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회사 동료가 평창에 파견 나가있는데, 집을 혼자 쓴다고 놀러오라고 해서 광복절 연휴에 휴가를 하루 붙여서 놀러갔다.
아이들 셋 데리고 멀리 나가는 건 처음이라 갈까말까 무지 고민한 나에 비해서 남편은 너무나 느긋했다. 확실히 엄마만 항상 걱정이 많은 것 같다. ㅋ 씻고 잠자는데 불편함은 둘째치고 제일 걱정은 우선 가는 길에 좁은 차 안에서 찡찡대는 아이들 감당할 일...
휴가날에도 남편은 회사에 일이 있어서 아이들 어린이집 끝나고 오후 늦게 출발했다. 그래도 가는 길은 차도 안 막혔고, 휴게소에 들려서 쉬기도 하면서 천천히 가서 수월했다. 수민 수현이는 차안에서 포켓몬스터랑 또봇이랑 싸움 놀이 하는데 정신이 팔렸고...ㅋㅋ
복잡한 차 안...ㅋ (나중엔 수민이가 앞자리로 갔음)
다음날에는 양떼목장에 갔다. 비온 후라 약간 추워서 아이들 긴 팔을 챙겨올걸 후회했는데 아이들은 아랑곳 없이 뛰어다녔다. 나만 항상 걱정과 후회가 가득한 듯... ㅋ
산책길이 안개가 자욱하니 나름 운치 있었는데, 애들이랑 다 걷기에는 너무 멀고 우린 항상 양 먹이주는 데까지만 간다. 그런데 양들에게 도착했더니 두 형제가 흥분해서 먹이가 담긴 바구니를 양 앞에서 한 순간에 다 털어버린다. 쥐꼬리만큼 주는 양 먹이를 아껴서 오랫동안 줘야하거늘...ㅠ 그 바람에 나는 손가락 지문이 닳도록 땅바닥에 떨어진 풀을 쓸어담아 두 아드님께 날랐다.
양 먹이 주려고 여기 왔는데 너무 싱겁게 끝나버리고 내려가는 길... 작년에 여기 왔다가 똑같은 경험을 하고는 분명히 다음에는 여기 오지 말고 아기동물농장에 가서 한참 놀자고 했던 기억이 이제서야 난다. 아기동물농장에 가는 길에 아이들이 잠들어버려서 여기는 다음날에 가기로 했다.
대관령 양떼목장
초췌한 우리... 한장 건진 가족사진ㅋ
저녁에는 근처 알펜시아리조트에서 가면 만들기
토요일에는 드디어 아기동물농장
그리고 오후에는 다시 알펜시아 리조트
형들 사진만 찍느라 사진이 별로 없는 우리 막둥이... 이렇게 튼실하게 크고 있습니다. ㅎㅎ
수민이, 수현이 체험으로 시작해서 체험으로 끝난 이번 여행. 체험비만 10만원어치.. ㅋ 그래도 아이들 좋아하는 것 보며 나와 남편은 힘들어도 열심히 데리고 다녔다. 그나마 밥값, 숙박비가 거의 안 들어서 다행이다.
세 아이들 데리고 처음 간 여행인데 걱정한 것 치고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아이들이 차에서 잠들었을 때, 나는 차에서 책 읽고 남편은 치맥한잔 하며 알펜시아리조트에서 꿀같은(?) 휴식시간을 갖기도 하고, 아이들 좋아하는 동물도 실컷 보고... 이렇게 한번씩 교외로 다니며 바람을 쐬면 확실히 기분전환이 된다. 그래서 휴가가 필요한가보다.
세 아이들과 함께한 첫 여행, 나름 성공적이었지만 빨리 아이들이 커서 일단 젖을 떼고, 나는 뒷자리에서 해방되서 혼자 자유롭게 앉아서 가고 싶다. 그 때되면 힘든 지금이 그리워질 날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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