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들을 너무나 사랑하는 양수 이모의 초대로 평택에서 2박3일을 지냈다.
첫 날은 평택 가는 차 안에서 아이들을 재워서 수월하게 넘어갔는데,
다음 날, 일찍 일어난 아이들과 쉬지 않고 놀아주다가 시계를 보니 12시... OTL 오늘도 하루가 길겠구나.. ㅠ
점심을 먹고 더울 줄 알면서도 밖으로 나왔다. 카페와 놀이터, 집 앞에 있던 분양하우스 구경(다행히 안에 볼풀장이 있었음), 바닥분수 한 시간을 놀고 집에 돌아오니 6시. 막내는 그 시간까지 안 잤다.
역시 아이 셋과 하루종일 풀로 놀아주기는 너무나 지친다. 영혼이 빠져나가는 느낌.. ㅋㅋ
한편으로 난 양수가 이젠 다시 초대하지 않겠다 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이 이모는 불평 한 마디 없이 우리에게 헌신해 주었다!!!
(오전 활동: 아이언맨 게임-TV보기-물감으로 그림그리기-딱지치기-숨바꼭질)
수현이가 찍어준 우리 사진
재미있었던 건, 우리가 갔던 소사벌지구의 카페에서 생전 들어보지 못한 개구리 소리가 들렸다는 것.
아이들과 무슨 개구리 소리인지 한참을 검색하다가 <평택소사벌지구 금개구리 발견> 이라는 글을 찾았다!
"지난 6월 22일 소사벌택지지구 2호 근린공원구획 내에서 맹꽁이 3개체가 발견되어 시작된 조사는 현재 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와 사후환경조사를 맡은 용역업체가합동 조사팀을 구성하여 한각유역환경청에 신고한 후 맹꽁이가 확인된 여러 지역에 펜스와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팻말을 설치하고 맹꽁이 트랩을 설치하여 포획중이며,9월말까지 구조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출처 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의 블로그>
우리가 들었던 개구리 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맹꽁이었다. 알고 나서 울음 소리를 다시 들어보니 "맹~꽁~ 맹~꽁~" 하고 들렸다. 와~ 너무 신기했다! 내가 이 정도였는데 아이들은 얼마나 좋아했는지... 그 표정이 생생하다.
이렇게 청각으로 들어 배우는 걸 어떻게 글로 읽어 아는 것과 비교할 수 있을까! 자연에서 살지는 못하더라도 이렇게 자연을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곳에서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다시 한번 굳혔다.
또 이 일은 새로운 재능기부수업에 대한 힌트가 되었다. 다양한 개구리 소리를 들려주며 개구리라고 다 똑같은 개구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 멸종위기 동물에 대한 이야기도... (근데 난 왜 자꾸 이런 생각을 하는거지)
더 큰 수확은 저녁에 있었다. 양수가 심리상담센터장인 제부에게 몇 달 전부터 부탁을 했던 수민, 수현이의 심리검사.
검사마다 거의 약 30분 이상 걸린데다 나에게 결과를 설명해주는데도 한참이 걸렸다. 퇴근하자마자 우리에게 시간과 노력을 할애해 준 제부에게 너무나 고마웠다... 이 내용을 글로 정리해서 보내주기까지!!
무엇보다 심리검사 결과로 나의 양육태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 같은 이야기라도 남편이 나에게 했다면 잔소리로 들렸을 이야기가(no offense) 전문가의 검사 결과를 통해 들으니 납득이 갔다.
수민이의 주의산만함은 바둑과 독서로, 돈에 대한 집착은 돈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는 메세지를 심어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왜 수민이가 돈을 이렇게 좋아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수민이에게 평소 내가 "아빠가 회사를 가야 돈을 벌고, 그래야 우리가 맛있는 것도 먹고, 장난감도 살 수 있다"는 이야기. 또 뭔가를 사달라고 했을 때 "돈 없어서 안돼" 라고 했던, 무의식적으로 했던 한 마디가 아이들에게 이렇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아차 싶었다. 다시 한번 모든 언행에 주의해야 한다는 깨달음... (참 아이들 바르게 키우기 힘들다ㅋ)
수현이의 슬픈 마음과 낮은 자존감의 원인은 주로 형과의 비교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수현이가 멀리 뛰기를 하고 나에게 "나 잘하지?" 했는데, 수민이가 옆에서 그게 뭐가 잘하는 거냐며 자기가 더 멀리 뛰며 으스댈 때)
이것은 내면은 연약하지만 강하고 싶은 수민이의 마음과 매번 부딪힌다. 그래서 수민이는 수현이에게 자신의 강함을 과시하고, 수현이는 그런 형 옆에서 매번 자신은 못한다는 메세지를 받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집에 돌아와 수민이에게 수현이의 이런 모습을 이야기 하며 수현이에게 조금 부드럽게 이야기 하고, 칭찬을 많이 해주자고 했다. 심리검사 결과라고 하니 수민이도 훨씬 잘 이해하는 것 같았다.
어쨌든, 정신없는 2박 3일. 이런 일상에 익숙하지 않아서 더 힘들었을 양수와 제부에게 감사한다.
결혼을 한 이후로 여동생이 이렇게 큰 의지가 되다니. 정신적으로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나중에 양수네가 아이를 낳으면 그때는 내가 도와줄 차례. 내가 조카에게 사랑을 베풀 차례.
벌써 기대가 된다.
(이왕이면 이쁜 딸로~!!!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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