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민이가 이맘때는 하루하루 정말 버티는 심정으로 지냈다. 그런데 수현이는 우선 순하고, 나도 그 전보다는 능수능란(?)한 엄마가 되었기 때문에 육체적으로는 더 힘들지 몰라도 마음은 덜 힘들다.
2년 전의 나를 생각해보면 수민이가 울면 일단 안절부절 못했다.
수민이를 집에 두고 어디를 나가는 거는 상상도 못했는데,
수현이가 100일도 안 됐을 때.. 수현이를 몇 번 재워놓고 수민이를 데리고 오다보니 (둘째 낳은 엄마들 대부분 이런경험이 있더라..ㅋ) 이젠 수현이를 두고 옥상에 이불 널러 가는 것도, 집 앞에 쓰레기를 버리러 가는 건 식은죽 먹기다.
수민이 이유식은 영양을 생각해서 열심히 만들었는데, 지금 수현이는 국에 밥말아주고 있고,
또 수민이가 이맘때는 외출할 때도 이유식, 간식, 장난감, 책.. 정말 가방에 완벽하게 준비해 가는 엄마였으나..
지금은 가끔 기저귀나 물티슈를 깜박하고 안 가지고 나갈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기저귀를 빌릴 수 있을 정도로 얼굴도 두꺼워졌다. 그렇게 나름대로 또 방법을 찾는다. ㅋㅋ
이렇게 바뀔 수 있었던 건.. 아이 하나에 집중할 여유가 없기도 하지만, 내가 그렇게까지 안해도 아이는 잘 자라고 어떤 상황이든 방법은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정신없이 바쁘지만 오히려 여유가 생겼다. ㅋ
2년 전 수민이(좌)와 지금의 수현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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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기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며 바람을 쐬고, 책장을 넘기며 책을 읽고, 어디든 기어올라가고, 혼자 서기도 하고..
지난 사진들을 보면 개월 수대로 하는 행동도 비슷하다.
수현이가 조금 빠르긴 한데, 수민이 형아가 하는 것마다 따라다니며 쫒아서 하다보니.. 그래서 둘째가 다들 빠르다고 하나보다. 요즘은 수현이 혼자 스티커도 띠어서 붙이고 논다.
물론 서로 자꾸 뺏고 뺏느라 싸우지만 수민이는 그러면서도 동생을 은근히 챙긴다.
어린이집에 갔다가 수현이가 안 보이면 금새 울상이 되고,
지난 번엔 내가 수현이를 울리고 갔다고 수현이한테 "잠깐만 갔다가 올께~" 하더니 나한테 와서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는 "엄마!!!" "혼내지 마!!" "미안하다고 해!!!" 이러면서 나에게 호통을 친다.
요즘엔 둘이 뽀뽀하고 난리도 아니다.
양치질도 해주고, 수현이 등에 붙은 "동생" 한글 스티커ㅋ
최근에 찍은 베스트 포토!
요즘 둘이 노는 걸 보면 둘 낳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
... 그리고 셋은 절대 못 키우겠다는 생각은 더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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