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말을 시작하는 아이와 엄마가 서로 의사소통을 하면 모습이 딱 그렇다. 매일 이렇게 붙어있다보면 모를 수가 없긴 하다. 그래서 수민이가 말이 늦었을까? 말이 늦는다고 한참 고민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요즘은 말을 너무 잘해서 내가 그랬었나 싶기도 하다.
끝까지 부르는 노래도 많아졌는데,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이 노래는 "무어시 무어시 꼭꼭꼭까~" 이렇게 부르고, "반짝 반짝 작은별~" 이 노래는 "깍깍깍깍 깍깍깍~" 이렇게 들린다.
발음도 부정확하고 혀 짧은 소리로 하루종일 시끄럽게 떠드는데도 너무 귀엽다. 특히 ABC송은 급한 마음에 대충 다다다다 부르고 끝내버리는데 이건 나만 알아 듣고는 웃겨서 혼자 깔깔 웃는다. 듣고 또 들어도 재밌다.
시장에 가면 "오뎅 얼마에요?" "안녕히 계세요~" 이렇게 내 말을 따라하면서 아줌마들의 사랑을 받기도 하고,
저녁을 차릴 동안 잠깐 티비를 틀어줬다가 이제 밥먹게 오라고 했더니 "이것만 볼께~ 엄마 기다려~~" 하더니 정말 끄고 온다.
오늘은 수현이가 이빨이 나느라고 간지러운지 내 손을 너무 꽉 깨무는 바람에 자국이 심하게 생겼는데, 내가 그걸 수민이한테 보여주면서 수현이가 그랬다고 일렀더니 수현이한테 가서는 "엄마 물면 안돼~ 왜그랬어~ 무는거 아니야~ 하지마~" 이런다. 이쁜 우리아들.
집에서 놀기
시장에 가면~ 개구리도 있고~ 애벌레도 있고~(건강원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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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을 바람에 날리며... 나뭇잎 한 장만 있어도 신난다.
전엔 내 몸도 회복이 안 된 상태에서 둘을 감당하려니 힘도 들고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다. 그래서 아이가 떼를 쓰기 시작하면 넘 짜증이 나고 힘들었는데, 이제 적응도 하고 수민이도 말귀를 잘 알아들으니 실랑이 하는 것도 요즘은 어떤 면에서 재미가 있다.
우선 혼내지 않고 설명해주려고 애쓰던 게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
요즘 아토피 치료 때문에 과자를 못 먹게 했더니 그 뒤로 과자만 보면 "엄마, 까까 되요?" 하고 너무 애절한 표정으로 물어보길래 가끔 하나씩 먹게 했었다. 그러다 엊그제 과자 한 봉지를 먹고 났더니 피부가 빨갛게 일어난다. 그래서 과자 먹어서 간지러운거라고 설명을 해줬더니, 슈퍼에 가서도 "까까는 안되요~ 간지러워요" 이렇게 말하고, 할머니집에 가서 과자를 발견해도 "까까는 아니에요~" 이러고 한쪽 구석에 치워 둔다.
말 잘 듣게 하는 마법같은 말도 찾았다.
티비를 보고 있을 때, "이제 그만 봐."하고 엄마가 강압적으로 꺼버리지 말고, "그럼 몇 개 더 볼꺼야?" 물어보면 "한 개" 혹은 "두 개"이렇게 대답하는데, "그럼 그것만 보고 스스로 끄는 거야~" 하고 당부하면 정말 스스로 끄고 "껐어요!" 한다.
샤워를 할 때 수도꼭지를 계속 틀어놓고 있고 싶어하면, 엄마가 가서 물을 끄고 "안 돼!" 하는 것 보다는 "그럼 조금만 더하고 스스로 나와~" 그럼 정말 조금만 더 놀다가 스스로 물을 끄고 나온다.
스스로 하게 하게 하는 게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딱 하나 유별나게 떼를 쓰는 건, 집에 바로 안 들어올려고 하는거..
이건 내가 일찍 집에 들어오기를 포기하고 아예 애들이랑 구경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어린이집에서 돌아오는 길에 한시간씩 시장구경도 하고 산책을 하고 온다.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이렇게 나름 방법을 찾으니 훨씬 수월하다.
힘든 날이면 애들이 빨리 컸으면 좋겠지만, 어떤 날은 이대로 아이들이 크지 않았으면 싶기도 하다.
이렇게 엄마 좋다고 꼭 껴안고 자고, 뽀뽀하고 그런 것도 나중엔 징그럽다고 안하겠지? ㅠ
어른들이 힘들어도 지금이 좋을 때라고 하는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지금 당장은 좋지만 또 아이들이 어떻게 돌변할 지 모르는 거고.. 이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연구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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