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여행, 나들이2013. 9. 7. 23:53

여행 둘째날, 아기동물농장에서 나와 양양에 있는 숙소로 갔다.

여기저기 놀다가 도착하니 오후 5시가 넘었는데, 프론트에서 청소가 늦어졌다며 기다리는 동안 음료 쿠폰 4장을 줬다. 나야 완전 땡큐임..

 

기다리는 동안 그동안 남편이 침이 마르게 칭찬하던 쏠비치를 구경했다. 작년부터 회사 회원권으로 예약을 시도했는데, 이번에 겨우 됐다는... 나의 칭찬을 듣고 싶었던 남편은 여기 엄청 좋다며 사이트 들어가서 보라고 몇 번이나 이야기 했었다. 실제로 가보니 정말 바닷가 바로 옆이라 바라만 봐도 멋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모습에 좋아할 줄 알았다며 그제서야 남편은 만족한 것 같았다. ㅋㅋ

 

수현이는 자고, 쿠폰으로 공짜 커피와 오렌지 주스를 마시며 앉아있으니 낙원이 따로 없었다. ^^ 이 상황에서 이수민은 분수 바닥에 있는 쓰레기를 찾아다니며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며... "어쩌지. 어쩌지." 이러고 있다. ㅋ 나는 바른생활 하는 아들을 위해 물 속에 잠겨있던 과자봉지와 음료수병을 주워서 쓰레기통을 찾아 헤맸다...

 

<쏠비치>

↑ 오렌지 주스 한 잔 마시고 시크한 수민이                                 ↑ 아들이 찍어준 사진    

시도때도 없이 뽀뽀를 요구하는 아빠..

 

다음날에는 아침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다. 전 날 남편은 새벽에 낙산사에 가서 일출을 보자고 했지만, 전혀 상관없이 주무심.. ㅋㅋ 어차피 비도 오고 스케줄을 바꿔서 아쿠아월드에 가기로 했다.

정말 수영장 같은 곳을 한 번 가려면 준비할 게 많아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 갈아입을 옷, 튜브, 세면용품만 챙겼는데도 큰 가방이 두개나 됐다. 빠진 게 없는지 허둥지둥하는 나와 상관없이 수민이는 아빠랑 문 밖에 서서 빨리 좀 가자며 재촉했다. 이게 남자와 여자의 차이..

 

<쏠비치 아쿠아월드>

사진 찍다가 폰을 물에 살짝 담그고, 놀래서 사진은 포기.. 건진 사진은 두 장..

 

애들이 너무 좋아할 거라는 우리의 기대와 달리 수현이는 너무 겁을 내고 울었다. 튜브타는 것도 무서워하고, 내내 내 몸에 찰싹 붙어 있었다. 반면에 수민이는 물 만난 강아지처럼 신이 나서 놀았다. 깊은 물 속에 들어가서 구명조끼를 입고 발을 차며 균형을 잡으며 떠 있었는데, 수영하는 거라며 내가 잡지도 못하게 했다. ㅎ

 

수현이가 졸려해서 나는 수현이를 데리고 일찍 들어오고 수민이는 아빠랑 한 시간을 더 놀았다. 수영장에서 실컷 놀고 들어와 애들 모두 낮잠을 재우고, 조금 쉬려고 했데, 수민이가 안 잔다. 아빠랑 수현이가 잠든 사이에 나랑 수민이는 놀이책을 활용해서 놀았다.  이런 비상시에 쓰려고 가져온 책인데 정말 가져오길 잘했다. 토닥토닥..

 

                                                                  "엄마, 송편 한번 먹어봐요"

 

한 숨 푹 잔 수현이가 깨서 또 찡찡거리기 시작하자 바로 또 나갔다. 바로 옆에 낙산사로.. 대학 때 전국을 답사하던 동아리에 있던 자영이가 최고로 꼽은 장소라 더 기대를 품고 갔는데, 정말 좋았다.

남편은 온 김에 끝까지 가보자고 했지만, 그러기에는 비온 후라 너무 쌀쌀했고 나는 많이 귀찮았다... 때마침 수현이가 똥을 싸줘서 바로 설득할 수 있었음.. ㅋ 애들 좀 더 커서 가보는 걸로..

 

 <낙산사>

다시 돌아와서 맥주 한 잔.. 수민이는 돌아오는 길에 쓰러져 잠들었음.

 

다음 날, 밤에 귀에 뿔이 달렸다는 괴물 꿈을 꾼 수민이가 많이 놀래서 울더니.. 이른 아침부터 갑자기 토를 뿜기 시작했다. 전 날 먹은 걸 토하진 않고 투명한 물만 토하는 게 음식 때문은 아닌 것 같았다. 물을 먹으면 물을 토하고, 우유를 먹으면 우유를 토하고.. 따뜻한 물을 마시니 그제서야 좀 진정된 것 같다.

 

더 자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는데, 한 놈은 먹을 걸 챙겨줘야 하고 한 놈은 자꾸 토하고.. 아직 이른 아침이지만 서둘러 준비해서 나왔다. 주문진에 가서 이른 점심을 먹고, 수산시장 구경도 하고, 건어물을 조금 샀다. 그 사이에 수민이는 괜찮아졌다. 왜 토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 바로 집에 가기에는 시간이 일러서 덕평 자연휴게소에 들렀다.

 

<덕평 자연휴게소>

덕평자연휴게소 내 <달려라 코코>.. 애견파크..

겂없는 수현이와 씩씩한 수민이

강아지랑 이어달리기 시합~

 

애들을 적당히 놀아줄 장소를 찾았는데, 딱 좋았다. 여기저기 구경할 곳이 많아서 밥 먹고, 산책하다보니 시간이 금방 간다. 마침 '생생정보통'에서 여기 휴게소 촬영을 왔는데, 홍보차 휴게소 내에 있는 애견파크를 무료로 개방한다고 했다. 운 좋게 시간도 딱 맞아서 강아지들 훈련하는 걸 구경할 수 있었다. 관람 중에 수민이는 손을 두 번이나 번쩍 들어서 원반 던져주는 것도 해보고, 강아지랑 릴레이 달리기 시합도 했다. ^^

우리 가족을 열심히 촬영하는 것 같더니, 방송은 안 된 것 같다. 그래도 덕분에 너무 특별한 경험을 했다.

 

무엇보다 이번 여행에서 아이들이 정말 재미있었을 것 같다. 가끔 나는 내가 수민이가 되고 싶기도 하다. ㅋㅋㅋ

수민이도 재밌었는지 아직도 가끔 "수민이 집 아닌 데(여행 숙소)에 가고 싶다"거나 여행 또 가고 싶다고 이야기 한다.

다음 여행은 언제가 될지..ㅋ 집에 돌아오자마자 우리는 3분 짜장을 해먹고 바로 뻗어서 잤다...

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