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로 이사가기로 결정을 하고 난 뒤로 우리집을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에 빠졌다.
1. 사야하나 사지말아야 하나?
2. 팔아야하나 팔지 말아야 하나?
나의 고민과 궁금증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그동안 여러 경제 관력책을 읽었다. <괴짜경제학> <불황10년>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 <(선대인의) 빅픽쳐>, 그리고 여러 경제 관련 기사들... 여러 책을 접하면서 느낀 바가 있어서 그 내용을 정리해 봤다.
-----------------------
2008년 세계 경제 위기 이후, 미국이 양적완화를 실시하면서 유동성이 증가하자 이제 양적완화를 종료하는 분위기... 아직은 미국이 그동안 풀었더 돈을 회수하지 않고 유지하는 단계지만 곧 돈을 회수하기 위해 미국이 금리를 조금씩 올리는 단계로 들어설 것이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처럼, 돈은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흐른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하면 우리나라도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투자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올려야 할 상황이 된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중반 이후 부의 효과보다 부채효과를 더 크게 누려왔다. 특히 사상최대의 초저금리 시대에는 낮은 이율로 부동산으로 돈이 쏠렸다. 집값이 이미 너무 올라서 더이상 오르지 않을 것 같은데도... 계속 오른다.
사상 초유의 저금리 기조 장기화 + 주거난 + 경기불황은 우리나라 주택을 기반으로 한 대출을 중심으로 가계 부채를 사상최대 규모로 만들었다. 현재 집값이 너무 높아서 우리 나라가 감당할 수 있는 부채 수준이 한계에 이른 이 상황에 우리나라에서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빚에 대한 이자가 늘고, 그러면 가계에서 쓸 돈이 줄어든다. 가계 소비가 위축되면, 경기침체 -> 투자감소 -> 일자리 감소 -> 주가 하락... 결국 부동산도 하락으로 이어진다.
경제 침체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월급은 늘지 않고, 회사마다 적체되어있는 인원들을 구조조정하려고 난리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본격화돼 국내 대출금리가 3% 올라도 열 중 한가구는 위험가구 전락한다고 한다. 미국이 금리를 3.5%까지 올리면, 한국 기준 금리는 5%까지 오르고 주택담보대출금리는 6.7%까지 오를 것이라고...
금리는 오르고 집값이 떨어질 경우 무리하게 빚을 내 값비싼 주택을 산 가구들의 부실 위험은 급증한다.
현재도 간신히 내고 있는 이자를 금리가 두배 수준으로 오르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3~5년 안에 금리는 오를 것이고, 집 값은 떨어질 것이다. 가계 소득은 이 빚을 감당 할 수 없다. 하나씩 무너지기 시작할 것이다.
--------------------------------
지난 7월 말, 평택에 갔을 때는 충격적이었다. 3월에 가서 집을 돌아봤을 때는 부동산 열기가 한창이더니 지금 가보니 아직도 1층 상가들이 텅텅 비어있었고, 지난 번에 부동산에서 우리더러 사라고 하던 건물은 여전히 매매가 되지 않았다.
건물마다 <급매>,<매매>현수막이 붙여있는데, 부동산업자의 말에 현혹되어 빚을 내서 건물을 샀다면 어떻게 됐을지 (물론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우리가 아파트 분양에 대한 확신이 없었을 때,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총 다섯 곳을 가봤다. 특히 미사의 아파트 분양 분위기는 과열되어 있던 상황이라 땡볕에서 1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사진출처: '미디어펜'(좌) /'매일경제'(우)
여기에 있으니 분위기에 휩쓸려서 당첨이 되면 뭔가 정말 횡재한 기분이 들 것 같았다.
무리를 해서라도 분양을 받아야 할 것 같은 분위기.
이 때 나에게 해답을 준 두 책
(선대인의)빅픽쳐에서는 저자는 부동산 경기가 조금 좋아보이는 것 처럼 보이는 지금, 국내 건설업체들은 사상 최대의 엄청난 분양 물량을 쏟아내면서, 국내 주택소비자들에게 최대한 바가지를 씌울 수 있다고 했다.
이 분은 <아침마당>의 '고급정보열전' 코너에 출연하시면서 시청자들에게 경제에 관해 쉽게 알려주셨는데 (본 적은 없다) 어느 날 갑자기 하차통보를 받았다는 기사를 우연히 봤다. 비판적이고 정확한 지적에 손해가 될 누군가의 외압이 아니었을까.
<불황10년>에서 우석훈 박사님는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이 나의 돈을 가장 쉽고 쓸모없이 낭비하는 방법이라고 헀다. 아파트가 완공된 이후에 가서 꼼꼼히 살펴보고 따져봐도 보자란데, 모델하우스만 보고 내 미래의 집을 상상하며 덜컥 계약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이냐는 것이다. 사실 최근 완공된 많은 아파트들에서도 부실시공으로 논란이 많은데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입지이지 인테리어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우리는 일단 분양가가 너무 높아서 시도도 하진 않았지만, 이런 지혜로운 책들을 참고로 했다.
1. 사야하나 사지말아야 하나? 에 대한 결론은 사지 않기로!
그러면 두번째 질문, '집은 팔아야 하나? 말아야하나?' 에 대한 것은 경제학적인 관점에서는 파는 것이 유리할 수 있지만 (집의 노후화됨에 따라 유지비가 발생하므로), 우리는 이 집에 대한 애착이 많아서 당장은 팔지 않기로 했다.
또 입지가 괜찮으니 나중에 어떻게 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집 앞에 계획된 경전철이 생기면 또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일이니까.
사지 않고, 팔지 않기로.
이 확신을 갖는데 정말 오래 걸렸다...
(이 글은 7월에 썼어야 할 내용이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디어 이사를 하다 (4) | 2017.01.05 |
---|---|
미친 스케줄... (0) | 2016.11.05 |
벼룩시장에서 얻은 것 (1) | 2016.10.07 |
다섯번째 미사 방문 (0) | 2016.07.21 |
창살없는 감옥에서의 해방! (0) | 2016.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