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부터 수민이가 구몬학습을 시작했다. (수민 30개월)
동생이 생겨서 심리적으로 불안해진 수민이를 위로해주려고 주위 엄마의 조언을 받고 시작했다. 자기만을 위해 누군가가 와서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효과는 좋았던 것 같다. 선생님은 수민이가 20분동안 집중도 잘하고 너무 똑똑하다고 난리다. 엄마인 내 기분 좋게 하려고 으레 하는 말이겠지만... 처음에는 선생님 낯을 가리면서도 수업시간에 꼼짝도 안하고 선생님하는 말에 집중하는 모습에 신기하기도 했다.
선생님 오실 시간이 되면 문 앞에서 기다리다가 밖에서 "수민아~" 하는 선생님 목소리가 들리면 까르르 웃으며 난리다.
이제 선생님이랑 친해져서 대답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처음에는 <생각이 크는 나무> 라고 놀이처럼 진행되는 수업을 했는데, 그게 끝나고나서 두 달 전부터 <한글이 크는 나무>를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 번 수업시간마다 한글을 통글자로 4개씩 가르쳐 주다가 이제는 6개씩 가르쳐 준다.
그런데 한글을 시작하면서부터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아이들 조기교육에 반대하는 입장이기도 하고 지금은 수민이도 잘 지내니 초기 목적도 달성했으니 이제 끊으려고 했는데... 문제는 수민이가 잘 따라가는 데 있다.
수업도 잘 참여하고, 선생님이 한번 와서 가르쳐 준 글자는 곧잘 기억한다.
며칠 전에는 목욕을 하다가 "고영양 트리트먼트" 글씨를 보고 "고양이 여기 있네" 라고 한다. 이런 걸 보면 글씨 색깔이나 카드 모양만 보고 외우는 건 아닌 것 같다. 선생님은 수민이처럼 똑똑한 아이를 처음 봤다며... 그래서 진짜 수민이가 똑똑한건가? 싶었다. 어린이집에는 아직도 말을 잘 못하는 아이도 있다는데...
그런데, 수민이 친구 다유가 놀러와서 한글을 읽는 걸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걷는 놈 위에 뛰는 놈.. 그 위에 나는 놈이 있었다.. ㅋㅋ
다유랑 수민이~
귀여운 친구들
수민이가 "엄마" 밖에 못할 때 다유는 캐릭터 이름, 색깔 이름, 간단한 문장으로 말도 했는데, 그때는 여자아이라 더 빠른거겠지 했다. 그런데 다유가 한글을 읽는 걸 보고 그동안 나는 영재아가와 수민이를 비교하며 늦다고 생각했었나? 싶다. 그래서 비교하는 게 무서운가보다. 아이들 각자 시간에 맞춰서 자라고 있는데...
어쨌든, 많은 고민 끝에 방문선생님은 끊고 엄마랑 집에서 하는 학습지를 하려고 신청하고는
수민이에게 "구몬 선생님 오지 말라고 할까?" 했더니 (끊으려는 쪽으로 유도하면서), 수민이가 선생님 오라고 하라며 강하게 반대한다. 그래서 엉겹결에 구몬과 곰돌이 두개나 하게 됐다. 일단 구몬은 한 달 연장시키면서 더 생각해보기로 했다.
뭐, 남들은 영어유치원도 보내고 있는데 이 정도 학습지 신청가지고 이렇게 고민을 하다니..
요즘 수민이가 동생에게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자기가 이야기를 지어내서), 또 자기 논리가 생겨서 말하는 모습을 보면 어쩌면 지금 두뇌가 발전하고 있을 시기에 여러가지를 접하고 자극시키는 게 엄청 중요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시켜서 잘 하는 건가? 아님 안 시켜도 원래 알아서 크는 건가?' 곰곰히 생각해보면,
열심히 알려주고 인내심있게 설명해주다보니 아이가 더 잘 이해하고 알아듣는다. 그건 확실하다.
생각했던 것과 달리 일찍 공부(?)를 시작하긴 했지만 절대 강요하는 엄마는 되지 않으리라..
수민이가 싫어하면 바로 끊으리라..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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