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 밤은 뉴욕 시티를 제대로 느껴보고자 맨하탄에 숙소를 잡았다.
캐리어가 두 개나 있다보니 어떻게든 지하철을 피해보려고 버스노선을 찾아봤지만 여기는 지하철이 최고의 교통수단이다.
에스컬레이터도 엘레베이터도 없지만.. 나에게는 남편이 있다.. ㅋㅋ
숙소는 타임스퀘어랑 세 블록 떨어져 있는 아파트다. 가보니 어제 <시카고>를 봤던 브로드웨이에서도 세 블록이고.. 실제 모습도 사진과 똑같았다. 하루에 약 20만원 정도.. 약간 가격이 세긴 했지만, 여기는 맨하탄이니 이정도 가격이면 훌륭하다. 침대 메트리스도 엄청 폭신했음.. 특히 소파를 펴면 침대로도 활용할 수도 있어서 가족이 같이 오면 가격대비 최고일 듯...
주인은 인도계 남자였는데, 실제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건 아니고 렌트해서 airbnb에서 사람들에게 빌려주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만약 누가 물어보면 자기랑 친구라고 말하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여기서 이런 장사를 해도 꽤 괜찮을 듯... 좋은 위치에 인테리어만 조금 신경써도 인기가 많을 것 같다. 실제로 이 아파트도 한 달 중에 겨우 하루 남아 있는 걸 예약한 거다. 이번 여행에서 묵었던 세 곳중에 이 아파트가 제일 좋았고, airbnb 통해 예약한 다른 곳도 전체적으로 만족한다. 주인들과 연락도 바로바로 잘 됐고, airbnb쪽에서도 관리를 잘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예약할 때 후기가 좋은 곳으로 잘 선택하는 것도 중요...
타임스퀘어 숙소
바람에 휘날리는 성조기... 무슨 사건이기에 NYPD가 이렇게 많이?
미국 서부에서는 인앤아웃 햄버거가 유명하다면, 동부의 햄버거는 쉑쉑버거..
먹으려고 갔더니 아침부터 이렇게 줄을 서 있다.
우리 애기들은 뭐하고 있을까...ㅠ 너무 느끼해서 반이나 남김..ㅋ 갈수록 초췌해지는 나..
오늘은 마지막날이니만큼 나는 실컷 쇼핑하러 소호로, 남편은 모마 미술관에 가기로 했다. 이게 서로 편하다. ㅋㅋ 점심을 먹고 오빠랑 바로 헤어졌다.
SOHO
뉴욕은 쇼핑의 천국이라는데 쇼핑 천국이라는 건 실감하지만, 싸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 우리가 그런 곳을 잘 못찾아다닌 것 같다. 아님 이게 싼 건가? ㅋㅋ
그동안 돌아다니면서 내 옷만 샀기 때문에 오늘은 남편 옷 중심으로 쇼핑했다. 세 벌 샀는데 각 50~70불 정도 된 것 같다. 크록스에서 내 샌들도 50불에 샀는데, 지금 엄청 편하게 잘 신고 다니고 있다. 이것 저것 사다보니 가방이 많아지면 왠지 위험할 것 같아서 30불짜리 큰 가방을 하나 사서 다 거기에 넣고 다녔다.
혼자 다니면서 느꼈던 거는, 사람들이 엄청 친절했다는 거다.. 오빠랑 다닐 때는 전혀 못 느꼈던 친절함..
예를 들면, 같이 있을 때 교통경찰한테 길을 물어보면 우리를 쳐다보지도 않고 짧게 대답만 했었다.
그런데 혼자 경찰한테 길을 물어보니 친절하게 자기 핸드폰을 꺼내 구글맵으로 알려준다.
가방지퍼가 열려있었는데, 가방 문이 열려있는데 닫아줘도 되겠냐고 물어보더니 닫아주는 사람도 있었고,
길을 물어보는데 모른다고 해서 또 그냥 가려고 했더니, 지나가던 다른 사람들이 멈춰서 알려주기도 했다.
지하철을 탔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옆에 아저씨한테 물어보고는 잘못타서 내리려고 했더니 나보다 더 안타까워함.. 그러고 보니 나 왜이렇게 헤매고 다닌 거 같지.. ㅋㅋ
소호에 있는 천 가게(Pearl)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된 '펄'이라는 샵에도 가봤다. 너무 비싸서 사지는 못했지만, 디스플레이가 예술이다. 나같은 사람들이 여기오면 눈이 번쩍 할 것 같다.
