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화광이다. 주말과 새벽에 시간을 내어 틈틈히 영화를 본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영화를 다 보는 것은 아니다. 나의 시간은 소중하니 킬링타임용 영화는 사절이고, 최소한 한 가지는 충족해야 한다. 재미가 있거나, 메세지가 있거나, 배우를 좋아하거나, 연기가 훌륭하거나, 감독을 좋아하거나, 너무 인기가 많아서 궁금증을 유발하거나. 뭐든지 하나는 걸릴 것 같지만, 은근히 이런 영화를 찾기가 쉽지는 않다. 이미 본 영화가 많고,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는 그런 이유로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영화를 고르는 나만의 방법을 찾았다. 생각해보니 독서법의 계독과도 비슷하다. 하나의 테마를 잡아서 그 분야의 영화를 최대한 많이 보는 것이다. 한 때는 홀로코스트 영화에 빠져서 관련 영화는 거의 다 찾아봤다. <피아니스트>, <쉰들러리스트>, <인생은 아름다워>, <사울의 아들>, <리멤버>, <블랙북>, <버스터즈: 거친녀석들>, <어둠속의 빛: 디테일스>... 믿고 보는 제시카 차스테인이 주연한 영화들을 탐독하다가, 제임스 맥어보이에 빠져서 그가 나온 영화들을 찾아보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영화를 보다보면 연결이 되는 배우들이 있는데, 그 뒷 배경을 찾아보며 재미있다. 가끔 이렇게 영화들을 연결하며 공통점을 찾아서 정리도 한다.


<어톤먼트>와 <비커밍 제인>의 공통점은?

1. 누군가의 개입으로 비극적인 사랑으로 끝남

2. 슬픔을 소설로 승화함

3. 남주가 제임스 맥어보이 


무슨 영화를 볼지 고르는 데 가끔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는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숨겨진 보물같은 영화를 찾으면 만족도가 너무 높다. 그래서 계속 이 방법을 고수할 것 같다. 아직 오늘 밤의 고민이 해결되지 않았다. 오늘 밤에는 무슨 영화를 볼까?


[30일 글쓰기] #26. 나는 어떤 분야의 덕후입니까?

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