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육아2014. 9. 16. 16:07

3살 수현이는 사람들의 사랑을 부르는 치명적인 매력남이다.

어디서든 수현이는 귀여움을 독차지하는데, 어린이집에서도 다른 반 선생님들이 수현이를 귀엽다고 서로 데려가려고 한다거나... 수현이 반 선생님이 수현이랑 같이 찍은 사진을 카스 메인에 올려놓았다거나... 무뚝뚝하던 외할아버지가 수현이만 또봇 장난감을 사다주신다거나... 주위 사람들의 관심을 유독 많이 받는 편이다. 길을 지나갈 때도 사람들은 수현이를 보고 미소를 짓는다.


이 아이가 이쁨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감정 표현이 솔직하고, 애교가 많아서 것 같다. 이건 그냥 타고난 것 같다.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들한테도 (시키지 않았는데도) 혼자 다가가 볼에 뽀뽀를 '쪽' 하고 오면 사람들 눈에 하트가 뿅뿅~ 길에서 외할머니를 발견했을 때, 수민이 형이 인사도 안하고 모른척 하는 모습과 대조적으로 수현이는 깜짝 놀라 반기는 표정으로 와락 안기는데, 이런 사랑스러움은 엄마인 나만 느끼는 게 아닌 것 같다. 

그냥 엉덩이 씰룩 거리며 뛰어가는 모습, 다양한 표정만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난다. 


특히 수현이는 얼굴에 감정의 표현을 잘한다. 그래서 우리가 자주 하는 놀이는 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표정 따라하기. 

평소 워낙 찰라라 사진으로 담기 어려웠는데 한번 수현이랑 둘이 있을 때 맘 먹고 사진놀이했다. ㅋㅋ


동물친구들이 모두 도시락을 싸서 소풍을 갔는데, 

혼자 도시락을 안 싸온 하마가 다 먹어버리는 장면... 화난 동물친구들 표정 따라하기 

                                  양표정                                                                       토끼표정                        

      다람쥐 표정                                                             원숭이 표정

곰표정                                                                     쥐표정

여우 표정                                                           너구리 표정


3살인데 그림을 한 번보고 어떻게 이렇게 감정을 잘 따라하지? 엄마 눈에는 이미 연기자임..ㅋㅋ


게다가 수현이는 김치만 있어도 밥을 잘 먹는다. 

자꾸 수민이랑 비교해서 수민이한테 미안하지만, 아침에 전날 먹다 남은 된장국에 밥을 말아주면 수민이는 맛 없는거 준다며 똥씹은 표정으로 겨우 한 숟갈 먹고 입도 안대는데, 수현이는 넙죽넙죽 야무지고 맛있게 잘 받아먹는다. 편애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쁨 받을 짓을 한다. 


어린이집에서도 이쁜 행동을 많이 하나보다. 

"8/7 친구가 인형을 빼앗겨 울음을 보이자 뺴앗아간 친구에게 다가가 인형을 가져와 빼앗긴 친구에게 주었음. 휴~라고 표현하며 자신의 놀이에 다시 열중함." ㅋㅋㅋ



그런데 가끔 이 귀여움을 수현이가 역이용하고 있는 것 같을 때가 있다.

숨겨둔 사탕을 수현이가 우연히 발견하고 나한테 가져와 보여주는데, 내가 먹지말라고 하면 수민이는 울상을 하며 엄마의 허락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반면 수현이는 "메롱~~!!!" 하고 도망가버린다. 어떻게 하나 보려고 "먹으면 안돼!" 했더니 "먹을꺼지롱~!!!" 한다.

화장실에서 쉬를 변기에 안하고 옆에 있던 세숫대하에 했을 때, 내가 여기에 하면 어떻게 하냐고 하면 "메롱~! 쉬할꺼지롱!!" 한다. 

혼을 내야할 때 수현이 표정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지는 나도 문제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조금만 뭐라고 해도 잘 운다. 형이 가지고 있는 장난감은 모두 뺏고, 형이 양보를 안하면 악을 쓰고 운다. 나는 일단 우는 소리가 듣기 싫으니 안그러려고 하지만 그래도 자꾸 수민이한테 양보하라고 강요하게 된다. 자꾸 싸우는 두 형제 사이에서 가끔 누구 편을 들어줘야 할 지도 어렵다.

엄마 입장에서는 그냥 이쁜 짓만 했으면 참 좋겠는데.. ㅠㅠ 


똑똑하고 까다롭고 감성적이고 약간은 내성적인 수민이와 활발하고 애교많고 거침이 없는 수현이... 이렇게 개성이 다른 두 아들 덕분에 그래도 한 명이 힘들게 할 때 다른 한 명한테 위로받으니... 그래도 웃어야 하나?

셋째는 어떤 성격일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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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