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이틀째.
보은에서 하루 일찍 나섰기 때문에 숙박할 곳을 급하게 찾았다. 우리는 어차피 하루종일 밖에서 놀다가 잠만 잘 꺼기 때문에 싼 민박 위주로 검색했다. 말은 아무 집이나 가자고 했지만, 남편과 나의 까다로운 입맛에 딱 맞는 집을 찾기는 어려웠다. 서천에 도착해서 차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급 검색...
<바다향기 *션> 펜션에 전화를 걸어 2박에 15만원으로 합의를 봤다.
숙소는 깨끗한 편이었고, 에어컨과 TV, 주방시설도 갖춰져 있고, 바로 바다가 보였고, 바람이 잘 통해서 에어컨을 켜지 않아도 시원했다. 가장 좋았던 건 갯벌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는 것! 조개 캐는 도구들을 빌려갈 수 도 있었다.
갯벌에 언제 갔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아이들이 없으면 절대 하지 않았을 번거로움과 수고를 감수했는데, 역시 아이들과 함께하니 재미있었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그냥 발바닥에 조개가 잡혔다. 나는 발가락으로 조개를 잡았을 정도!
작은 게 발견~ 무서워하는 수빈이~
게와 소라게도 발견~
앞장 서서 가면서 빨리 오라고 몇 번을 말했는지? 둘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삼매경...
비싼 모시조개인 줄 알았는데, 흔한 동죽이었음ㅋㅋ
오후 5시쯤 해질 무렵부터 7시까지 조개를 캤다.
하루 해감을 해 놓았지만 다음날 먹어보니 그래도 모래가 씹혀서 조개 똥을 일일히 뻈다. 수고에 비해 양은 참 적었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열심히 받아 먹은 걸로 만족했다.
갯벌에서 내가 궁금했던 생물은 바로 이것,
갯벌 초입에서 많이 발견했는데, 미끈하고 물컹한 살덩어리였고 껍데기가 없이 기어다녔다.
정체가 뭘까 궁금해서 수민이한테 "갯벌에 사는 생물 책이 있나 서점에 가볼까?" 했더니 계속 책 사러 가자며 노래를 불렀다. 결국 다음 날 서천에 있는 유일한 서점에 가서 Britannica 만화백과 <갯벌> 책을 샀다. (수민이가 보기에는 수준이 조금 높았지만, 그래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궁금했던 생물의 정체는 '민챙이'였다. 암수한몸이지만 건강한 유전자를 위해 다른 민챙이와 교배한다. 참 신기하다. 이렇게 갯벌 먹이사슬의 최하위층도 다양한 유전자가 종족의 번식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이.
최소 비용으로 대량생산을 하기 위해 유전자 주사를 놓아 가축들의 유전자를 획일화시키는 인간과는 대조적이다. 돈 때문이다. 무엇이 더 중요한가? 심지어 이 먹이사슬의 최하층도 아는데...
다음날 서천 국립생태원에 가기로 했는데, 그래서인지 아이들보다 내가 더 기대를 많이 한 것 같다.
'일상 > 여행, 나들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휴가4 (서천-국립생태원 0817) (0) | 2016.09.03 |
---|---|
여름휴가3 (서천구경-0816) (0) | 2016.08.30 |
여름휴가1 (보은-0814~15) (0) | 2016.08.24 |
양수이모 집 방문에서 얻은 수확 (평택 7월 28-30일) (0) | 2016.08.08 |
눈싸움하러 천안까지... (2015-3-1) (0) | 2016.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