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벌리네

교회에서 일년에 두 번 갓 페스티발(god festival)을 한다. 일종의 전도대회 같은 건데, 그 날 틀 영상을 만들어 달라고 목사님이 부탁하셨다. 부담 반 설레임과 도전의식 반.. 그렇게 시작했다.

 

목사님, 부목사님과 30분 정도 회의를 하고, 스토리를 구성해서 보여드리고, 틈틈히 교회에 가서 준비하는 모습들과 자료들을 찍고,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한 달 정도 시간이 있었는데, 수현이를 안고 다니면서 찍고 수민이 어린이집에서 오는 길에 들려서 찍고 참 부지런히 만들었다. 영상을 완성해가다 보니 재미도 있었다.

 

갓 페스티발 영상

 

작년까지만 해도 나는 엄마 눈치를 보면서 교회에 2달에 한 번씩 출석만 하는 사람이었는데, 일 년 사이에 이렇게 변했다. 교회에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봉사도 하고, 월요일 오전에는 교회 앞에서 와플이랑 커피전도도 하고,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이라는 책으로 일주일 내내 공부도 하고 화요일 오전에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끼리 모임도 하고...

내가 이렇게 바뀌게 된 건, 결혼을 하고 나서 아이들과 여러가지 일과 부딪히면서 내 능력에 한계를 느끼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도 밖에 없었을 때.. 그럴 때마다 하나님을 찾게 되면서부터다.

 

하여튼 이 영상 만드느라 몸과 마음이 바빴던 한 달.. 내가 만들었지만.. 참 잘 만들었다. ㅋㅋ 완전히 완성되기 전에 몇 사람들한테 보여줬더니 두 분은 감동해서 우셨다는.. 이번 주일이 기대된다. ^^

지난 달에 남편이 1박으로 울릉도와 독도에 갔다왔다.

나는 남편이 나와 아이들을 두고 출장을 가면 기분은 좋지 않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좋은 취지인 것 같다. 사실 출장이라기보다는 여행이다. 소통을 잘 하고 오라고 회사 내 서로 다른 팀 사람들을 섞어서 보내는 여행. 이런 거 보면 참 좋은 회사인 것 같다. 나는 약간 배가 아프고..ㅋ

 

어쨌든 여행 후기를 전 사원 앞에서 발표 해야하는데 동영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사실 조금 귀찮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래도 영상편집하는 여자를 와이프로 둔 혜택을 누리게 해야지 싶은 마음에 열심히 만들었다.

또 여행이 <짝>컨셉이라 완전 애청자인 나는 짝 스타일로.. 내 마음대로 편집할 수 있어서 만드는 재미도 있었다. ^^

 

코*스 소통캠프 영상

 

딱 추석연휴 기간에 완성해야 되서 시간 틈틈히 편집하고, 새벽에도 잠 안자고 편집했다. 

시댁가서 추석보내고, 시골도 갔다와서 시간도 없었는데... 마음도 바쁘고 잠도 잘 못 잤는데...  

그런데도 오랜만에 영상편집을 하면서 너무 좋았다.

 

얼마나 좋았냐면, 기다리던 슈스케4를 보면서도 빨리 끝나고 컴퓨터 앞에 앉아 편집하고 싶고, 잠을 자려고 누워서도 어떻게 편집을 해야할까 고민하고 메모도 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내가 이렇게 좋아하는 일을 찾았고, 또 잘(?) 할 수 있는 능력을 주셔서 참 감사하다는 거..

그리고 곧 일을 시작해야겠다 싶다. 사실 요즘 이거 말고도 교회 영상도 하나 만들고 있는데, 시간을 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그게 가능하다는 걸 알았다. 요즘 이래저래 바쁘고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즐겁다.

 

 

 

태양이 나오기 전에 결혼 영상을 하나 더 만들었다.

