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남편 휴가가 밀려서 8월 마지막 주로 잡혔다.
조금 늦게 가긴 하지만 그래서 좋은 건 비성수기라 숙박료가 싸고 사람이 많이 없다는 거다.
이번 여행의 포인트는 '수영장에서 물놀이하기'였는데,
펜션을 찾다보니 이왕이면 개인수영장, 이왕이면 큰 욕조, 이왕이면 하노끼 욕조.. 스파.. 이왕이면 카페도..
이런식으로 나의 요구조건은 많아졌고 검색을 하다보니 눈은 엄청 높아졌다.
당연한거겠지만 너무 좋은 곳은 비싸고 가격대비 괜찮은 곳은 이미 예약이 꽉 차있었다. 폭풍검색을 하다 다행히 한 곳을 발견! 여러 조건을 만족하면서 가격대비 제일 저렴했다. 알고보니 우결에서 한 커플이 묶었던 방이라고.
수요일 아침, 분주하게 움직여 수민이 피부과에 갔다가 소현언니네 들려서 쏘서를 싣고서 드디어 출발했다.
도착해서 제일 먼저 확인해 본 수영장은 이틀 전에 지나갔던 태풍 때문에 낙엽이 우수수 떨어져있었는데, 들어간다고 하니 바로 청소해주셨다. 약간 추운 감은 있었지만 오랜만에 물속에 들어가니 넘 좋았다. 수민이는 신이 나서 깔깔깔 웃고 난리다.
리버* 펜션 수영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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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놀고 있는 동안 수현이는 쏘서에서 잘 놀고 있다. 쏘서 안 가지고 갔으면 어쩔뻔했니.. ㅋ
입술이 퍼래질때까지 안 나오겠다던 수민이
아빠랑 스파도 하고,
<각시탈>에 영감받은 수민아빠 무술 시범 중.. ㅋ
다음날은 태풍이 강원도로 온다고 해서 하루종일 비가 왔다. 발길 닿는대로 가려고 숙박을 미리 예약해 놓지 않았는데, 어차피 야외 수영은 못하고.. 다행이었다고 해야하나? 어디로 갈까 하다가 춘천으로 갔는데, 근처에 <애니메이션 박물관>도 있어서 우리에게 딱 좋았다.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
이번 여행의 최대 변수는 태풍이었다. 하필 또 강원도로 온다는 태풍.
덕분에 하루종일 실내에 갇혀있어서 그랬는지 오빠랑 나 둘 다 짜증이 나 있었나보다.
저녁에 춘천 닭갈비를 포장을 하러 갔는데, 나는 재료만 포장해오겠거니.. 금방 올 줄 알고 애들이랑 차 안에 있었다.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빠는 안오고 수민이는 바지에 쉬를 해 버리고, 수현이는 울고, 밖에는 비오고.. 도저히 안되겠어서 애들을 들쳐업고 가게로 들어갔더니, 아줌마가 닭갈비를 볶고 계시는 동안 오빠는 가만히 앉아서 티비를 보고 있었다.
오래 걸릴 것 같으면 얘기를 해주던가.. 차에 와서 애를 한 명 데리고 가던가.. 나는 애들이랑 씨름하고 있는데 열이 받아서 뭐라고 하다가 결국 싸우고, 숙소에 들어와서 닭갈비는 먹지도 않고 나는 밖으로 나갔다. 소심하게 복도로.. ㅋ
혼자 애들 보는 게 어떤가 한 번 당해봐라. 이런 마음이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좋았댄다.
밖에서 애들 울고불고 소리 다 듣고 있었는데.. ㅋ 뭐 좋았다니 가끔 이렇게 맡기고 나가야 겠다.
하룻밤지나고 나니 화도 조금 풀리고, 오빠는 어제 싸워서 후련했다며 웃는데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부부싸움은 물배기라고 하나보다. 어차피 여행 왔는데 화내고 있으면 나만 손해다.ㅋ
체크아웃 하고 바로 옆에 있는 의암호 산책을 나가서 간단히 간식을 먹고, 수영장에 갔다.
가족사진 한 장찍고 수영장으로.
이날 묵었던 곳은 라*나 콘도였는데, 다음번에 또 오기로 할 정도로 좋았다. 숙박료도 싼 편이고 (인터넷에서 3일전에 예약하면 8만원) 호수 옆이라 전망도 좋고, 무엇보다 수영장이 최고였다.
어른 입장료 만원씩 (36개월 이하 유아들은 무료) 내고 들어간 수영장은 시설도 물이 너무 깨끗했다. 사람도 없었고 이날 날씨도 정말 좋았고, 물 위에 둥둥 떠서 맑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니 외국 리조트에 온 것 같았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라데* 콘도 수영장
사람이 없어서 우리가 전세내고 놀았다. ㅎㅎ
사진 찍다가 수민이 물에 빠뜨린 순간.. 그 뒤로 절대 미끄럼틀은 안 탔다.
수현이 목튜브.. 우리가 했다. 격하게 웃는 수민이 ㅋㅋ
이렇게 우리가 노는 동안 푹 자고 있는 수현이.. 이렇게 고마울 수가. ㅠ
이번 여행에는 김치랑 반찬이랑 쌀 등 음식을 준비해가서 해먹었는데 사먹는 것보다 더 알차게 먹은 것 같다. 그래서 외식비도 별로 안 들고 알뜰히 잘 갔다 왔다. 태풍이 와서 가려고 했던 양떼목장에 또 못 가긴 했지만 덕분에 후련하게(?) 잘 싸우고 왔다고 해야하나? ㅎ 우리는 둘 다 참는 성격이라 잘 싸우지 않는데, 가끔씩 이렇게 해소를 할 필요도 있는 것 같다.
이번 휴가에는 충청도로 강원도로 열심히 돌아다니고, 태풍이 와서 이틀동안 집에만 있기도 했고..
일주일이 유난히 길었던 것 같다. 푹 쉬었으니 평상시로 다시 돌아가야지.
이제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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