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를 출산하고 산후조리원에 들어가지 않았다. 대신 산후도우미 이모님이 2주 간 와주셨는데 (3주였던가) 그 기간이 끝나던 마지막 날, 이모님을 배웅하던 그 순간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헤어짐의 아쉬움이라기보다는 의지하던 사람이 사라짐으로써 나 혼자 어린 아이 둘을 감당할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저 이제 어떡하죠...?" 울고 싶었다. 혼잣말처럼 내뱉은 나의 말에 이모님이 한 마디를 남기고 가셨다.
"더 잘할 수 있어!"
어렵고 두렵고 힘든 일이라는 생각을 어차피 내가 감당해내야 할 일로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루하루를 잘 보내는 것 뿐이었다. 큰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줘야 할 때는 신생아가 밖에 나가면 안되니 (너무 작아서 아기띠도 할 수 없을 때) 아기를 집에 두고 바람처럼 뛰어갔다 왔다. 아기를 집에 두고 왔는데 수민이가 밖에서 더 놀겠다고 떼를 쓰거나 하는 일은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비상시에 큰 아이를 달랠 수 있는 여러 대책을 마련해두고 정 안될 때는 수민이를 유모차에 강제로 태우고 뛰었다. 셋째가 생겼을 때도 두렵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조마조마한 순간들을 버텨내다 보니 아이들은 어느새 이렇게 자라 있었다.
어차피 해내야 하는 일이라면 마음을 바꾸는 것이 낫다. 그리고 그렇게 어려워 보이는 일들을 하나씩 넘기다보니 나는 못 할 것이 없어졌다. 태도를 바꾸면 생각보다 일은 어렵지 않다. 모든 것은 마음가짐 하나로 바꿀 수 있다.
30일 글쓰기 #9. 막상 바꿔보니 생각보다 괜찮았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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