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육아2011. 10. 7. 22:11

홍엽이였던가, 누가 내게 둘째 태명이 뭐냐고 물었다.
그제서야 생각났다. 이제 임신 3개월.. 태명 지어주는 걸 깜박했다.

수민이 임신했을 때는
(게으른 엄마였지만) 그래도 나름 영어로 된 책을 소리내서 한 권을 다 읽어줬고,
(태교 목적은 아니었지만) 한자2급 공부도 해서 자격증도 땄고,
동화책도 읽어주려고 했고, 덕만아~하면서 말도 자주 걸어줬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입덧의 괴로움 외에 아기의 존재가 크게 인식이 안되다가
조금씩 배가 불러오니 이제야 좀 실감이 난다.
온통 관심은 수민이한테 가있고.. 그래서 둘째가 서럽다고 하는가보다.

그래도 아기가 태어나면 울 아들이 좋아하는 엄마가 아기만 붙들고 있느라 찬밥신세가 될텐데,
그때 되면 상황이 반전이 될테니 뭐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며칠 전에 산부인과에 갔다. 13주면 이제 성별도 알 수 있을 거 같아 기대하고 양수도 같이 갔는데,
안 알려 준다.. ㅠ
딸이어라.. 딸이어라.. 기도하는 나의 맘과는 달리,
초음파 영상에 보이는 다리 사이에 있는 저건 뭐니.. 
의사선생님은 탯줄일 수도 있다며 희망을 잃지 말라고 하지만,
(아들인지) 이미 알고 있으면서 내가 실망할까봐 안 알려주는 것 같은 느낌.

아... 미국행 비행기 탄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아들네 집 간단 사람은 없고 다 딸네 간다고 하고,
양수가 유럽여행하면서 만난 가이드는, 대부분 사위가 장모님 모시고 온 경우만 많다더라 하고..
딸 낳아서 내가 비행기 타자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다 힘들게 키워 놓으면 과묵한 아들보다는 내 옆에 와서 종알종알 같이 수다도 떨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딸이 있었으면 좋겠는 소망..  딸이랑 아들이랑 손 잡고 해변을 걷고 싶은 나의 꿈..ㅋ

그렇다고 셋째를 가졌다가 또 아들이면 어떡하냐..잉
아직 확실히 답을 들은 건 아니니 또 반전이 있을 수도 있지만
왜케 벌써 속상하지.. 미안하다 둘째야.. (아들이라면)ㅠㅠ
태명은.. 수동이라고 할까.. 수민이 동생. ㅋ

요즘 수민이는, 이렇게 운다.
(얼굴의 근육을 다 사용해서)

'파리채를 의기양양 들고다니는 수민이는
가끔 그게 빗자루인척 멈춰서서 바닥을 열심히 쓸고 다시 의기양양 걸어간다. ㅋㅋ'
- 조카바보 양수이모

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