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육아2014. 4. 4. 15:41

얼마 전, 수민이 어린이집 같은반 엄마를 만났다. 

바로 하루 전만해도 생리를 안한다며 셋째 생기는 거 아니냐며 농담을 하던 이 엄마가 바로 다음 날, 셋째가 생겼다며 골목길에 서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데 그 모습이 딱 7개월 전 내 모습이었다.

계획하지 않은 셋째에 대한 부담감.. 나도 겪어보지 못했으면 몰랐을 그 마음을 알기에 더 안쓰러웠다. 아무도 축하해 주지 않는다며 우리 집에 찾아와 걱정을 하는데, 그래도 나는 이제 초월한 상태라... 괜찮을 거라며 이야기했다. 도움이 됐는지 결국 낳기로 했다고 함...

 

하나와 둘의 차이는 확실히 큰데,일단 내가 많이 변하는 것 같다.

수민이 한명만 있을 때는 완전히 수민이한테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던 내가 한 명이 더 생기니 그 집중됐던 관심이 나눠진다. 이건 수민이한테도 좋은 것 같다. 아이에 대한 부모의 기대감이 조금 더 낮아진달까.. 서로 부담이 덜 한 관계가 된 것 같다.

 

물론 하나 보다는 둘이 모든 면에서 에너지가 많이 들긴 하다.

오늘 아침에도 책 한권을 괜히 서로 빼앗으려고 하다가 참외 잘라놓은 그릇이 식탁에서 내동댕이 쳐져서 나한테 꿀밤한대씩 맞고 울었는데.. 이렇게 내가 악당이 되고 나면 둘은 싸우던 것도, 빼앗으려고 하던 책도 잊어버리고 더 의기투합해서 잘 논다.

비록 이렇게 매일매일 싸우더라도... 나는 싸우지 말라고 소리지르면서도.. 하나보다는 둘이 아이들한테도 좋은 것 같다. 외롭지 않다는 거.

 

수민이와 수현이

"형아 최고~!"

 엄마한테 혼나고 삐진 수민이 형 손을 잡고 가는 수현이.. ㅋㅋ               '수현아, 우리 달리기 시합할까?'               

"준비~ 시작~!" (매번 수현이는 한타이밍 일찍 출발)

형제애 절정의 현장..!

수현이 옆에서 낙옆을 던지던 걸 아이가 낙엽으로 수현이를 공격하는 줄 알고 바람처럼 나타나 보호하는 수민이.. 

(정작 수현이는 별 관심이 없음)

 

이제 곧 셋째가 태어나면 어떤 구도로 바뀔까. 수민이가 아기를 예뻐하고 수현이는 질투를 하지 않을까..

물론 우리 가족 모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고생은 좀 하겠지만 어떤 식이 됐든 아이들에게는 그 어떤 교육이나 투자보다 더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해야지...

 

그래도 둘째 낳기 전에는 초초하던 내 마음이 지금은 훨씬 여유로워졌다.

출산에 대한 두려움도.. 뭐 아프겠지..., 산후조리 하는 것도.. 뭐.. 힘드려니... 이러고 있다. ㅋㅋ

하지만 어떻게든 다 지나가려니.. 이런 마음?

처음 셋째가 생겼을 때 느꼈던 두려움에서 얼마나 많이 변화된 건지..

 

34주차에 이미 3키로가 넘었다는 우량아 셋째아들..

곧 만나자~ 수민이 형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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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