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육아2015. 11. 20. 14:16

어떤 엄마가 아이에 대해 욕심이 없겠냐마는 나도 욕심이 많은 편이다. 아이가 셋이라 힘들다고 첫째에게 해주었던 것들을 동생들에게 못(or 안) 해주고 싶지 않았다. 


내가 세 아이 똑같이 해주려고 마음 먹었던 것 세 가지가 있었는데, 조촐한 백일상과 가족모임 돌잔치 그리고 17개월쯤에 "문화센터 2달 다니기" 였다. 


문화센터를 다니면 좋은 점이 몇 가지 있다.

1. 둘째는 지금도 여기 다닐 때 배웠던 노래만 들으면 "나 아기 때 이거 배웠었지~" 하면서 기억한다. 아기라고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지만 다 흡수하고 있는 걸 보면 아이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되는 것 같다. 

2. 어느 날은 수빈이 문화센터에서 노는 사진을 형들이 발견했는데, 자기들는 왜 안데려갔냐고 묻길래 순간 떼를 쓸까봐 불안해하면서 "너희도 수빈이처럼 두 살 때 여기 다녔었어~" 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공평하게 해주니 은근히 효과가 있다. 

3. 하루종일 아이랑 붙어있어도 한 시간 집중해서 제대로 놀아주는 건 정말 힘든 일인데, 여기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그럴 수 있다.



여러 좋은 점들 때문에 때 되니 신청하긴 했는데, 문화센터 다니기 시작한 달이 되자마자 일이 폭풍처럼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시간도 딱 수빈이가 곤하게 자는 3시라 매번 갈 때마다 고민이 됐다.

잘 때 일을 해야하는데... 잘 자는 아이를 데리고 가서 깨워우기 너무 아까운데다 수빈 자는 시간은 곧 나의 쉬는 시간이라 이 귀한 시간을 할애하려니 문화센터 가는 수요일만 되면 골치가 아팠다. 

가야되나? 말아야 되나? 매번 시험이 됐다. 가기 싫어서 최대한 시간을 끌다가 항상 5분씩 지각을 했다. 

사실 내가 신청했으면 자주 빠졌을 텐데, 여기 담당자분이 우리 교회 분이라 그냥 넣어주신거라서 미안해서 억지로 갔다... (원래 예방접종을 이 병원에서 다 맞춰야 무료)


억지로 의무감에 가는 나의 마음과 달리 수빈이는 너무나 좋아했다. 또래 친구들 만날 기회가 거의 없는데 여기에 가면 친구들이 많아서 그런지 가기만 하면 낯도 가리지 않고 잘 놀았다. 끝나면 형들 데리러 갈 시간인데, 집에 안 가려고 도망다녀서 애를 먹을 정도... 


어쨌든 끝나서 너무 홀가분하다! 8번 중에 딱 두 번 빠졌으니... 양호한 편이다.


그렇게 받은 세 아이의 수료증... 

나중에 아이들한테 너네 열심히 키우려고 애썼다는 나만의 증명서...ㅋ 

이게 뭐라고 그렇게 애를 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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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