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육아2013. 1. 15. 16:54

말로만 듣던 아들 둘.. 직접 키워보니 보통 일이 아니다.

여자애들은 엄마 옆에 가만히 앉아서 소꼽장난하고 논다는데...

 

수현이 (9개월)

 

수현이는 이제 10개월 차... 붙잡고 일어서는 데는 도사였는데 앉는 걸 못하더니 요즘은 섰다가도 다시 조심스럽게 앉아 어디든 이동이 가능해졌다. 그래서 하루종일 나만 쫒아다닌다.  

잠깐 다른 방에 가 있으면 열심히 돌아다녀서 나를 찾아와 발에 매달린다. 화장실에 있을 때도 귀신같이 알고 화장실 바닥으로 주저없이 들어온다. 그래서 화장실 문을 닫아놓아야 하는데, 수민이 목욕을 시킬 때 문을 닫아 놓으면 문 앞에서 대성통곡을 하고 운다. 화장실 안에서 소리는 나는데 문이 닫혀있으면 거절하는 느낌이 드나보다. 너무 불쌍한데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다. ㅠ

이유식도 이제는 맛을 가려서 입맛 맞추기도 까다로워졌고, 이가 나려고 하는지 자꾸 나를 무는 바람에 하루에 백번은 인정사정 없이 물리는 것 같다. 전에 수유를 하다가 너무 아프게 무는 바람에 악 소리를 질렀더니 그 소리에 놀래서 젖을 5시간동안 안 먹고 운 적이 있어서 아프다고 소리지르기도 무섭다.

 

수민이(33개월)

얼굴 표정을 그려줬더니, "이건 웃는거, 이건 혼난거" 라며 흉내도 낸다.

 

요즘 수민이는 자주 나한테 혼이 난다. 수현이를 재우려고 방으로 들어가면 수민이가 따라와서 "엄마~ 일어나. 수민이 방에 가자~ 같이 놀자~" 계속 징징거린다. 그러니 수현이도 못 자고.. 수민이랑 놀아주려면 수현이를 빨리 재워야하니까 잠깐만 혼자 놀고 있으라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듣지를 않는다. 그러다가 혼이나고, 또 그런 상황을 피하려고 보여준 핸드폰과 티비는 보는 시간이 자꾸만 길어진다.

한 번만 더 보고 스스로 끈다던 수민이는 계속 한 번만~ 한 번만... 그러다 결국 내가 끄고 수민이는 더 본다고 떼쓰고 나는 혼을 내고.. 요런 상황의 반복.

 

둘만 있을 때도 문제다. 수현이는 형을 너무 좋아해서 형 목소리, 뛰어다니는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신이나서 쫒아다닌다. 그런데 좋다는 표현이 형한테 매달리고 머리를 잡아당기고 하는 바람에 수민이 한테 동생은 귀찮은 존재다. 가끔 수현이가 다가오는 것만 봐도 "오지마!!!!" 하면서 비명을 지른다.ㅋ

 

 사이좋게 노는 것 같지만..

머리를 잡아땡기고, 머리로 밀고.. 둘다 우는 중 ㅋ

왜 꼭 장난감 하나 가지고 싸우는 거니? 

수민이 간식을 수현이가 먹으려고 해서 수민이가 울고, 수현이는 못 먹게 해서 울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이 있어서 좋은 점도 많다.

수현이는 맷집이 생겨서 교회나 다른 곳에 가서 맞아도 안 울고, 기싸움에서도 지지 않는다. 그리고 수민이는 동생한테는 양보하고 때리면 안 된다는 걸 안다. 오히려 동생한테 괴롭힘은 당하지만 그래도 아침에 수현이가 안보이면 없다며 어딨느냐며 묻고, 어른들이 수현이를 집에 데리고 간다고 장난을 치면 동생 데리고 가면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또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수민이가 수현이한테 가서 "형아 갔다왔다~" 하면서 입을 수현이 얼굴에 대고 부빌 때는 정말 너무 예쁘다.

 

오붓한 한 때.. 형제의 댄스타임

   컴퓨터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보는 중...           엘레베이터 장면 나올 때.. 노홍철 춤 따라하기      

잘 봐~ 강남스타일 춤은 이렇게 손을 모아야되. (옆에는 초췌한 아빠)

 

늘어난 목티를 입고, 옷에는 애들이 먹다가 묻힌 밥풀이 묻어있고..

커피한잔 여유롭게 마시고 싶지만, 집에서 바쁘게 뛰어다니다 보면 커피에 얼음은 다 녹아 맹탕이 되어있는...

우아한 생활과는 거리가 멀지만... 하루에도 수십번 나의 인내심이 테스트 받지만...

그래도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들때문에 웃는다.

 

수민이만 있을 때는 그 때 나름 힘들어서 헉헉거리면서 키웠는데, 둘을 키워보니 하나만 키우는 건 정말 쉬워보인다. 우리 교회에는 유난히 셋 가진 집이 많은데, 그 엄마들은 둘 키우는 게 정말 껌이었다며.. ㅋㅋㅋ

다 각자 상황 속에서 힘들게 아이들 키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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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