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육아2014. 9. 30. 22:41

세 아들과 함께 외출하면 사람들의 주목을 종종 받는다.

어린이집에 가는 길에서, 시장에서, 병원에 가는 길에도 꼭 한번씩 나에게 묻는 말..


"아들만 셋이에요?" 


그 다음 레파토리는 '엄마가 힘들겠다..'딸 낳으려고 또 낳았구만.' 그리고 항상 결론은 '그래도 엄마한테는 딸이 있어야되' 로 끝난다. 딸이 있어야 된다는 건 나도 공감 하지만 다음에 딸을 낳는다는 보장도 할 수 없고, 딸이라고 해도 넷을 키울 자신이 없다. 하도 들으니 지금은 그냥 한 귀로 흘린다.


우연히 삼형제 이야기를 만화로 그린다는 '패밀리사이즈'라는 웹툰을 알게됐다. (정말 대단한 건 또 임신하셔서 이번 달에 딸 출산하러 가심...) 거기서 엄마가 외출하는 장면. 아들 많은 집이라면 공감할만한 장면!



그래도 길에서 이렇게 물어보시는 분들 대부분은 다 우리를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봐주신다. 아니.. 측은하게 바라본달까? ㅋㅋ 비슷한 또래 아이들이 있는 엄마들도 아들만 셋이냐고 놀라고 나면 그 뒤로 지나치다 만나면 꼭 인사한다. 


셋 데리고 다니다 보면 정말 버라이어티한 일들이 생긴다. 길거리에서도 장난감 가지고 싸우기도 하고, 집에 안 간다고 삐칠때도 있고, 다른 길로 가자고 떼쓸 때도 있고.. 그래서 식상할 틈이 없다. ㅋㅋ


한 번은 길에서 수민이가 어린이집에서 만든 송편을 먹겠다고 찡찡대길래 여기서 먹으면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겨우 달래서 가고 있었는데, 수현이가 내가 안 보는 사이에 상자를 뜯다가 역시나 길바닥에 송편을 다 쏟았다. 금요일이라 유모차에 이불도 한 짐 싣고 가고 있었고, 아기는 안고 있고 수현이 손은 잡아야되고 맞은편에 차는 오고 있고... 

예전같았으면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그야말로 멘붕이 왔을 텐데 그래도 지금은 이런 상황에서도 여유가 생겼다.

일단 차한테 잠깐 기다려달라는 신호를 보내고, 아이들을 길 가로 피신시키고 아기띠를 하고 쭈그려 앉아 송편을 주워 담아 빠져나가는... ㅋ


또 한 번은 횡단보도 한복판에서 수현이가 갑자기 멈춰서 반대쪽으로 가겠다고 울길래 아기띠 한 상태에서 오른손으로 수현이를 번쩍 들어서 뛰어갔다. 수현 수빈 둘이 합치면 25키로... 이러니 알통이 안 생길 수가..ㅋㅋ


그래도  이게 나름 애들 키우는 재미인가보다. 아이들이랑 산책하면 힘든 것보다는 재미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 친정집 가는 날이 기다려진다. 도보로 1.2km.. 구경하면서 천천히 걸어다니면 아이들도 나도 좋다. 수민이는 잘 걸어다니고, 수현이는 걷거나 유모차를 타거나.. 수빈이는 유모차를 타거나 아기띠로 안거나...


이렇게 둘이 손잡고 걸어가기도 하고,

좋아하는 장난감을 발견해도 예전처럼 무조건 사달라고 울지도 않는다.

"다음에 꼭 사줄께~!" "응!!"

동생이 유모차에 탔을 때, 수현이가 자기가 타겠다고 예전처럼 떼쓰지도 않고... 형아 다 됐구나.. ㅠㅠ

파워레인저 변신 춤을 추며 따라오는 수민이

거미가 매미 잡아먹는 장면 발견!! (수빈이는 수현이 아래에 타고 있음)


지금 이렇게 재밌게 지내고 있으니 이대로도 좋다. 주신 아이들 잘 키워야지. 

부디 아들들 다 크고 나서 대화 단절 되는 일이 없길... 이대로만 자라다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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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