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육아2013. 1. 7. 15:23

넘 추운 겨울..

12월 마지막 2주는 이런 저런 이유로 어린이집에 못 보냈지만 계속 쉴 수는 없다. 어쨌든 수민이를 어린이 집에 보내야 하니 아이들을 싸 멜 수 있는 대로 꽁꽁 싸서 밖으로 나간다.

 

특히 수현이는 옷을 세겹씩 입히고, 모자랑 목도리를 하고, 아기띠 겉싸개를 두르고 내 코트까지 총동원해서 모든 바람이 들어갈 수 있는 구멍을 차단한다. 이러고 밖에 나갔다가 들어오면 수현이는 땀을 흘리고 있고, 나도 애를 안고 밀고 운동을 했으니 덥다. 지나가는 아줌마들도 옷을 들춰보고 완벽하다며 웃는다. ㅋㅋ

여름에는 여름 나름대로 더우니 차라리 겨울에는 따뜻하게 입으면 된다며 겨울이 낫겠다고 불평하지만, 겨울은 싸 메는 대로 짐이 된다는 게 최대 단점이다. 아이 둘의 잠바와 방한용품에 내 코트와 목도리까지 하면 두 짐은 나오는데 그걸 내 몸에 싣고 다니려면 허리가 금새 아프다. 이제 11키로쯤 된 수현이의 몸무게도 한 몫하겠지..ㅋ 

 

이런 내 모습을 친척동생이 놀러왔을 때 찍었다.

수현이를 낳기 전에 초등학교에 다니는 애 둘이 있는 숙모에게 어떻게 키웠냐고 물었더니, 쿨하게 말씀하셨다.

"몇 년간 산발로 다니면 되." 

난 그러고 싶진 않았지만.. 지금 내 모습이 딱 그렇다. 아침에 일어나서 대충 묶은 머리 그대로 돌아다니고 있다.. ㅠ

정신없이 준비하고 나가면 화장하는 것도 깜빡하기 일쑤고.. 이젠 그것도 자연스러워져서 알고도 그냥 나간다.

 

추운 건 둘째치고 겨울의 최대 난점은 얼어버린 땅이다.

계단 몇 개 내려가놓고는 "힘들어. 잠깐 쉬었다 가자~"며 주저 앉는 수민이를 데리고 다니려면.. 수현이를 안은 채로 수민이를 한 손으로 들처메고 다니기 일쑤다. 차라리 내 몸이 힘든게 서로 편하고 빠르다.

유모차를 가지고 나갔을 때 빙판을 만나면 멀리 돌아가거나, 예기치못했을 때는 주위 친절한 행인들의 도움을 받아 상황을 모면한다.

저러고 다니다보면 가끔 저 애기엄마좀 보라며 안타까워하는 아줌마들도 자주 만난다. ㅋㅋ

 

 

그래도 이만큼 키운 걸로 위로한다. 조금만 더 크면 수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수민이는 걸어다녀야지..

문제는 수현이는 유모차에 타는 걸 싫어하고, 수민이는 수현이가 자기 유모차에 타는 걸 싫어한다는 거.. 우리의 극복과제다.

어쨌든 이제 겨울도 절정은 지났으니.. 힘내자! 이제 곧 봄이온다!

 

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