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빈이 돌이 한달 반 정도 남은 이 시기.. 육아의 고비가 찾아왔다.
이유식은 잘 안먹으려고 하고, 밤새 젖을 물고 자려고 하고, 낮잠은 푹 못 자고 30분을 겨우 잔다.
잘 먹고 푹 자면 잘 놀텐데 그러질 않으니 하루종일 찡찡대며 엄마한테 매달려있는 막내아들.
아기랑 집에서 노는 것도 한계가 있어서 밖으로 뛰쳐나오는데, 12키로를 아기띠에 매달고 다니니 어깨와 허리가 어떻게 될 것 같다.
돌이 지나 젖을 떼면 좀 나아지겠지... 따뜻한 봄이 되서 유모차 타고 돌아다니면 좀 나아지겠지...만, 그때까지 하루하루 버티기 힘들다. 예전처럼 애들 재우고 밤에 혼자 일어나 자유시간 즐기지도 못하고 요즘은 밤마다 아이들과 같이 기절하듯 잠이 든다.
아기와 하루 보내기
교회 모임가면 집사님이 잠깐 봐주시기도 하고, 어쩌다 한 번 친구집에 가서 놀기도 하고,
일주일에 한 번 친정집에 가서 저녁을 먹고 오기도 하지만,
잠깐씩이라 남은 시간은 내가 오롯이 혼자 아이들을 봐야한다. (도움 없이 혼자 아이들을 보는 엄마들은 얼마나 힘들까)
가장 빡센 저녁시간- 수민이가 찍은 사진 두 장
아기안고 형들 밥 먹이기 아기안고 형들 양치시키기...
(이 와중에 수현이가 호랑이 흉내내며 수빈이 웃겨주고 있음)
지금 나한테 필요한 건 방해받지 않는 딱 두 시간의 자유시간..
어쨌든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기로 했고, 맡길 사람도 없으니 스스로 이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
두 시간을 벌려면 형들 어린이집에 간 시간에 아기를 푹~ 재우는 방법밖에 없는데, 사실 생각해 보면 해결방법은 이미 나와 있었다. 낮잠자기 전에 배부르게 먹이고 피곤하게 만들기..
선택과 집중.. 이 방법이 통할까?
오늘 오전에는 두 형을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바로 버스를 타고 도서관과 장난감대여해주는 곳으로 갔다. 오전에 갔더니 좋은 점은 두 곳 모두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거... 커피도 마시고, 형들 책도 빌리고, 수빈이 장난감도 빌리고, 이유식도 먹이면서 한 시간 반 정도 놀다가 집에 왔다. 수유하고 재웠더니 성공적이다.
중간에 깨서 다시 안아 재웠더니 한 시간정도 푹 자고는 일어나서도 혼자 이렇게 잘 놀 수가.. 매일이 오늘만 같았으면...
그러고 보면 우리동네는 아기키우기 참 좋은 곳이다.. 여기저기 곳곳마다 유아도서관이 있고, 어디서 책을 빌리던지 상호대차가 되서 반납도 간편하다.
너무 좋아하던 수빈이.. 놀아주지 않고 풀어만 놓아도 혼자 잘 놀았다.
주말에 갔던 관악산 옆 유아도서관
수민이 하나 있을 때만해도 매일 이렇게 잘 돌아다녔었는데, 수현이 낳고 귀찮고 힘들다는 핑계로 집에서 쉬려고만 한게 더 나를 힘들게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왕 아이들 키우리고 결심한 거 제대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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