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에 초등학교 2학년이던 큰아들이 학교에서 학교신문을 가지고 왔다. 거기에는 상을 받은 아이들의 그림이 실려있었는데, 딱 봐도 너무 잘 그렸다. 누가 그렸나 봤더니 아들과 같은 2학년!
"수민아, 얘도 2학년이래! 그런데 왜 너는 아직도 사람을 막대기로 그리냐?"
그러자 아들이 한숨을 쉬며 답했다. "엄마, 모두가 그림을 잘 그리는 건 아니야."
우문현답이 따로 없다.
물론 아이는 딱 저 한마디로 끝나지 않았다. 좋은 꼬투리를 잡은 큰아들은 자기는 뭐도 잘하고 뭐도 잘하고~ 한참동안 나를 놀렸다. 조잘거리는 아이의 말을 듣는데 은근히 논리적이고 하나도 틀린 말이 없없다. 그렇게 개개인성을 강조하는 <평균의 종말>을 나는 두번이나 읽었는데... 초등학교 2학년 아이에게 지다니. 괜히 비교하다가 본전도 못 찾았다.
가끔은 아이들의 한 마디가 책보다 뜨끔하다.
[30일 글쓰기] #21. 당신의 자녀들에게서 무엇을 배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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