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육아2015. 6. 30. 22:55

2주전... 결국 메르스 때문에 어린이집이 일주일 간 휴원을 했다. 동네에 확진환자가 생겼다고... 


래도 완전히 문을 닫는 건 아니고, 부득이한 경우 등원하는 아이들만 통합보육을 한다고 했다. 

일주일 휴원하게 되었다고 말씀하시는 선생님의 표정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해맑게 보이던지... 

평소 휴가도 자유롭게 쓰지 못하시는 선생님들 휴가주는 기분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있기로 했지만 내 머릿속에서는 비상벨이 울리는 듯 했다. 삐용삐용...  


집에만 데리고 있으면 놀아주는데 한계가 있다. 그리고 그 때는 결국 티비를 보여주게 된다. 그런데 그게 아이들을 데리고 있는 가장 편한 방법인지라 넋 놓고 화면을 보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방임하는 것 것 같아 왠지 죄책감이 든다.

그래서 나도 애들이 있을 때는 왠만하면 티비를 틀지 않고, 컴퓨터나 핸드폰으로 뭘 보여주지 않지만 그것도 집에서 뿐이지 미디어로부터 완벽히 차단하기는 불가능하다. 외갓집에 갔을 때는 이모 아이패드로 게임을 하고 인천 할아버지 댁에 가면 사촌들이랑 WII나 컴퓨터로 게임을 한다. 수민이는 소정이 누나 집에서 코비게임 하려고 소정이 누나 집에 가고 싶어 할 정도... 

집에서 내가 잘 놀아줄 수 있으면 좋은데, 나는 집에만 있으면 할일이 산더미 같다. 애들 씻기고 밥먹이고 설거지 청소 빨래와 아이들 일 저지른거 수습하기만도 바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라도 자주 외출을 하게 되는 것 같다.


특히나 나는 아이들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은 엄마의 욕심 조금 과하게? 있다.

를 들면 예전에 대학교 선배언니가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왔을 때, 

수민, 수현이를 어린이집에서 1시 픽업해서 셋을 다 데리고 언니네 아이들과 도서관에 가서 놀았다. 언니랑 헤어지고 딱 집에 가서 쉬었음 되는데, 다시 장난감 빌리러 갔다가, 또 다른 도서관에 갔다가,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자르고 와서는 내가 뻗었던 적도 있고...


구청에서 행사가 있는 날이면, 애들 셋을 데리고 구청까지 걸어가서 잠깐이라도 구경을 시킨다.


4/30 어린이날 행사

5/22 꿈시장


이런 죄책감과 하루라도 보람차게 보내야 하는 엄마의 욕심이 보태져서 머리가 더 복잡해졌다.

이 일주일을 어떻게 버텨야 되나!!??


일단 월요일에는 등원을 했으니 점심먹고 1시쯤 다시 데리러 갔다. 

아이들을 놀리려고 도서관에 갔다가, 장난감 가게에 갔는데 문이 닫혀서 문방구에 갔다가 오는 길. 어린이집 어떤 엄마를 만났다. 마스크를 쓰고는 내가 애들이랑 돌아다니는 걸 보고 깜짝 놀라서 빨리 집에 가라며 엄청 걱정을 했다. 

나와 남편은 어딜 가든 사람이 없어서 메르스 덕을 봤다고 생각했는데...ㅋ 

특히 한참 아이들로 북적북적했을 시간의 동네 도서관은 심지어 아무도 없어서 우리가 전세를 낸 듯 이용하기도 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도서관으로, 시장으로, 놀이터로, 장난감 대여소로.. 쉴틈 없이 바쁘고 힘들게 보냈지만, 그래도 근처에 있는 친정집의 도움을 받아서 생각보다 수월하게 일주일을 보냈다. 

이틀은 외할아버지가 혼자 산에 가시는데, 수현이가 어디가냐고 물었더니 호랑이 잡으러 간다고 장난스럽게 하신 말을 아이들이 신나서 따라 나섰다. 덕분에 이틀 동안은 호랑이 잡으러 관악산을 누비고 와서 수현이는 일찍 낮잠을 잤고, 금요일에는 양수이모가 고맙게도 휴가를 내서 놀아줬고, 수민이는 태권도장에 열심히 다녔다.


어린이집 안 보내고 일주일 보내기

수민이랑 미술놀이-곤충그리기

우릴 위해 휴가를 내어준 양수이모랑 낙성대공원 나들이


항상 아이들 재밌는 시간 만들어 주려고 열심인 내가 나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든다.

아이들 방과 후에 이 학원 저 학원으로 보내는 엄마들을 문제라고 생각하면서도 나중에 나도 그렇게 될 수도 있겠다고... 그 엄마들도 아이들이 시간을 좀 더 알차게 보냈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런 거겠지... 

조심해야겠다.. 너무 잘 하려고 하다보니 지치기도 하고... 그런데 내려놓질 못한다. 

의식적으로 조금 내려놓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일상 > 육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루종일 좋은엄마  (5) 2015.07.19
장수풍뎅이 관찰일기2-알을 낳다  (0) 2015.07.07
아이가 원하는 것  (4) 2015.06.16
쑥쑥 자라는 아이들  (2) 2015.06.09
장수풍뎅이 관찰일기 1- 장수풍뎅이로 변태하다  (2) 2015.05.08
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