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육아2012. 8. 20. 14:13

수민이네 반에 애들이 셋인 집이 있다.

수민이를 데리러 가다가 연아네 엄마를 만나면 아기띠를 하고 유모차를 태우고 손잡고.. 셋을 데리고 걸어가는데, 그 모습을 볼 때마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안고 밀고 다니는 나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랄까. ㅋ

요즘은 막내가 넘 커서 유모차에 태우고 두 딸은 걸어간다. 특히 금요일에는 세 아이들 어린이집 낮잠이불까지 유모차에 주렁주렁 달고 씩씩하게 간다.

 

어떤 날은 둘째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돌아서서는 우유병을 꺼내서 셋째를 먹이면서 걸어가기도 하고,

저번에는 내가 둘째를 집에 혼자 두고 와서 빨리 가야된다고 했더니, 자기는 워낙 그런적이 많다며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 하는데 나 혼자 아둥바둥하는 게 아니라 애들 키우는 게 다들 비슷하구나 싶어서 어쩐지 위로가 됐다.

나는 아이들 셋을 키우는 걸 상상만 해도 겁이 나는데... 애들 셋을 키우면 저 정도 내공이 생기는 건가?

 

생각해보면 나도 엄마로서 많이 진화했다. ㅋ

수현이를 낳기 전에는 둘을 어떻게 키우나 너무 걱정이 됐었는데, 막상 닥치니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다.

물론 힘은 들지만, 힘든 상황마다 요령이 생기고 그 상황들을 해결하면서 적응이 되는 것 같다.

처음 엄마가 되고나서 아이에게 휘둘려 살았다면 지금은 아이와 적당히 타협점을 찾아가고 있달까.

 

수민이 돌 전쯤인가 텔레비전 보는 걸 너무 좋아해서 밤 12시가 넘어서까지 보다가 잠들던 적이 많았다.

그 때는 아이의 울음소리가 너무 무섭고 울리면 안 될 것 같고.. 울지 않게 달래다보니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하게 됐었다.

 

그런데 지금은 울음소리도 면역이 된 데다가 해달라는 대로 해주다가 더 안 좋은 상황이 생기는 걸 알았기 때문에

약속한 시간이 지나도 티비를 더 보겠다고 떼를 쓰거나,

두개만 먹기로 한 레몬맛 비타민을 더 달라고 울거나,

치카치카를 안 하겠다고 도망갈 때 나는 무서운 엄마가 된다.

이런 상황에는 무조건 내가 이기는데, 혼나서 무서워 우는 아이를 꼭 안고 속상했겠다고 잘 달래주는 게 포인트다.

 

요즘 수민이 아토피 치료 때문에 아이스크림,과자, 빵.. 수민이가 좋아하던 간식들을 다 차단을 하고 났더니 세상에 유혹이 너무나 많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런 걸 적당히 제한해줘야 하는 게 엄마의 역할이라는 걸 알았다.

아직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음식을 찾느라 본격적으로 치료에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이런 첨가물이 들어간 음식만 제한했더니 벌써 긁지 않고도 며칠이 지났다.

 

육아의 고수는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되는가보다.

 

하루하루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 내가 세상을 다 가진 듯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 ^^

 잘 때는 천사같은 아이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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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