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육아2012. 8. 17. 20:53

친정집 옥상은 거의 밀림 수준이다.

아빠가 수십년전 부터 키워오신 분재들이 가득한 온실도 있고, 마당 가득 또 분재와 꽃나무도 있고, 텃밭에는 깻잎부터 오이 호박까지 없는게 없다. 그래서 채소는 따로 사지 않아도 충분하다.

 

 수민이랑 할아버지.. 나무 가지치기 돕기

'내가 할 꺼에요!'

'이건 뭔가요!'

오이를 안 따고 두면 저렇게 거대한 늙은 오이가 됨..ㅋ

 

어렸을 때 엄마아빠가 시골에 다녀오시면서 항상 나와 동생에게 신신당부하신 게 있다.

하루에 한 번 옥상에 가서 꼭 물을 주라고.. 나는 알았다고 대답하고 나서도 자꾸 깜빡깜빡 잊기 일쑤고 엄마 아빠 돌아오시기 전날에는 급한 마음에 밤에 올라가서 주기도 했었다. 귀찮다고 불평하면서.. ㅋㅋ

 

나는 이런 집에서 살았는데, 왜 우리집에 있는 식물들은 자꾸 죽어가는가!! ㅠㅠ

작년 이맘때 우리집 공기정화한다고 샀던 식물들이 지금은 시들시들 겨우 살아있는 걸 보면서 내 문제를 생각해봤다.

실제로 그때 같이 사서 부모님 하나 드렸던 산세베리아는 지금 잎도 무성하고 싱싱한데, 내꺼는 잎이 몇 개 안 남았다.

 

물도 규칙적으로 주고, 집에 햇빛도 잘 들어오고 내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사실은 정성이 부족했던 것 같다.

엄마는 쌀뜨물을 3일 발효시켜서 주면 잘 자란다고 몇 번이나 팁을 주셨지만 나는 귀찮아서 한 번 밖에 안 해봤고, 

귀찮은 날, 깜박하는 날 거르기도 했다. 

 

그게 엄마아빠와 내 차이점인 것 같다. 끊임없이 애정을 갖고 키우는 거.

내가 수민이 수현이에게 하는 것처럼...

 

집에 초록색은 있었으면 좋겠는데.. 자꾸 잎이 마르고 시들시들해져가는 식물들을 보면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고, 몇 번 실패를 경험해보니 또 들였다가 죽일 것 같은 불안감도 있다.

 

나중에 텃밭에 농사를 짓고 싶다는 우리 오빠.. 우리 잘 할 수 있을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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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