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육아2012. 11. 27. 15:36

수민이가 말을 잘 하니 재밌는 에피소드들이 많이 생긴다. 진짜 별 거 아닌 일인데도 말이 봇물처럼 터지기 시작하니 너무 귀엽다. 요즘은 어디서 "대박~" 이 소리를 배워서 적당한 타이밍에 써먹는데 너무 웃기다.

 

나중에 추억하기 위해 몇 가지..

1. 내가 수민이랑 같이 있다가 수현이를 재운다고 데리고 갔다. 그런데 수현이가 잘 생각이 전혀 없길래 바닥에 내려 놨더니 수현이가 형 있는 방으로 열심히 기어갔다. 갑자기 나타난 수현이를 수민이가 발견하고 "으악~!!" 소리를 지르며 겁에 질려 도망간다.

"코 잤는데..!? 코잤는데..!!!!" (코 자러갔는데!!)

코 자러갔는데 나타난 걸 보고 귀신본 듯 놀랐나보다.

 

2. 아빠가 감기가 걸려 일찍 자러 들어가서 수민이랑 수현이랑 엄마 셋이서 놀았다. 아빠 생각은 잊어버리고 자러 들어갔는데 누가 침대에 누워 있어서 깜짝 놀랐나보다. "누구지? 누구지?" 하더니 얼굴을 확인하고 "아빠구나~아빠네~" 하고 웃는다. '~구나' 소리는 어디서 배웠을까? ㅎ

 

3. 나한테 혼나고 나서, 내가 "수민이 속상하겠다~ 그래도 그러면 안되. 위험해~" 이렇게 말하곤 했더니 수민이가 먼저 "속상해. 엄마한테 혼나서 속상해. 엄마가 뽀뽀해줘야되. 안아줘" 이렇게 말하기 시작했다. 요즘은 "속상해" 소리를 입에 달고 사는 수민이.

 

4. 엄마 아빠한테 퍼즐을 해보라고 시키더니 지켜보면서 "잘하네? 잘하는데..?" 이러고 감시하다가 내가 틀리기라도 하면 "아닌데? 여긴데?" 하면서 뺏어가서 자기가 해버린다.

 

요즘 수민이는 퍼즐놀이에 푹~빠졌는데, 매일 3시간씩은 퍼즐만 한다.

9조각 짜리 퍼즐만 계속 맞추길래, 뽀로로 12/16/20/24/30 조각 다섯개 세트 하나를 사줬더니 너무 좋아한다. 내가 사주면서도 수민이가 할 수 있을지 고민했던 걸 비웃기라도 하듯이 지금은 쉬운 건 쳐다도 안 보고 30조각짜리만 계속 맞춘다.

 

고슴도치 엄마가 되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래도 우리 아들 넘 똑똑할 것 같은 느낌..ㅋㅋ "이렇게 집중하다니.." 이러면서 남편이랑 아들 칭찬한다. ㅋㅋ 퍼즐 열심히 하면 소근육도 발달시키고 집중력도 좋아져서 좋다지만...

안 좋은 건, 치우기 완전 귀찮다는 거.. 한 조각 잃어버리면 그거 찾아달라고 울어서 집을 다 뒤져야 된다는 거.. 엄마 아빠가 해보라고 시키는 통에 우리도 계속 맞춰야 된다는거... 수민이가 잘 하는 걸 보고 코코몽 퍼즐 104조각을 사줬는데 역시 수민히 혼자하긴 무리라 매번 우리가 열심히 맞추고, 맞추놓으면 다시 해보라고 순식간에 엎는다. ㅠ

 

 수민이의 퍼즐 삼매경

"어! 이수현! 너~! 그거 먹으면 안돼! 형아꺼야~ 엄마!! 먹어요~ 잉잉~ㅠ"

 

이 와중에 수현이는 퍼즐만 보면 열심히 기어와 퍼즐 조각들을 입에 가져간다. 그럼 수민이는 그걸 뺏다가 울고.. 그럼 우리는 수민이더러 퍼즐가지고 도망가라며 한바탕 소동을 치르고.. ㅋㅋ 그나마 요즘엔 때리지 않아서 다행이다.

요즘 수민이는 동생 돌보는 마음이 조금 생긴 것 같다. 수현이가 울면 달려가서 "까꿍!" "뚝!" "울지마~ 형아가 놀아줄께~" "아빠 오라고 할까? 아빠 데리고 올까?" 하기도 하고, 자던 수현이가 깨서 울면 나보고 빨리 가서 안아주라고 성화다.

 

뭔가 재밌는 걸 발견했을 때 신난 표정 (카메라 발견!)

 

이제 7개월 반인데 벌써 혼자 잡고 일어서기 시작한 수현이.. 둘째 아들은 수민이 키울 때 비하면 거저 키우는 거 같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노는 효자기도 하지만, 두 아들 키우다보면 정신 없이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그러다 문득 수현이를 보면서 많이컸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나는 수현이 쫒아다니는 일이 하나 더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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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