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 오늘은 흑인들의 제대로된 가스펠을 들어보고자 유명하다는 Abyssinian Baptist Church에 갔다.
다행히 비가 그치고 날씨가 너무 좋았다. 푹 잔 덕에 몸도 많이 좋아졌다.
그런데 이 날 200명 정원인 교회에 500명이 넘게 줄을 서 있었다. 관계자는 unsual한 일이라고 했지만, 가스펠로 유명한 할렘가 교회를 검색하면 이 교회가 대표로 뜨니 앞으로 계속 이럴 거라고 예상됨..
처음 뉴욕 지하철을 타느라 헤매고 가다보니 여유있게 가지 못한 바람에 들어가는데 실패했다. 못 들어가니 더 가보고 싶다...
어쨌든 할렘에 왔고 교회는 가야겠고, 11시가 예배시간이 다가오면서 아무 곳에나 들어갔는데..
정말 wrong choice 였다.ㅠ
노래도 대충(?) 부르고, 예배 준비도 제대로 안 되어 있는 듯... 목사님으로 보이는 분은 읽어야 하는 부분의 성경을 두 번이나 틀리게 읽다가 결국 "Hospitality, Hospitality, Hospitality..." 하고 민망하게 웃으며 들어갔다. 내용 없이 내내 찬양만 부르는데, 사람들 계속 서 있으라고 해서 그것도 곤욕이었다. 2층에는 우리같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앉아있었는데, 대부분 예배시간 내내 우리처럼 멍 하니 있었다. ㅋ
특이했던 건 이 날이 mother's day라 엄마들 다 나오라고 해서 장미꽃 한송이랑 편지 한 장을 줬다는 거... 나도 나갔는데 나더러 엄마 맞냐고 두 사람이나 물어봤다. "Yes, I have two sons!"
예배가 끝나고 밖으로 나왔더니 갑자기 여기저기 교회들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길을 걷다가 너무나 아름다운 '아베마리아' 노래가 흘러나오는 교회가 있어서 들어가서 들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중국식당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할렘에서 센트럴 파크까지 엄청 걸었다. 간신히 좋아진 나의 체력을 보전하고자 버스를 타고 싶었는데, 두 남자는 걸어가잔다... 버스타기 애매하기도 했다.
센트럴파크
보통 센트럴파크는 아래에서 위로 오다가 힘들어서 중간까지만 간다는데, 우리는 반대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다가 중간에서 포기했다. 선직오빠는 여기까지 왔으니 더 내려가서 스카이 라인 아래로 잔디밭이 펼쳐져 있는 데 누워봐야 한다고 했지만, 나는 이 정도로 충분하다며 두 사람을 끌고 나왔다. Enough!! 우리에게 시간은 없고 볼 것은 많다...
스타벅스를 찾아 카페인을 섭취하고 이번에는 헬스키친 벼룩시장에 갔다. 나는 정말 벼룩시장에 꼭 가보고 싶었는데, 겨우 끝날 무렵 시간을 맞춰서 갈 수 있었다. 선직오빠는 내가 그나마 못갔으면 두고두고 이야기 했을 거라며.. ㅋㅋ
이번 여행 계획을 거의 안 짜갔는데도 벼룩시장에 대해서는 조사를 하고 갔을 정도로 벼룩시장에 대한 나의 열의는 대단했다. 정말 엄청 기대하고 있었는데... 세계 3대 벼룩시장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크기도 별로 크지 않았고, 솔직히 별로였다. 끝날 무렵에 가서 그럴 수도 있지만... 서둘러 구경을 하고, 기념으로 철판에 그려진 그림 두개를 샀다.
'헬스키친' 벼룩시장
벼룩시장을 나와 첼시에 있는 하이라인 파크에 갔다. 고가에 놓여있는 철로였는데 지금은 폐쇄되고 공원으로 바뀌었다는.. 끝에서 끝까지 걷는데 30~4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식물들도 많고 중간중간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도 있고, 운치있는 산책로였지만, 사람들이 넘 많아서 인파에 휩쓸려서 다닌 것 같다.
하이라인파크 끝에는 첼시마켓이 있었다. 지친 두 남자가 맥주 한 잔씩 마시는 동안 나는 첼시마켓을 구경했다. 여기에는 LA 산타모니카에서 웹사이트가 있냐고 물어서 명함까지 받아왔던 anthropologie 가 있었다. 옷/인테리어/주방 용품 등등을 파는데 완전 내 스타일~ ♥ ㅋㅋ 티 하나를 샀다.
하이라인파크
센스있는 창문 스티커.. 사람인 줄 알고 깜짝 놀랐음. ㅋ
저녁에는 코리아타운에 있는 한국식당에 가서 떡볶이와 부대찌개를 먹고...
집으로 오는데 또 지하철을 잘못 타는 바람에 엄청 돌아서 왔다. 이 날 한 10km 넘게 걸었던 것 같다.
하루종일 걷고 걷고, 또 걸었다. 덕분에 겨우 나아질 뻔했던 감기가 저녁이 되니 다시 심해졌다.
이 날 하루를 총평하자면, 많이 돌아다녔지만 하나를 제대로 느끼지 못한 것 같다. 겉핧기처럼 스쳐지나간 느낌이랄까. 하루에 이 많은 걸 다 봤으니 무리하기도 했다. 좀 더 여유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첼시마켓에서 랍스터를 못 먹은 것도 살짝 아쉽다.
감기나 좀 떨어졌으면 좋겠다. 애들도 보고싶고 걱정되고.. 여행은 아직 4일이나 더 남았다...
아직 볼 게 너무 많지만, 그것과 별개로 여행이 너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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