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더웠던 어느 여름, 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려고 갔는데 내 눈에 탐탁치 않은 장면이 들어왔다. 미리 와 있던 한 가족이 아이스크림 냉장고 문을 활짝 열고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있었던 것이다. 딱 봐도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나의 짜증을 더 돋운 것은 본인들이 가장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찾겠다고 문이 열린 상태로 한참을 뒤적거렸다는 것이다. 그 시간이 너무 길었다. 냉장고의 냉기는 다 날아갔다. 나는 물렁한 아이스크림을 손에 쥐었다...
냉장고 문을 여는 것만 각별하게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두 가지 상황이 결합되어 있을 때 짜증이 치솟는다. (남들은 뭘 먹던지 당장 본인만 맛있는 걸 먹으면 된다는) 이기심과 (본인이 전기를 낭비하고 있다는) 무지함이 결합되어 있을 때다.
그나마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내가 화를 내는 일은 거의 없지만, 아이들이 서로 싸울 때도 이런 상황이 생기면 나는 본능적으로 반응한다. 화장실에서 둘째가 응아를 하고 있는데, 셋째가 샤워를 하면서 형에게 물을 뿌리며 즐거워 하는 상황(물 낭비+ 형의 울음소리를 즐김+ 화장실 밖을 물바다로 만들 때)이 좋은 예다... 나는 곧장 셋째에게 달려가서 꿀밤을 날린다.
[30일 글쓰기] #10. 이것은 죽어도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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