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육아2017. 7. 3. 21:13

수현이네 반에서 학부모 재능기부 신청을 받길래 6월에 신청했다. 

세 아이 최대한 공평하게 해주고 싶은데 나도 한계가 있어서 나름 기준을 세웠다. 재능기부 수업은 6살부터 하기로.. (그런데 수현이가 왜 수민이형만 엄마 선생님을 해주냐고 하길래 작년에 수현이도 한 번 하긴 했다)


수업 내용은 그동안 했던 장수풍뎅이로. 이미 세 번이나 수업한 내용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많이 준비할 필요는 없었다. 나름 노하우도 생겨서 별로 긴장도 안됐다.


마침 같은 달에 수현이네 반 학습 주제가 곤충이라 아이들이 전 주에 곤충박물관도 다녀와서 타이밍도 좋았다.

선생님께 장수풍뎅이에 대해서 할껀데, 집에 키우던 장수풍뎅이들이 다 죽어서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고 했더니 선생님이 안그래도 장수풍뎅이를 살까 하고 있었다며 며리 한 쌍을 사서 준비해 주셨다. 너무 좋은 어린이집이다!


인사를 하고,

집에서 장수풍뎅이를 키우던 키우던 사진으로 장수풍뎅이 알->성충으로 변하는 실물사진 보여주기

장수풍뎅이 책 읽어주기


이번에는 시간이 길지 않아서 만들기나 그림그리기는 하지 않고 설명하고 관찰만 했다. 전 수업이랑 달라진 것은 이번에는 우리집에 새로 들인 사슴벌레를 가져갔다는 것!


장수풍뎅이 책을 보면 항상 장수풍뎅이가 곤충 중에서 가장 힘이 세다며 사슴벌레와 만나는 사진이 있는데, 그장면을 연출해보고 싶었다.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의 만남!


하지만 내가 기대했던 것처럼 장수풍뎅이가 사슴벌레를 뿔로 번쩍 들어올리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곤충도 성향이 있나보다. 장수풍뎅이는 자꾸 도망다녔고, 사슴벌레는 용감하게 장수풍뎅이의 배 밑으로 자꾸 들어가서 싸움을 걸었다.

장수풍뎅이가 스트레스 받을 것 같아 오래 하지는 않고 곧 분리를 했지만, 아이들에게는 정말 흥미로운 사건이었을 것 같다. 물론 나에게도.

 

40분가량의 수업을 마치고 가려는데, 수현이가 엄마 가지 말라며 닭똥같은 눈물을 주르륵 흘린다. 너무 슬퍼하는 그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렇다고 매번 수현이 말대로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슬퍼하는 수현이를 두고 돌아 나오는데 마음이 너무 미안했다. 이러려고 엄마선생님을 한 건 아닌데... ㅠㅠ

그래도 엄마랑 어린이집에서 함께한 시간이 너무 좋았으니 그랬겠지?

나중에는 엄마가 수업을 해줘서 정말 좋았다는 기억만 남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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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