 

예전에 지인들 영상을 그냥 만들어 줬었다면 이제는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의 영상으로 고객이 확대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ㅋㅋ

 

보통은 보내주는 자료가 부족하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사진이랑 동영상이 용량이 5기가가 넘었다.. 그래서 사진 고르고 크기 조절하고 편집하는데 시간 대부분을 썼다. 빈티지 스타일의 기존 영상들을 확 바꿔서 이번엔 모던하게 만들었는데 맘에 든다. ^^

 

 

그런데 오빠가 퇴근하고 보여줬더니 마지막 장면을 보고는, "근데 이름이 왜 저래?" 한다.

"뭐가?"

다시 봤더니 신부 이름 '매형'을 '형부'로 잘못 적었다는...

넘 황당해서 둘이 한참 웃었다. ㅋㅋ 아... 정신없는 임산부.

오늘 라션이 결혼을 했다.
수현이는 고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였는데, 서로 친해질 기회가 없다가 
경쟁이 치열했던 학교 교지편집부에 우연히 같이 붙으면서 그때부터 절친이 되었다.

똑똑했던 내 친구는 수능성적이 나오자마자 재수를 결심하고 재수학원을 알아봤는데, 나는 전~혀 재수할 생각이 없이 친구따라 구경다니다가 덩달아 같은 재수학원에 등록했다. (예비까지 모두 떨어지는 비운을 겪으면서 어쩔 수 없이..)
진짜 친구따라 강남 간 격이다.
그 학원에서 자영이랑 현정이도 만났고, 우리 넷은 대학교에 들어가서도 자주 뭉쳐서 붙어다녔다.

그리고 그 중에서 나는 제일 먼저 결혼을 했다.
그때가 스물아홉이었으니 이른 나이는 아니었지만, 다들 결혼생각이 없었고 꿈에 부풀어 있을 때라 나는 결혼하면서 혼자 정체되는 느낌이 들었다. 결혼을 하고 취업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었을 때, 바로 수민이가 생기는 바람에 나는 더 뒤쳐지는 것 같았고, 친구들을 만나면 다들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모습이 부럽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시간이 나를 바꿔준 것 같다.
이제 나는 결혼 4년차가 되었고, 이제 곧 두 아들의 엄마가 된다.
대학생때 꿈꾸던 멋진 커리어우먼과는 확실히 거리가 멀어졌지만, 나름대로 내 일을 찾아 집에서 일도 하고 수민이도 내 손으로 키우면서 가끔 행복을 느낀다. 물론 너무 힘들 때도 있지만 그 순간순간을 넘기면 또 기운이 나는 일들이 생긴다. 하루하루 꽉차게 살다보니 이제 결혼하고 아기 낳고 키우는 인생 사이클에 조금 초연해진 것 같다. 

네 친구 중에 올해 두 친구가 결혼을 하니 감회가 새롭다.
Welcome to married life! ㅎㅎ

 시키지도 않았는데 사진찍겠다고 신랑신부 앞에 서서 기다리는 수민이..ㅋ
꽃으로 꼬셨다.

 

약 두달 전쯤 부터 세*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엄마가 독실한 기독교인이셔서 어릴 때부터 교회에 다녔지만, 중고등학교 때는 공부한답시고 교회에 자꾸 빠졌고 그 이후로는 내 시간 될 때만 교회에 가는 나는.. 날나리 기독교인이었다.
그런데 지난 8월에 우리집에 몇 가지 큰 일들을 겪으면서 하나님이 정말 계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교회는 멀어서 애기 데리고 다니기 힘들단 핑계로 몇 달에 한 번씩 다니던 교회. 열심히 다녀봐야 겠다는 생각으로 동네에 괜찮은 교회를 물색해서 세*교회를 찾았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집에서 3분 거리.. ㅋ
다닌 지는 얼마 안됐지만 뭔가 교회가 나를 잡아당기는 느낌이다.
주일마다 생기던 약속이 자꾸 파토 나는 것도 그렇고 (4주연속 출석), 크리스마스날 수민이 세례받는 것 때문에 세례교육 3시간을 안 빠지고 받은 것도 그렇고 (혼자 개근했음ㅋ), 구역에도 등록해서 주일 예배가 끝나면 매주 구역예배도 드린다.