오늘도 핸드폰 데이터는 사용하지 않고 살아남았다. 오빠랑은 5시에 교신하기로 해서 스타벅스에 가서 카톡으로 연락했다. 얼마나 돌아다녔는지 너무 피곤했지만.. 그래도 쇼핑하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렇다고 많이 산 건 아니고 구경만 엄청 했다. 돈이 넉넉한 줄 알았는데 쓰다보니 순식간이다. 헐..
섹스앤더시티에 나오는 캐리네 집도 가고 싶었는데, 시간의 압박과 체력의 한계로 포기..
다시 타임스퀘어로 가서 오빠랑 선직오빠를 만났다.
네 번째 간 타임스퀘어.. 항상 북적북적.. 정신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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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볶음밥을 포장해서 집에서 먹기로 했다. 그런데 우리가 너무 선물을 못 사서 오빠 둘은 볶음밥을 사러가고 나는 웰치스 젤리를 사려고 돌아다녔다. 여기 근방을 다 뒤지고 다녔는데사람들은 내 '웰치스' 발음을 못 알아들었고, 결국 못 샀다. ㅋ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오는데, 타임스퀘어에 Fossil 매장이 있어서 구경하러 들어갔는데, 가격도 기타 브랜드에 비해 저렴한 편이고 디자인도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ㅋㅋ 내가 갈색+파란색 조합을 너무 좋아하는 걸 어떻게 알고... 딱 그런 가방이 있어서 맸다가 내려놓기를 반복하고 있는데 점원이 "I can see you really like it." 한다. 응. 나 이런 색깔 완전 좋아해.. 하며 엄청 고민하다가 결국 지르기로 했다. 73불이었는데, 내 지갑에 남아 있던 돈이 딱 83불... 그런데 택스를 포함했더니 80불 정도 됐다. 근데 순간 나한테 73불만 있는 걸로 착각해서 돈이 모자르다며.. 그냥 돌아왔다.
오는 길에 내가 계산을 잘못한 걸 알았는데, 그냥 운명이려니 하고 숙소에 도착했다. 그런데 미리 도착해 있던 남자 둘이 이번 기회가 아니면 못 산다며.. 한국에 돌아가면 이 가방만 생각이 날 거라며... 9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선직오빠는 매장 전화번호를 알아내 영업시간까지 물어보며 (밤 11시까지였음) 계속 나의 지름신을 부추겼다.
꼼짝도 안하고 그냥 누워서 자고 싶었는데, 결국 돈을 챙겨서 혼자 가서 사왔다. 아까 도와줬던 점원을 찾았는데 퇴근했다고.. 그래서 그 점원 이름으로 올려달라고, 굳이 안해도 되는 오지랍까지 발휘했다. 근데 아까 너무 미안해서... ㅋ
마지막 날은 이렇게 가방을 사는 걸로 마무리했다. ㅋ
다음날은 늦잠을 자다가 공항셔틀버스 전화로 잠이 깼다. 정신이 번쩍나서 진짜 총알 튀어나오듯 숙소를 나와 공항으로 출발.. 예약해 놓은 사람들 태우느라 조금 돌아갔는데, 밖을 구경하다보니 못 가본 곳이 정말 많았다.
하지만 아쉬움은 없었다. 더 있고 싶은 마음은 없고 후련했다.
이제 드디어 끝났구나.. 집에 가는구나... 그런 마음.
...지루하고 길고 피곤한 비행을 마치고 인천에 도착했다.
공항철도를 타고 가서 검암역에 마중나온 수민이를 만났다. 밤 11시가 넘었는데, 엄마아빠를 기다린다고 낮잠도 안 자고 있었다며... 수민이가 달려와서 안기는데 너무 행복했다. (수현이는 친정집에)
수민이는 "엄마, 미국 어디갔다왔어?" 묻더니 "수민이도 뉴욕 가고싶다.." 한다.
"엄마아빠 이제 가지마~" 하며 꼭 안긴다.
아.. 집에 돌아왔구나.
다음 여행은 한 5년 뒤에... 수민이가 초등학교 들어갈 때쯤.. 그 때 꼭 같이 가자~!
아이들 잘 봐주신 부모님, 형님가족한테 정말 너무 감사하다... 이 은혜를 우찌 갚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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