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육아2017. 7. 26. 02:28

수민이 학교 1학년이 평균 38명씩 9반이다.

그래서 학교는 과밀학급을 해결하고자 건물 위로 한 층씩 증축공사를 하기로 했다. 여름방학 안에 공사를 최대한 끝내기 위해서 교장재량 휴일 등 모든 휴일을 여름방학으로 몰았다. 덕분에 수민이는 다른 학교보다 2주 일찍 방학을 시작했다. 안전을 이유로 돌봄교실도 문을 닫고 학교는 폐쇄되었다.


덕분에 나는 8월말까지 수민이와 함께 있어야 한다. 

다른 엄마들은 방학을 어떻게 보낼까? 그나마 나는 재택근무이고, 시간 활용이 가능하지만, 다른 맞벌이 엄마들은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 할까? 


처음 시작은 좋았다. 수민이가  원했다고 하더라도 학교-방과후수업-돌봄교실-태권도와 바둑학원으로 하루 종일 밖에서 생활했던 게 마음에 걸렸기 때문에 이왕 이렇게 된거 방학동안 집에서 엄마랑 시간을 잘 지내보기로 했다. 그나마 2시에 태권도를 가니 오전 시간만 같이 보내고 학원에서 오면 동생들을 같이 데리러 가면 된다.


시원한 커피숍에 가서 같이 바둑도 두고,

(이제 바둑이론이 빠삭해진 수민이)

주중에 캐릭터 페어도 갔다왔고,


8월 국기원 승품심사를 앞두고 나랑 동영상을 보며 품새 연습을 하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고, 수민이 건강검진도 다녀왔다. 지루하면 수민이는 티비보고 싶다고 조르기 때문에 심심할 틈이 없게 하고는 싶지만, 사실 대부분의 시간은 평범하게 돌아간다. 돌아보니 아직 여름방학은 1/3만 지났을 뿐...ㅠ


수민이가 너무 심심해 해서 친구도 초대했다. 돌봄교실에서 베스트 프랜드라는 우림이를 초대하기 위해 한번도 본 적은 없는데 우림엄마 전화번호를 알아냈다. 아이 방학을 어떻게 보내냐고 물었더니, 직장맘이라 오전에 할머니가 집에 오셔서 아이들을 데려가신다고 했다. 할머니 집에서 오전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학원을 간다고... 우림이와 만나 방학동한 뭐했냐고 물었더니 하는 말, "집에서 갇혀서 지냈어요." 

그래.. 수민이는 그나마 나은 거구나...ㅋ


위층 사는 율이와 돌봄교실 베프 우림이


수민이 학원을 다녀오는 오후 시간에는 동생들을 데리러 어린이집에 가야 한다. 광역버스를 타고 가느라 아이에게는 꽤 먼 길과 더운 날씨... 걱정했지만 역시 예상대로 가는 길 내내 목마르다고 짜증, 덥다고 짜증, 같이 뛰어가다 넘어졌는데 엄마 때문이라고 징징 거린다. 시간과 에너지가 배로 걸린다. 도저히 같이 다닐 수는 없겠구나... 수민이도 안 가겠다고 선언했다.


결국 타협점을 찾은 것은, 바둑 학원을 가는 날(월,수)에는 돌아와서 혼자 집 앞 커피숍에 가서 샌드위치를 먹고 집에가서 티비보고 기다리기로. 바둑학원을 안 가는 날 (화,목)은 동생들 데리러 같이 가고, 금요일 오후에는 친구 집에 가서 놀기로 했다.


가장 문제는 내가 촬영이 있는 날이다. 이런 날은 하루 전 날, 미리 수민이를 외갓집이나 친가에 데려다 놓고 왔다.  벌써 세 번째... 외갓집은 자동차로 1시간, 친가는 2시간이 걸리는 거리지만 한편으로는 그나마 이렇게 맡길 데가 있으니 다행인거다. 정말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집은 그냥 아이 혼자 집에 있고 많은 시간을 학원에서 보낸다고 들었다.


엄마들이 개학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는 말로만 듣던 초등학교 방학을 실제로 겪어보니 정말 전쟁이다. 

그런데 충격적인 건 학교는 예산과 시공사 선정 문제로 아직 공사를 시작도 안했다는 사실... 이럴꺼면 돌봄교실을 초기 몇 주라도 운영을 했어야했다... 학부모들은 바로 착공하는 줄 알고 이런 감수를 하고 있는데... 

실제로 초등학교 학부모회에서는 하남교육지원청에 공문을 보냈다. 


"... 지난 증축준비 기간 동안 교육청에 협조하였고, 학교의 학사일정을 신뢰하고 따랐던 학부모들은 교육청의 입장을 이해하기 어렵고 분노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돌봄 교실의 경우 긴 방학으로 인해 학부모들이 학생들을 조부모와 친척집, 돌보미 등을 개인적으로 알아보며 증축공사에 협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증축 공사 지연은 더욱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나중에 세 아이들 다 초등학교 다닐 때가 문제다. 그때도 일할 수 있을까...? 


이 와중에 막내 수빈이는 구내염이 걸렸다. 직장어린이집이다 보니 전염병에 굉장히 예민하다. 

어제 오후 일찍부터 아이를 데려와 가정보육 중이다.ㅠ 특히 이번주에 어린이집에서 물놀이를 하는데, 혹시 (동생에게 옮아 잠복기일 지 모르는) 둘째가 다른 아이들에게 옮기는 재앙이 닥치지 않도록 수현이까지. 이번주 내내 세 아이를 데리고 있어야 한다.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현재 적극적으로 해결 방안 모색 중이다. 



Posted by kimberly