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육아2013. 6. 18. 16:32

수현이가 돌이 지난 이 시기..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생기는 수현이 때문에 요즘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다.

자꾸 안 되는 것만 하려고 하고, 안되면 떼쓰고 우는 게 수민이도 이맘때쯤 비슷한 행동을 보였던 것 같다.

 

자꾸 화장실에 들어가서 물장난을 하고 싶고, 베란다에 나가서 호스 가지고 장난을 치고 싶고, 청소기만 돌렸다하면 자기가 차지해서 청소하겠다고 운다. 그래.. 가지고 놀아라.. 청소기 돌리는 걸 포기하고 전원을 끄면 소리나게 해달라고 또 운다. 그릇 안에 들어있는 건 숟가락으로 죄다 쑤셔봐야 하고.. 서랍에 있는 건 다 꺼내고, 책장에 있는 책도 다 끄집어 낸다. 잠깐 올려놓은 물컵을 어느새 가서 엎어버리거나, 우유병을 흔들어 사방에 뿌려버리거나..

 

어느 날은 새벽 6시부터 일어나서 조용히 놀다가 자고 있던 내 얼굴로 뭔가를 휙 던진다. 보니 서랍에 있던 새 파운데이션을 꺼내 사방에 덕지덕지 발라 놓았다. 수현이 얼굴은 이미 흑인이 되었고, 옷이랑 침대 커버, 이불이랑 바닥, 벽 할 것없이 갈색 크림이 발라져 있었다. 수현이 목욕에 이불 빨래에.. 잘 닦이지도 않고.. ㅠㅠ 아침부터 분주하게 뛰어다녔다.

 

억울한 일 당한 이 표정.. 뾰족한 포크를 뺏었더니 이렇게 서럽게 운다.

자꾸 베란다에 나가려고 해서 아예 물놀이를 시켜줬더니.. 혼자 잘 논 시간 5분정도..

 

특히 요즘은 자꾸 현관입구에서 '갈까?" 비슷한 소리를 내며 손가락질하며 나가자고 소리를 지른다.

 

수민이는 아기 때부터 무조건 밖으로 나가 유모차 밀고 돌아다녔는데, 그나마 수민이보다는 덜한 편이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하나.. 하긴 한참 신기한 게 많고 놀고 싶은데, 집에서 엄마는 자꾸 안 된다고 하고.. 그렇다고 제대로 놀아주지도 않고.. 답답할 것 같다. ㅋ

 

그래서 요즘은 문화센터도 알아보고 구청에서 장난감 대여해주는 영유아 플라자도 가보고, 동네 도서관, 놀이터 할것없이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다.

 

 

수민이도 수민이 나름대로 수준에 맞게 놀아줘야 하는데, 둘이 같이 방에서 놀려고 하면 수민이가 하는 것마다 수현이가 달려들어 망쳐 놓는다. 퍼즐을 맞추고 있으면 가서 다 엎어버리는 식... 수민이도 수현이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자기 거라며 안된다고 뺏기도 하고.. 그러니 처음에는 즐거운 마음으로 놀아주려고 했으나, 나중에는 싸움 중재하다가 금방 지쳐버린다.  

 

수현이가 두 돌쯤 지나면 좀 괜찮아지려나?

엄마표로 잘 놀아주고 싶은데 두살 터울의 두 아이들에게 모두 맞춰주며 놀아주기가 참 어렵다. 집안일과 요리까지.. 하루종일 바쁘고, 나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풀지 못한 채 점점 수치가 높아져 가고 있다.

미국 여행갔다 온지 겨우 한 달 지났는데.. ㅠㅠ

 

오늘의 놀이- 물감찍기  

(수현이는 아빠에게 맡기고 둘만의 시간)

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