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11. 11. 1. 18:58
일요일에 수민이를 시댁에 맡기고, 퇴원해서도 삼일 간 더 요양했다.
남편만 쉰게 아니라 나도 푹~ 쉬었다. ㅋ 
수민이가 걱정되고 보고싶고, 어머니한테 죄송하면서도 한편으론.. 이렇게 편할 수가...!

그 일주일 사이에 새로 일도 들어왔다.
그동안 해 왔던 일을 완전히 끝내자마자 신기하게 바로 다음날 일이 들어와서 금요일 아침에는 미팅도 갔다왔다.
오빠는 자고 있고 나 혼자 일어나 나갈 준비를 하니 내가 가장이 된 느낌.. ㅋㅋ
한번 어디 나가려면 아기 맡기기도 복잡한데 참 운도 좋다.

일주일 사이에 두 번 수민이를 보긴 했지만
한 번은 너무 곤하게 자고 있어서 얼굴만 보고, 
한 번은 어머니가 두시간 동안 잠깐 들르신 거라 제대로 놀아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과 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채로 토요일 저녁에 집으로 갔다.

그런데 차가 얼마나 막히던지!!
택시를 탔는데, 안막히면 20분이면 가는 길이 한 시간 반이나 걸렸다..

멀미가 단단히 나서 시댁 도착하자마자 난 화장실로 직행.. ㅠ
수민이는 날 보고 반가워 달려와서 화장실 문을 두드리며 "엄마! 엄마" 소리를 지른다.
나와서 안아줬더니 꼭 안겨 다른 사람한테 가지도 않고 떨어지질 않는다.

내가 아들 보고 싶었던 것처럼 울아들도 말은 못해도 내가 보고 싶었나보다.
이불깔고 누워있는데 내가 있는게 신기한지 자꾸 나한테 와서 얼굴을 갸우뚱 하며 한참을 바라보다 간다.

빡빡이가 된 건 다음날이었다.. 
오빠가 수민이 데리고 같이 머리 자르러 간다고 했더니 머리를 한번 밀어줘야된다는 여론이 갑자기 형성됐다.
난  이제 겨울 다가오면 춥고, 수민이 모자 안쓰려고 하고 이런 저런 이유로 소심하게 반대했지만 
오빠, 아버님, 어머니 그리고 외할머니까지 한 편이 되서 한 번 깍아줘야 한다고..ㅠ
갑자기 아버님이 목욕탕가서 때밀이(이 아저씨는 이발과 때밀이를 같이 하나보다..)한테 깍으면 된다고 데리고 나가셨다.

순식간에 빡빡이가 된 울 아들.. ㅠ 목욕탕에 때미는 사람이 밀려 있어서 이발소로 갔다는데,
깍으면서 얼마나 울었던지 돌아와서 내 품에 안겨 한참을 흐느낀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귀여워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친정에 데리고 가보니 다들 속상해하신다. 어쩜 이렇게 다른지..ㅋㅋ 

빡빡이가 된 수민이.. ㅠ


월요일에는 아들이랑 오랜만에 놀아주려고 아침부터 책이랑놀이랑 도서관에 갔다.
가는 길에 시장 옆에 닭 키우는 집 발견.. 처음 닭을 보는 수민이는 신기한지 한참을 열심히 바라본다.

수민이랑 같이 있으니 울 아들은 엄마랑 있을 때 제일 행복해 보인다.
유모차를 끌고 가면서 나도 모르게 동요를 흥얼거리고 있는 나도...
이런게 행복인가염.. ㅎ
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