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09. 11. 13. 15:25

시댁에서 김장을 했다. 시댁외가 아홉집 김장을 하느라, 배추가 200포기가 넘는다. 

친정에서는 우리가족 김장만 했기 때문에
도우러 왔던 날 쌓여 있는 김치 보고 놀라고, 기다리고 있는 빈 김치통들을 보고 또 놀랐다.. (70통이 넘었다)

김장 첫째날 일찍 간다고 했었는데, 오빠랑 잠을 한번 깨지도 않고 자다가 11시에 일어났다..ㅋ 
전날 전시가 끝난터라 일요일인데도 오빠는 회사를 가고, 나 혼자 죄송한 마음으로 시댁행.
   
배추 속 만들 미나리, 갓을 다듬고, 배추 씻고 무 씻고, 항아리에 넣어 절이고, 무 채썰고 하는데 양도 많고 할 일이 넘 많아서 하루 종일 걸렸다. 끼니 챙기는 것도 사람이 많으니 일이다.

자고 가려고 했는데, 오빠가 내일 출근할 양복을 안 가지고 와서 집으로.. 11시도착.

둘째날, 오빠랑 여의도로 출근을 같이 하고, 9호선타고 버스타고... 아침 일찍 온다고 왔는데 그래도 10시가 넘었다.
다행히 수산시장에 가신 할머니 이모를 빼고는 처음으로 도착.

눈치 없는 새댁 오늘은 사진을 찍어봤다.

절인 배추, 무를 다시 씻는 큰 외숙모, 이모님

씻으면 아버님이 이렇게 차곡차곡 널어 배추 물기를 뺀다.

속 만드는데 아버님 활약이 대단하셨다. 
김치 속은 멸치액젓, 새우젓, 무채, 고춧가루, 풀, 미나리, 갓, 마늘, 생강, 파가 들어간다.
(메모해 놓음ㅋㅋ)

어제 다 속 재료를 준비해 놨는데도 부족해서
옆에서 또 이렇게 준비를... 아버님 어머니 모습
저 통들 봐라...

결혼을 하고 어머니가 주신 김치를 우리 엄마가 맛을 보고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고 하셨다.
심지어 남은 찌끄레기를 싸가지고 가셔서 밥에 말아 드셨다는 말을 외할머니께 했더니 좋아하시며 김장하러 오는 이모들한테 다 말하신다. 결국 우리 엄마 줄 김치 한 통을 따로 만들어서 선물로 주셨다. ^^

임신했다고 어른들이 나를 일 시키는데 조심조심 하셨는데도, 이틀 내내 일 했다고 허리 골반이 너무 아팠다.
골반이 더 넓어지려고 조금 아프던 허리가 집에 왔더니 긴장이 풀어져서 움직일 때마다 악 소리가 났다...

그래도 대충 김장하는 순서도 알았고, 미나리가 뭔지 갓이 뭔지, 어떻게 다듬는지도 알았다. 무 채도 어설프고 느리지만 열심히 썰면서 조금 늘었고.. 어른들 수다떠시고 서로 싸우시다가 또 웃으시다가, 흉도 보시다가 그런 모습들 보니까 재밌기도 하고 더 친근해진 것 같다. ㅎ 

하여간 대단했던 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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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