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너무 바빴다.
영상편집 일이 들어와서 기쁜 마음으로 했다.
co*x 종무식 영상
컴퓨터로 작업하는 일은 재밌고 앉아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런데 이것 외에 교회 송구영신영상도 만들어야 되고,
아버님 회사 홈페이지 구성 ppt와 상품설명서도 만들어야 됐고,
남편 친구모임 여행 계가 1월초로 갑자기 잡혀서 적당한 숙소와 놀거리를 검색해 예약해야 했다. (내가 회계ㅋ)
이 모든 일이 일주일동안 벌어졌다.
늦게 자는 아이들 잠들고 난 11시~12시면 일어나 컴퓨터 작업을 하고,
어질러진 집을 정리하고, 밀린 남편 와이셔츠 다림질을 하고, 내일 이유식할 쌀을 미리 불려놓고, 블로그도 쓰고,
빨아놓은 어린이집 이불 정리, 어린이집 수첩 적고 가방챙기기, 입금할 것 등 가계부를 정리하면 새벽 2시...
이 외에 집안일과 삼형제 돌보기..
특히 요즘 껌딱지가 된 수빈이랑 같이 있으면 일은 많고 마음이 바쁘다. 바쁜 마음이 바로바로 해결이 안되면 조급해지기 마련.. 그러면 온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나도 모르게 몸과 마음이 지쳐가고 있었는데 이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다달았을 즈음... 남편이 일을 저질렀다.
전 날 당일 출장갔다 온 남편 푹 자라고 겸사겸사 친정에서 하룻 밤을 잤는데, 다음 날 우릴 데리러 온 남편이 회사에서 보너스를 받았다며 친정에 90만원을 용돈으로 드린거다. 공평하게 시댁 드릴 용돈과 합치면 150만원.... 두둥......
나는 연말에 목돈 만들어 대출을 갚을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생신도 아니고, 명절도 아니었는데... 문제는 나와 전혀 상의가 없었다는 것...
기분 좋게 용돈을 드리던 현장에서 나는 너무 당황해서 표정관리가 안 됐다. 괜히 미안해진 엄마랑 동생은 돈을 꺼내 나한테 돌려주는 요상한 상황이 발생했다...
한 해의 마지막날, 집에 돌아와 정말 오랜만에 싸웠다.
남편은 보너스받은 돈이고, 평소 용돈도 안 받는데 그것도 내 마음대로 못쓰냐고 항변한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 속이 더 답답해진다...
그래도...
예수님을 닮아가는 가족이 되도록 노력해보자고 하지 않았나..
며칠동안... 마음 속에서 전쟁을 치르면서 5일 간 곰곰히 생각해봤다.
(이 와중에 우리는 강원도로 2박3일로 여행을 갔다옴..ㅋ)
나도 항상 부모님께 두둑하게 용돈을 드리고 싶었지만 마음만 그럴 뿐, 가정주부로 살다보니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았다... 그런데 술마시는 데 쓴 것도 아니고, '내' 부모님한테 용돈을 드린 건데.. 감사함을 행동으로 옮겨준 남편한테 오히려 고마워해야되는 상황이 아닌가.
나는 무엇을 위해서 돈을 모으려고 하는가... 이런데 쓰려고 하는 게 아닌가...
그리고 우리 남편은.. 집에 있을 때 식사도 차려주고, 시키지 않아도 빨래와 청소와 설거지는 알아서 하는 남편이 아닌가. 아이들과 너무나 잘 놀아주는 1등 아빠가 아닌가.
좋은 점만 생각하려고 해보니 돈을 마음대로 썼다고 화를 냈던 나의 마음이 자꾸만 작아진다.
부부관계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내는 생각할 것이 너무 많아 세세한 나무들은 잘 볼지 몰라도, 남편은 숲 전체 큰 그림을 볼 줄 아는 것 같다. 그래서 하나님은 남편한테 순종하라고 하시나보다.
1년 내내.. 아니 평생 내 마음은 그 순종해야하는 마음과 싸우겠지만 그래도 노력해봐야겠다.
그리고... 남편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
수빈이가 자꾸 내 몸을 기어올라 붙잡고, 매달리고 할 때마다 내가 "얘 하루종일 이래.. 너무 힘들어" 할 때마다,
"도대체 그 말을 몇 번째 하는거야?" 그말 말고!!!
내가 듣고 싶은 말은 "힘들겠다","애쓰네~" "고생한다" 이거였다는 거...
(시댁 일을 말 없이 돕는 나를 볼 때나 돈 벌려고 일하고 있을 때도 동일하게 적용해주면 됨)
이 한마디면 된다.
우주평화를 불러오는 한 마디
<전투육아> 중...
(가볍지만 힐링된다.. 다 똑같이 살고 있구나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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