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이상적인 날은 이런 날이다.
아침에 수민이가 아침밥을 잘 먹고 아빠랑 어린이집에 울지 않고 등원한다.
나는 수현이랑 낮잠을 자고 일어나 집안일과 요리 하나를 하고
수현이 목욕을 시키고 곤히 재우는 데 성공시킨 다음 편한 마음으로 어린이집에 수민이를 데리러 갔다 온다.
수현이가 쭉- 자는 동안 수민이랑 재밌게 놀다가 저녁을 먹이고 수민이 목욕을 시키고 나서
수현이가 깨면 수민이랑 같이 놀다가 9시쯤 둘을 같이 재운다.
그런데 이 모든 게 동시에 일어날 확률은 아주 낮다.
뻥튀기 과자를 뛰어다니면서 뿌리고 다닌 후.. 밖에 나가자고 현관문 앞에서 뒹굴고 우는 수민이
한 손에는 수현이를 안고, 다른 손으로 수민이 밥을 주다가 밥이랑 반찬을 바닥에 다 엎은 적도 있고,
수현이 젖 줄 때 수민이는 내 다리에 올라타고 매달리고 넘어다니고,
수현이 재우는데 수민이가 옆에서 소리 지르고 울어서 못자게 하고,
수현이 똥이 속싸개까지 다 묻어서 치우는 동안 수민이는 베란다에 있는 물건들을 다 끌고 들어와 어지르고..
어떤 날은 요리할 시간이 없어서 배달시켜서 먹었는데 먹을 시간이 없어서 애들 다 잔 다음 9시가 넘어서 먹었다.
일단 수민이랑 수현이가 같이 깨어 있으면 할 일이 너무 많고, 집안은 순식간에 난장판이 된다.
안 치우고 놔뒀다가 한 번에 치울까도 했는데, 난 집이 어질러져 있으면 짜증 지수가 급격히 높아지는 성격 탓에 어쩔 수 없이 하루종일 쫒아다니면서 치운다.
할 일은 많고, 밥도 맛있게 차려서 먹고 싶은데 여유도 없고..
그런데 집이 온통 어질러져 있는 상황에, 둘이 동시에 울면 나는 갑자기 맨붕상태가 된다.
물론 왠만한 상황이면 크게 한번 심호흡 하는 게 도움이 된다.
근데 요즘 수민이는 왜 이렇게 소리를 지르는지... 옆에서 울고 소리지르고 찡찡대면 나도 신경이 엄청 날카로와져서 수민이한테 큰 소리를 내게 되고, 또 수민이가 하려는 것마다 안된다고 하는 것 같아서 수민이한테도 미안하다.
많이 시달리는 날은 자꾸 오빠한테 전화해서 빨리오라는 얘기만 자꾸 하게 되는데,
맘 한편으로는 직장에서 힘들게 일하고 스트레스 받고 돌아올 남편 생각하면 또 미안한 마음도 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너무 하소연 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이렇게 힘든 건 아니고, 아이들은 귀엽고 봐도봐도 예쁘다.
그나마 수민이가 낮에는 어린이집에 가 있고, 수현이는 순한 편이니 얼마나 다행인가..
지금 나한테 필요한 건 요런 긍정적인 마인드...ㅋ
나는 행복하다.. 행복하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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