어쩌다보니 이번에 교회 송구영신 영상도 만들어달라고 부탁받아서 만들게 됐다.

세*교회 송구영신 영상

간단히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사진도 많았고, 적당한 가스펠 찾느라 헤맨 덕분에 이틀 내내 만들었다. ㅋ 목사님은 아주 좋아하심. 그런데 이번 주는 정말 교회에 못갈 일이 생겨서 사람들 반응을 볼 수가 없는게 조금 안타깝다.   

3일만에 완성해야하는 일이 갑작스럽게 들어왔다.
이번 주말에는 시댁에서 김장 하기로 했는데... 
일을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어머니한테 전화해서 어떻게 하죠.. 했더니
김장은 주중에 다 했으니 주말에 안해도 되고 수민이를 데려가서 봐줄 테니 나는 집에서 일하라고 하신다. ㅠㅠ
난 컴퓨터를 가지고 시댁으로 갈까.. 별 생각을 다 하고 있었는데..
수민이한텐 조금 미안하지만 그렇게 하기로 했다.

내가 토요일에 데려가기로 했는데, 어머니가 금요일에 데리러 오셨다. 
어머니 오시기 전까지 오전오후 시간은 열심히 수민이랑 놀아주고, 수민이 보내고 난 다음부터 집중해서 일했다.
안그래도 엉덩이가 무거운 편이라 한 번 앉으면 잘 일어나질 않는데, 확실히 아기가 없으니 1차 편집이 하루만에 완성!

메일을 보내놓고 토요일에는 결혼식에도 갔다 왔다.
집에 와서는 계속 수정 작업... 생각보다 일은 일찍 끝났다.

빨리 한다고 했지만 열심히 만들었다. ㅋ

한*타이어 혁신경영대회 영상

오빠 회사 동기인 슬아씨가 결혼영상을 부탁했다.
이번엔 신랑신부 이야기가 아니라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그래서 사진도 대부분 부모님 사진이다. 
축가 타임에 양가 부모님께 인사드리기 전에 틀 영상인데, 정말 감동받으실 것 같다.
슬아씨가 음악이랑 사진, 내용을 정리해서 보내줬고, 그걸 영상에 맞게 편집했다.

부모님께 (축가타임)

 

그 전에 왜 이 생각을 못했나 싶다. 내가 엄마가 되어보니 자식 결혼식 주인공은 결혼하는 당사자 뿐 아니라 부모님들인 것을.. 이번주 토요일 결혼식에 가서 사람들 반응을 보고 결혼하는 친구들에게 추천해야겠다.

부모님 영상을 만들고 나니 슬아씨와 곧 신랑되실 분이 넘 좋아하셔서 식전영상도 부탁받았다.
쏭과 세미씨 결혼영상과 바탕은 비슷하지만, 갈수록 조금씩 더 다듬어져 가는 느낌이다.

식전영상 (입장 전)

항상 음악과 사진이 바뀌니 새로 다 손을 봐야 하고 수정도 하다보면 시간이 꽤 걸리는데,
지난주에는 오빠가 2박3일동안 출장을 가서 그동안 친정에 가 있는 동안 양수랑 엄마가 수민이를 봐주셔서 덕분에 후다닥 만들었다.
이번에는 우리 결혼식처럼 영상을 두개 만들었다는 점(식전과 축가타임), 그리고 적게나마 페이를 받고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ㅋㅋ

오빠 친구 성현오빠 동생이 10월에 결혼한다고 결혼영상을 만들어 달라고 연락이 왔다.ㅋ 

상황상 새로 만들지는 못하고 예전 쏭 결혼영상을 수정했는데
마이클 부블레 음악으로 해달라고 해서 찾아서 바꾸고 사진바꾸고, 뒷부분은 새롭게 만들어야 해서 시간이 생각보다 좀 더 들었다. 하다보니 최종수정까지 총 다섯시간 소요..
평일에는 수민이 데리고 작업하는 게 힘들어서 주말 새벽에 끝냄.

재능기부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우연히 보고는 나중에 나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우연치 않게 월드비전에서 영상을 하나 만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