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11. 9. 16. 12:43

결혼하고 나서 나는 추석이 다가오면 먼저 겁부터 난다.
시댁이 큰집이라 명절에는 고조할아버지부터 돌아가신 큰아버지까지 함께 차례를 지내기 때문에 
음식준비하는 수준이 우리 친정집이랑 차원이 다르다. ㅋ

하루종일 음식준비하고, 밥 차리고 치우고 설거지하는 게 일인데 
그나마 나는 추석 이틀 전에 시댁에 가서 추석까지 삼일동안 빡세게 일하면 되지만
어머니는 일주일 전부터 준비를 하시느라 너무 고생하신다.
장만 다섯 번은 보시는 듯...

이번 추석도 정신없이 지나갔다.

사람들이 수민이를 봐준다고 해도 신경이 쓰이고
수민이가 수환이랑 소정이를 너무 좋아해서 같이 신나게 놀지만,
그래도 애들이라 봐주는 어른이 없으면 어느새 수민이가 침대에서 떨어지고, 계단에서 넘어져 울고 있다.
덕분에 얼굴에 멍과 상처가.. ㅠ (다행히 크게 다치진 않았다)

소정이 수환이한테 수민이 동생이 생겼다고 하니 난감한 표정을 짓는 아이들.. ㅋㅋ
소정: "그러면 내가 더 힘들어지잖아요."
수민이 보느라 나름 힘든가보다...


생각하면 우울하니 생각안하려고 해도 추석을 보내고 나면 여자의 운명?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추석 내내 남자들은 하루종일 자고, 차려주는 밥 먹고, 술 마시고, 논다.
요즘 수민이가 날 너무 힘들게 하다보니 더 슬프다.
몰래 화장실에만 가도 금새 쫒아와서 소리를 지르면서 울고 있으니... 

어쨌든, 추석 아침에 차례를 치르고 우린 친정에 가서 일박을 하고,

연휴 마지막날 저녁에는 시댁 외할머니댁에서 친척들이 모이기로 해서
그 사이 남는 시간에는 수민이랑 놀러 나갔다.

이번에는 브루미 놀이터에 가봤는데, 24개월 이하는 무료입장이라고 좋아했더니 정말 놀게 없었다.
뭐 자동차 타고 매달리고 뛰어다니는 게 많아서 요즘 막 걷기 시작하는 수민이한테는 무리...
한 시간만에 나오면서 어른 입장료 2만원이 아까웠다. ㅋ

제일 좋아하던 브루미 자동차.. 이것만 타고 한참 놀았다.


시댁 외가에서 수민이도 윳놀이 한판..

 

한참 재미있게 놀았으니 집에오는 차 안에서 수민이가 그대로 잠들기를 바랬는데
차안에서 열심히 힘주고 똥을 누더니 잠이 들었다.

너무 곤하게 잠들어서 깨우기는 미안하고 물티슈로만 닦기로..
요즘 냄새에 민감한 나는 똥 닦다가 화장실 가서 한번 게워주시고 뒷처리는 오빠가.. 
 

너무 피곤한지 똥 닦는데도 모르고 잘 자는 아들..


올해 추석은 이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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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