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싫어요~!!!"
뜨거운 여름... 집으로 가는 골목길에 들어서면 수민이는 동네가 떠나가게 운다.
밖에서 집에 들어올 때마다, 하루종일 밖에서 놀고 들어온 날에도 이렇게 운다.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울고, 엄마한테 혼나서 울고.. 악을 쓰면서 내 손에 끌려서 올라오다가 결국 계단에서 바지에 오줌을 싼 적도 있다.
끝이 없는 수민이의 "한 번만요!"
수민이도 요즘같은 날씨에 걸어다니면 힘들다는 생각을 하나보다.
꼭 유모차를 타려고 하는데 혹시라도 수현이를 태울까봐, "응애응애 타면 안되요~! 수민이가 타야되요!" 하고 신신당부를 하고, 유모차를 펴기만 하면 순식간에 올라가서 탄다.
그래서 한 시간씩 산책을 하다가 들어오는데, 하나는 아기띠에 안고, 하나는 유모차를 태워서 밀고 다니면 사람들이 다들 안타까운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하는 이야기는 다 똑같다. 힘들겠다고.. 그래도 지금이 제일 좋을 때라고.
애들을 데리고 집으로 들어오면 비 맞은 사람처럼 땀방울이 줄줄 떨어진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가. 요즘은 별 일을 안해도 쉽게 지치는 것 같다.
이런 때 위로가 되는 건 올림픽 경기다. 유난히 긴 것 같은 이번 여름이 올림픽 경기들 보는 재미에 하루하루 지나간다.
밤에 애들 재워놓고 시원한 팥빙수 먹으면서 아슬아슬한 경기를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 같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너무 잘하고 있고.. 이기는 경기도 많고..
지는 경기는 별로 보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꼭 봐야 되는 남자핸드볼 경기는 외삼촌이 대표팀 감독으로 있기 때문이다.
런던올림픽 남자핸드볼 '한국-세르비아' 예선전
석재삼촌!
아시아 지역예선에서는 전승으로 1위로 올라왔기 때문에 기대도 조금 했는데, 어제부로 이미 3연패를 해서 너무나 안타깝다. 아직 벽이 높은가보다. 티비 화면으로 삼촌 얼굴이 자주 비춰지는데, 표정을 보면 우리 삼촌.. 감독하다가 화병 날 것 같다. ㅋ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은 보고 있는 사람보다 경기장에 있는 사람이 더 하겠지..
결과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 삼촌 너무 멋있다.
티비로 경기를 보다보면 결과가 어떻든 전력을 다해서 자기 인생을 살고 있는 선수들이 부러운 마음이 든다.
그냥 마음이 허한 요즘, 나에게 필요한 건 그들처럼 집념을 가지고 성취하고 싶은 나만의 목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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