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가 왜 이러나.. 싶을 정도로 한참 힘들게 하던 수민이가 다시 안정되어 간다.
안그래도 엄마도 뺐겼는데, 동생을 때린다고 매번 혼났으니 속상할 만도 하다. 수민이도 아직 세 살짜리 아기인데.
요즘 엄마아빠가 매번 수민이 편을 들어주며 '형아꺼야~' '형아 만지지 마~' '형아 아프잖아~' 하면서 수민이가 할 말을 우리가 먼저 하는 게 (어차피 수현이는 못 알아들으니..) 수민이 마음을 위로 하는데 좀 도움이 된 것 같다.
무엇보다 아빠가 적극적으로 수민이랑 놀아주면서 수민이는 아빠와 사랑에 빠졌는데, 안 좋은 건..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수민이가 아빠가 출근하고 없으면 "아빠 보고싶어~ㅠㅠ" 이 울음소리로 수민이의 하루가 시작된다는 거. 쉽게 달래지지 않는다는 거. ㅋ
아빠가 퇴근하면 다다다다~ 달려가서 인사하기 "안넝하세요!!"
수민이 돌잔치때 썼던 포스터.. 꺼내줬더니 자기라며 좋아한다. 발차기 얍!
우리집 나름의 수민이 마음 달래기 치료과정ㅎ
요즘 수민이는 말이 터져서 우리를 빵빵 터지게 한다.
가끔 말도 안되게 떼를 쓰고 울 때는 "엄마 우는 거 싫어. 울지말고 이야기해. 다 울면 이야기해~" 이렇게 이야기하고 그대로 놔두면 금방 뚝 그치고 와서는 "다 울었어요." 하고,
수민이가 너무 많이 먹는 것 같아서 "수민아 너무 많이 먹는 거 아니야?" 하면, "수민이 돼지지롱!" 이렇게 대답한다.
최근에는 탁자를 붙잡고 일어서기 시작한 수현이가 탁자를 붙잡고 서서 한 손으로 내가 먹다 놓은 커피잔을 아슬아슬하게 들고 있었다. 부엌에서 내가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히~익!!!" 소리를 냈더니 그 소리에 수현이는 더 놀래서 뒤로 벌러덩 넘어갔다. 다행히 커피잔은 탁자에 엎어졌고, 수현이는 다치지는 않았지만... ㅋ 수민이는 놀래 우는 수현이를 보며 "어떡해~ 아프겠다~" 이러고 있다.ㅋ 내가 "동생 안 넘어지게 잡아줘야지~!" 했더니, 계속 "미안~ 미안해~" 한다.
예전에는 수민이가 수현이를 느닷없이 물어버리거나 때렸다. 무는 것도 이빨 자국이 선명히 나도록 세게 무는 바람에 아기가 자지러지게 울었는데, 이제는 동생이 자기를 만지고 꼬집고 머리카락을 잡아당겨도 왠만해선 잘 때리지 않는다. 물론 가끔 때리긴 하지만 전처럼 무자비하게ㅋ 때리진 않고, 수현이가 울고 있으면 "형아가 놀아줄께!!" 하면서 달려간다. ㅋㅋㅋ
둘째 수현이는 너무 잘 먹고 잘 큰다. 얼마나 잘 먹는지 요즘은 이유식을 어른 스푼 가득 3스푼씩.. 그렇게 하루에 세 끼를 먹는다. 그리고 아기 과자도 넘 잘 먹고.. 하여튼 먹는 것만 손에 쥐어주면 조용해진다. 이제 10.3kg 정도 된 것 같다.
수현이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자기 나름 하루를 아주 바쁘게 보낸다. 의자와 탁자 다리로 열심히 장애물을 넘으며 기어다니고, 엄마를 찾아서 화장실과 이방 저방으로.. 바쁘게 돌아다닌다.
엄마를 발견했을 때 이 반가운 표정! 엄마 찾았다!!
안녕? 하고 손을 흔드는 듯.. ㅋㅋ 수현이도 안녕?
며칠 전에 학교 선배언니가 놀러와서 도대체 둘을 어떻게 재우냐고 물었다. 하긴 재우기가 제일 힘들다. 수현이를 겨우 재울려고 하면 수민이가 악을 쓰고 우는 소리에 수현이가 놀래서 깨고.. 둘이 동시에 울면 짜증이 벌컥 난다. 동생을 깨우는 수민이가 야속해서 수민이한테 화도 내 봤지만 그러면 수민이는 속상해서 더 울고 악순환이 계속 된다.
그럴 때는 수현이 재우는 걸 포기하고 우선 수민이를 좋은 말로 달래줘야 한다. ㅋ 어쩔 수 없이 내가 참는 수밖에..ㅠ
힘들지만 그래도 둘이 낫다는 생각이 자주 드는 건 음식점 같은 곳에 가서 아이들이 형제끼리 노는데 수민이 혼자 기웃기웃하면서 서성일 때..
그리고 두 아이들이 소리내서 웃을 때, 수현이가 엄마를 보고 반가워 활짝 웃을 때, 수민이가 "엄마 좋아. 이~만큼 좋아" 할 때, 수민이가 우유에 콘프러스트를 타서 흘리지 않게 두 손으로 잡고 살금살금 걸어갈 때, 수민이가 쉬가 마려워 화장실로 달려가면서 "참아야되! 참아야되!" 할 때, 수민이가 수현이한테 장난감을 주면서 "고마워~해!" 할 때...
하루에도 몇 번씩 이렇게 나를 행복하게 해주니 지금 내가 아이들을 위해 보내는 시간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
그렇게 생각해야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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