파란 벽이랑 십자가.

블루 무지 벽지를 'ㄱ'자로 발랐는데, 포인트로 나름 이쁘다.

 

5. 화장실

       <Before>                                                                 <After> 

아이들 때문에 꼭 욕조가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가려고 했는데, 저 핑크색 욕조는 너무 싫었다.

꼭 화장실은 내 취향대로 바꾸고 싶었음... 세면대는 저렇게 생긴 것으로, 변기는 물 때가 안끼게 안이 움푹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수납할 것이 많으니 꼭 슬라이드장과 젠다이를 설치하도록.

원하는게 너무 확실하니 결정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그런데 시공업체에서 자꾸 젠다이를 하면 좁은 화장실이 더 좁아진다며.. 하지말라고 하는데,

그것 때문에 한참 실랑이를 했다. 이것도 안했으면 어쩔 뻔했냐고..

슬라이드장도 업체에서 보여주는 카달로그에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인터넷에서 직접 주문해서 시공만 부탁드렸다. 

 

 

어쨌든 자기집 인테리어 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사용자는 나니까 휘둘리지 말고 끝까지 소신을 가지고 해야 된다는 거다. 이 과정에서 내가 뭘 원하는지 내가 뭘 좋아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나는 집 구조도, 붙박이장 설계도도 직접 그려서 설명을 하면서 업체를 찾아다녔고, 업체와 최대한 생각의 갭을 줄이기 위해 인테리어 책을 포스트잇으로 사이사이에 붙여서 설명했다. 핸드폰에 넣어둔 사진도 정리해서 다녔는데, 정말 타일 종류 하나라도.. 문짝 종류도, 조명 하나도 왜 그걸 선택해야하는지 확실한 이유를 가지고 있으면 나중에 후회가 되지 않을 것 같다..

 

전체 시공비는 대략 화장실 300만원, 부엌 붙박이장 300, 목공 (문짝 몰딩 교체 등) 300, 도배+장판 100~150, 전기 100~150, 보일러 60~80 정도 들었다. 최소한으로 하려고 했지만, 그래도 투자할 것은 투자했다. 바닥은 아이들 뛰는 것 때문에 소리지움장판으로 나무바닥보다 더 비싼 걸로 했고, 화장실도 젠다이 설치하느라...

벽지는 을지로에서 했는데, 쌌던만큼 너무 아쉬운 부분이 많다. 뜬 부분도 많이 보이고, 정말 대충했구나 싶다. 을지로에서 하려면 후기도 많이 찾아보고 정말 믿을만한 곳에서 하길.. 그래도 전기는 무난하게 한 듯...

 

정말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던 인테리어 꿈나무였던 나는... 직접 부딪히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 절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끝나고 나니 내가 신경쓴 만큼 집이 너무너무 소중해졌다. 언젠가 이 집을 팔고 또 이사를 해야겠지만 당장은 누군가게게 전세를 주기에도 아까울 만큼 집이 좋다.

벌써 세 달이 지났는데도 매일매일 이렇게 좋으니.. 무엇보다 더이상 언덕을 오르내리지 않고 다닐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 길을 오가면서 예전에 다니던 오르막 길을 쳐다보면 끔찍하다. 한번 전에 살던 집에 가서 우편물도 확인해야하는데, 다시는 가고 싶지가 않다. ㅋㅋ 아이들도 매일 어린이집 가는게 수월해져서 그런지 집에 가는 길에 찡찡거리지 않는다. 

이사하기 불과 2달 전만해도 집을 산다는 건 상상도 못했었는데.. 이렇게 예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셋째가 나올 날은 이제 두 달 정도 남았는데, 이렇게 이사한 것만으로도 준비는 다 한것 같다. ㅎㅎ 

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